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성 환자 수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콩팥병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당뇨병성 신증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투석 환자의 약 40%가 당뇨병성 콩팥병으로 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당뇨병성 콩팥병은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여과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어려우며 대부분의 환자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단백뇨나 신기능 저하 등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신장(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 및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장의 혈관이 손상되며 이로 인해 신장은 점차 제 기능을 잃는다. 이때 나타나는 대표적 초기 신호는 ‘단백뇨’로 소변에 단백질이 검출되는 현상이다. 이를 방치하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 또는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소변과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콩팥은 손상돼도 기능 저하가 70% 이상 진행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 없이는 상태를 놓치기 쉽다.
또한 혈당 조절뿐 아니라 혈압 관리, 저염식 식단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고혈압은 신장 손상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중 관리가 중요하다.
차진주 고려대 안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당뇨병성 콩팥병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방심하기 쉽지만, 조기 진단과 관리만 잘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며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와 함께 혈당·혈압 관리에 적극 나서는 것이 예방의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