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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연 '대체거래소'…증권사, '새 판'에 맞춘 고객 유치 경쟁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첫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등장하며 국내주식 시장이 70년 만에 '경쟁 체제'란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고객을 확보하고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거나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는 중이다. 5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출범 첫날인 4일 메인마켓(개장 당일 오전 10시~오후 3시 20분)의 거래 종목 10건(롯데쇼핑·제일기획·코오롱인더·LG유플러스·S-Oil·골프존·동국제약·에스에프에이·와이지엔터테인먼트·컴투스)의 거래량은 21만3983주, 거래 대금은 88억3244만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정규 시간 10개 종목과 비교할 때 거래 대금은 12.88%, 거래량은 9.17% 수준이었다. 국내 최초로 운영됐던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에서는 첫날 거래량이 22만907주, 거래 대금이 113억7230만원을 기록했다. 하루 동안 43만4890주, 202억474만원이 거래됐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출범에 맞춰 여러 대응책을 마련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거나,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대체거래소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은 MTS 'KB M-able(마블)'에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잔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화면을 개편했다. 또 거래 시간 확대에 따라 MTS에 '스탁브리핑' 서비스를 출시했다. 애프터마켓 고객을 대상으로 상장 기업의 실적 발표, 기업공개(IR) 자료, 배당·증자, 주주공지 등 기업의 주요 투자 정보를 안내하고, 고객의 관심 종목에는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금융 쿠폰도 지급한다. 손희재 KB증권 디지털사업그룹장은 "대체거래소 출범이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러한 투자 생태계 변화 속에서 고객 중심의 안정적이고 편리한 투자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성공적인 투자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체거래소 도입에 앞서 지난달 17일 신규 MTS '한화투자증권 MTS'를 출시했다. MTS 화면에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별로 보유 종목과 조회 종목을 나눠서 볼 수 있게 구성했다. 개별 종목 주가 화면에서도 시장별 현재가를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게 했다. 대신증권은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운영 시간을 늘렸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 운영 시간에 따라 고객 영업지원센터 시간을 연장해 상담과 주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달 25일까지 매주 월요일, 화요일 전국 영업점 시간을 연장했다. 박환기 대신증권 영업지원센터장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주식거래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고객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개선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를 온라인의 경우 0.140%에서 0.136%로, 오프라인의 경우 0.490%에서 0.486%로 인하한다. 한국투자증권도 다음 달까지 대체거래소 수수료를 △지점 계좌 0.14418% △뱅키스 계좌 0.0112327%로 낮춰 적용한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4일까지 대체거래소 오픈 기념 'NXT 거래하고 매 영업일 경품받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신청 후 애프터마켓에서 1주 이상(하루 기준) 거래할 경우 추첨을 통해 매 영업일마다 350명에게 네이버페이포인트 5000원을 지급한다. 추가로 이벤트 기간 거래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1명을 추첨해 1000만원을 증정한다. 대체거래소 도입이 증권사의 거래 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수익 증가와 투자자 편익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증권사 수수료 부담이 감소해 일부 증권사에서 고객 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이라며 "증권사별로 다른 최선집행기준과 최선주문(SOR) 시스템을 선점하는 증권사의 유의미한 수수료 수익의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출범 직후부터 빠른 점유율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거래시장의 경쟁 심화가 시장구조의 고도화와 투자자들의 편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관측했다.
