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림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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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아파트 제로에너지 인증…가구당 공사비 130만원 증가
정부가 내년부터 30세대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의무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부터 적용되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2009년 친환경주택 건설기준을 제정한 뒤 제로에너지 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해왔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충당하는 친환경 건축물을 뜻한다. 인증은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뉜다. 2020년 1000㎡ 이상 공공건물이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고, 현재 30가구 이상 공공 공동주택은 5등급이 의무화돼있다. 올해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정부는 적용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민간 아파트의 제로건축물 인증 의무화를 준비하기 위한 기준 개정에서 정부는 사업자가 에너지 평가 방식(성능 기준 또는 시방 기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는 유지하되, 평가 방식별 에너지 기준을 지금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단위 면적당 1차 에너지 소요량의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성능 기준’의 경우 현행 설계기준(120kWh/㎡·yr)보다 약 16.7% 상향된 100kWh/㎡·yr을 적용한다. 패시브, 액티브, 신재생 등 항목별 에너지 설계조건을 정하는 ‘시방 기준’도 ‘성능 기준’과 유사한 수준으로 상향한다. 현관문, 창호의 기밀성능은 직·간접면에 관계없이 1등급을 적용한다. 업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열교환 환기장치는 신규 항목으로 도입하고, 신재생에너지 설치 배점은 상향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성능 강화에 따라 주택 건설비용이 가구당 약 130만 원(84㎡ 세대 기준) 높아지지만, 매년 약 22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해 약 5.7년이 지나면 추가 건설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공동주택의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활성화하고, 사업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사업계획 승인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에너지절약 성능계획서 작성을 간소화하며, 분양가 심사를 위한 제출 서류로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서도 허용한다. 또 입주자 모집 단계부터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친환경주택 성능에 대한 표준서식을 마련했다.
2024-04-11 16: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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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SBA 서울창업허브와 건설업 유망 스타트업 발굴
롯데건설은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와 ‘롯데건설 x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유망 스타트업을 오는 30일까지 모집한다고 11일 밝혔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은 롯데건설과 서울창업허브가 건설산업 관련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협력 프로그램이다. 서울창업허브는 스타트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사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지원기관 서울경제진흥원(舊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다. 모집분야는 △3차원 기반 프로젝트 관리(BIM 활용 공사관리, AR∙VR∙XR 활용 현장 시뮬레이션 등) △로보틱스(건설시공 자동화, 고객 서비스 로봇 등) △스마트 인력 관리(드론 및 AI 카메라 활용 모니터링, 비접촉 생체신호 기반 근로자 관리 등) △그 외 안전, 품질관리, 시공기술 등 건설산업 전체 분야에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 관련 자유주제를 포함한다. 건설산업 분야에서 롯데건설과 협업 의지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은 롯데건설 사업부서와의 협업 기회와 사업화 지원금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창업허브 성수∙창동 코워킹(co-working) 공간 사용, 롯데건설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 참여 및 네트워킹 기회 제공 등 스타트업의 성장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과 시너지를 창출할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및 지원을 통해 상생협력과 동반성장 경영활동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SBA 서울창업허브 관계자는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롯데건설과 건설산업 분야 우수한 스타트업이 협업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상생협력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해 3월 우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서 SBA 서울창업허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5월 우수 스타트업을 모집해 11월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당시 오픈이노베이션에 참여했던 기업 중 "디플리"는 무인감시 음향 AI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측정하고 알람을 보내는 서비스 PoC(Proof of Concept, 기술검증)을 진행했으며, "텐일레븐"도 AI를 기반으로 건축 설계안을 분석하고 대안 설계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 PoC를 완료했다. "팀워크"는 건설현장 도면 및 사진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모바일 플랫폼 PoC를 완료해 현재 롯데건설 현장 2곳에 시범 적용 중이다.
2024-04-11 1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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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사기(士氣)와 사기(詐欺) 그리고 사기(史記)
사기(史記). 동양뿐 아니라 세계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사기(史記)는 중국 전한(前漢)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의 유언에 따라 완성한 역사서다. 역사상 많은 지식인들이 이 책을 인간의 본질을 가장 날카롭게 파헤친 인간학의 보고(寶庫)라고 보고 있다. 역사 속에 명멸해 간 제왕과 제후 그리고 수많은 인물들과 각국의 생존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개개인들의 힘겨운 삶이 곳곳에 각인돼 있다. 2024년 2월 7일. 인천지법 324호. 인천 미추홀구 ‘행복마을’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수백억원을 앗아간 남헌기(62)의 1심 선고 재판이 열렸다. 남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91채의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은 전체 혐의 액수 453억원(563채) 가운데 148억원에 대해서만 열렸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청년이나 신혼부부, 고령층이었다. 재판의 쟁점은 1차 기소된 남씨 사건에 대한 사기죄 인정 여부. 연녹색 수의를 입은 남헌기 일당은 행복마을 주민 191명을 속여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정에 섰다. 판사는 그동안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들의 호소와 사연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가자 법정 여기저기서 고성이 들려왔다. 피해자의 원한 맺힌 울부짖음이다. 피해자 A씨는 “우리는 365일 야간작업을 하며 생계를 겨우 유지하는데, 너무 힘이 든다. 전세사기를 당하고 나서 삶이 송두리체 깨졌다. 지난해 딸 결혼식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자살시도까지 했다”며 통곡했다. 한 피해자의 엄마는 “사기로 인해 생긴 빚이 이렇게 큰데, 이 사실을 나중에라도 만날 이성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겁난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결혼도 포기해야 한다”며 망연자실 했다. 그는 “공인중개사, 집주인, 그 집주인 위에 있는 사람, 다 한통속이 돼 사람의 일상을 이렇게까지 망쳐도 되는 것이냐”라며 울부짖었다. 이러한 울부짖음은 이어진 판결이 더욱 목을 메이게 했다. 판사는 남헌기에게 현행법상 사기죄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일당 9명에겐 각각 징역 4~13년을 선고했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진행된 1심 선고, 결과에 목 말라한 주민들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1단지 세입자 절반은 경매에 집이 넘어가 쫓겨났거나 빚을 내 다른 아파트로 이사 갔고, 전세보증금을 떼인 청년 등 행복마을 주민 4명이 삶의 끈을 놓았던 참담함에 비해 너무 나도 아쉬운 판결이었다. 특히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는 받아들이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법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사기죄에 대해 선고할 수 있는 한도는 최대 징역 15년이고, 이를 넘어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사는 “다수 피해자의 삶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사회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질 사기 범죄를 예방하는 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이례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전 재산이자 거의 유일한 재산을 빼앗는 등 범행 동기나 수법은 매우 불량하다. 주택, 임대차 거래에 관한 사회 공동체의 신뢰도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이쯤에서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들여다보자. 사기의 화식(貨殖)열전에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재물이란 것은 능력만 있으면 하염없이 긁어모으려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누군가 "법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법이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공동생활의 기준이라면, 그 법이 우리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할 것이다. 평범한 국민의 사기(士氣)를 꺾지는 말아야지 않는가.
2024-03-20 15: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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