[이코노믹데일리] 조헌병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일반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2018년 기준 전체 여성암의 20.5%를 차지한다. 정신질환과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은 오랫동안 논의된 주제로 최근 일부 항정신병 약제가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규명하기 위한 국제 학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1일 고려대와 연세대 공동연구팀 제1저자인 양지수 박사와 교신저자 조철현·정선재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대상 조현병을 앓고 있는 여성의 유방암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발병 위험이 높고 항정신병제 사용 기간이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18세에서 80세 사이의 △조현병 여성 약 22만여명 △기타 정신질환 여성 22만여명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여성 45만여명 등 총 90만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현병 여성그룹의 유방암 발생 위험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1.26배, 기타 정신질환 여성 그룹과 비교해 1.0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정신병 약제를 4년 이상 장기 복용한 경우 6개월 미만 복용한 경우와 비교할 시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 차이도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는데 40-64세 연령대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로 높았고 40세 미만과 64세 이상에서는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40~64세 중년 여성에서 위험도가 더 두드러졌다"며 폐경기 전후 환자들에 대한 정기적인 관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선재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여성 환자들의 유방암 조기 검진과 예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폐경기 전후 여성 환자들의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이 불가피한 환자의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고려한 맞춤형 약물 선택과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조현병 환자의 유방암 예방을 위한 임상 가이드라인 개발과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신분열증 여성의 유방암 위험과 항정신병제 사용 기간과의 연관성: 한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Breast cancer risk among women with schizophrenia and association with duration of antipsychotic us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South Korea)’는 지난달 31일 정신의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돼 국제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