2025-03-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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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서' 경쟁 속도 붙은 은행들…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까지
[이코노믹데일리]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 이후 은행들의 민간 인증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내 인증서뿐 아니라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까지 도입하면서 금융거래를 총망라하는 '슈퍼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혁신 차원으로 인증서 발급을 늘리고 있다. 앞서 2020년 12월 이전까지는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만 '공인인증서' 발급이 가능했지만, 해당 제도가 폐지되면서 금융기관(은행, 증권·카드사 등)들은 민간 인증 서비스인 '공동인증서'를 발급하는 중이다. 은행 인증서는 전자서명과 본인확인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한다. 인터넷 뱅킹, 연말정산 등 여러 비대면 행정 서비스에 활용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방식을 원하는 고객이 늘면서 은행들은 비대면 업무 비중을 확대하고, 인증서 사업 또한 고객 유치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선두 주자로는 KB국민은행이 있다. 국민은행의 'KB국민인증서'는 지난해 7월 가입자 기준 1500만명을 돌파한 대표적인 인증서로, KB금융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국세청 홈텍스,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2700개 기관과 제휴를 맺었다. 또 금융권 최초로 전자서명, 본인확인, 전자 문서 등 인증 관련 라이선스를 모두 획득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업고객 전용 인증서인 'KB국민인증서(기업)'은 전자입찰, 세금계산서 발행, 기업 간 계약 등 외부 업무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KB스타기업뱅킹 애플리케이션(앱)과 동일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활약도 돋보인다. 신한은행의 '신한인증서(신한SIGN)'를 도입한 기관은 지난해 11월 1000개를 돌파했다. 특히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인증서 저장의 보편적 형태인 '앱 저장 방식'과 저장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클라우드 저장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지원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인증이 필요한 고객이 신한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QR출입증 서비스'도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의 추격도 매섭다. 카카오뱅크의 자체 인증서 가입자 수는 출시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말 1500만명을 넘었다. 빠른 속도로 이용자 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편의성뿐 아니라 자체적인 인증 보안 기술력과 높은 안전성이 주효했단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인증 관련 주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센터를 이중화했으며, 24시간 상담센터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장애 대응체계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상금융거래탐지 시스템(FDS)도 운영해 도용 및 금융 사기 등 이상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인증 차단 조치를 통해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아울러 은행들은 주민등록증 실물이 없어도 본인확인이 필요한 경우 사용 가능한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기존 뱅킹 앱을 넘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서비스는 주민등록증에 수록된 정보를 QR코드와 함께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줌으로써 본인확인을 돕는 방식이다.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이 필요한 금융회사의 계좌개설 업무 등 신분증 사본 보관이 필요한 실명확인 업무에는 사용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점에서 신분증 외에도 거래 내역 등 다른 정보로 본인 확인을 하는 등 보안 강화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0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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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이상적인 카드, 하나 '제이드' 흥행…"프리미엄 편견 깼다"
[이코노믹데일리] "하나카드 '제이드(JADE)' 시리즈가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대중적 프리미엄 카드로 흥행하고 있는 '제이드' 시리즈를 기획한 김재훈(41) 하나카드 상품서비스부 차장의 목소리엔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다. 제이드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김 차장은 혜택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진심을 담아 디테일에 신경 쓴 게 고객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하나카드 제이드는 품격 있지만 누구나 접근 가능한 대중적인 프리미엄 카드를 지향하며 올해 2월 출시됐다. 출시 직후 국내 카드 플랫폼 프리미엄 카드 순위 1위 및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내 입소문 확산으로 출시 2일 만에 1000장, 38일 만에 1만장 판매를 달성했다. 이어 6월엔 후속 상품 3종을 추가로 선보이면서 흥행을 지속했고, 18일 현재 프리미엄 카드로선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인 출시 10개월 만에 판매 10만장을 돌파했다. 취재진과 서울 중구 소재 하나금융그룹 본사에서 만난 김 차장은 지난해 3월 해외여행 회복세를 주목하면서 제이드 기획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처럼 해외여행 수요가 대폭 증가한 데다, 프리미엄 카드 고객들의 높은 해외 이용액 수치가 이를 뒷받침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하늘 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 관련 소비가 다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며 "여기에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층의 소비는 계속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점, VIP 고객들이 해외여행 시 꼭 프리미엄 카드를 사용하는 점 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특징들을 접목해 대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진입 장벽 없앤 '프리미엄 카드' 탄생…옥색으로 물들인 새판 하나카드는 올해 2월 프리미엄 상품 '제이드 클래식(JADE Classic)'을 먼저 선보였다. 제이드의 사전적 의미는 '옥(玉), 비취(翡翠)'다. 옥은 밝은 흰색부터 하나금융그룹의 상징이기도 한 엷은 녹색, 선명한 녹색까지 다양한 색을 갖춘 만큼 이를 활용해 하나카드만의 '프리미엄한 색채'를 표현하고자 했다. 대체로 카드사들은 프리미엄 상품에 '골드', '다이아몬드' 등 광물 이름을 붙여 희소성 이미지를 강조하고 고급화 전략에 나선다. 하지만 하나카드는 대중성과 희소성을 조화롭게 나타낼 차별화된 이름이 필요했다. 오랜 과거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쓰이면서도 트렌디한 광물인 '옥', 제이드가 낙점된 것이다. 제이드 시리즈의 선발 주자인 '제이드 클래식'을 내놓기 전, 하나카드는 혜택뿐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까지 디테일에 신경 썼다. 기존의 얇은 우편 봉투가 아닌 고급 소재의 봉투에 담아 고객에게 전달했고, 상품 속 활자 하나까지 각도를 다르게 해 보석이 빛나듯 표현했다. 이 진심은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출시 직후 국내 최대 카드 플랫폼에서 프리미엄 카드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자발적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김 차장은 "카드의 혜택이 좋은 데다, 고객이 정말 대우받는 느낌이 들도록 디테일에 신경을 쓴 게 큰 호응을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이드 시리즈는 올 2월 '제이드 클래식' 출시를 시작으로, 6월엔 '제이드 프라임(JADE Prime)', '제이드 퍼스트(JADE First)', '제이드 퍼스트 센텀(JADE First Centum)'을 런칭해 총 4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우선 공통적으로 높은 연회비 진입 장벽을 해소해 고객들이 쉽게 프리미엄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간 이용금액에 따라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바우처로 제공하고 있다. 연회비는 △'제이드 클래식' 해외 겸용(VISA·Mastercard) 12만원 △'제이드 프라임' 해외 겸용(VISA) 30만원 △'제이드 퍼스트' 해외 겸용(VISA) 60만원 △'제이드 퍼스트 센텀' 해외 겸용(VISA) 100만원이다. 아울러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트렌드에 맞춰 △해외·항공·숙박·면세 영역 바우처 및 하나머니 적립 △전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입장(본인·가족·동반) 혜택을 제공한다. 또 △국내 모든 가맹점 △주유·EV충전 영역에서 하나머니 적립을 제공해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된 게 특징이다. ◆수익 제고·고객 유치 '두 마리 토끼'…"스테디셀러 되길" 제이드 시리즈는 10만원 이상 연회비의 프리미엄 상품으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매월 1만장 이상 고객들이 꾸준히 신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이드'로 포털 검색을 했을 때 인터넷 카페, 블로그 추천 글들이 상당수 보일 정도로 시장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기존 하나카드 프리미엄 브랜드는 지난 2009년 출시된 클럽원(CLUB1)을 시작으로 CLUB 브랜드로 운영돼 왔다. CLUB1으로 시작하다 보니 특정 자격이 있는 VIP 위주로 판매해 대중성이 다소 부족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는 CLUB 브랜드에 특정 VIP를 위한 상품과 대중적인 상품을 혼재시켜 운영하기보단,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특성상 고객 증가에 따라 회사의 수익 우상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차장은 "통상 프리미엄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들은 이를 메인 카드로 쓰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따라서 다른 카드보다 (프리미엄 카드를) 더 오래, 더 많이 사용하는 점이 회사의 수익성 제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내년 제이드 시리즈는 호텔·항공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늘려 하나카드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제이드 상품 패키지를 하나하나 직접 소개하며 애정을 보였던 김 차장은 마지막으로 "제이드 시리즈가 꾸준히 잘 팔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보통 카드 상품 수명이 2~3년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반면, 프리미엄 상품은 수명이 긴 편"이라며 "올해 런칭한 제이드는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은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4-1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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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퇴직연금 갈아타기' 경쟁…'은행' vs '증권' 어디로?
[이코노믹데일리] 이달 말 '퇴직연금 현물(실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약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사들이 상품 라인업 강화 및 이벤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9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82조3000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금융사별 적립금 비율은 △은행 52.5%(207조1960억원) △증권 23.8%(94조512억원) △보험 23.5%(93조375억원) 등이다. 이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적립금은 163조7258억원으로 약 41%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이 42조2031억원으로 40조원을 넘기면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국민은행 38조9360억원, 하나은행 36조1297억원, 우리은행 24조6650억원, 농협은행 21조7920억원 순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적립금 규모는 은행권 절반에 못 미쳤지만, 연간 수익률은 은행(4.87%)보다 증권사(7.11%)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본격화되면 증권사들이 자금 유입 등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은행과의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이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현재 가입된 퇴직연금 상품 그대로 다른 금융사에 옮길 수 있는 제도로 이달 31일 개시된다. 기존에는 다른 금융사로 바꾸려면 보유한 상품을 모두 매도하고 현금화해야 이전이 가능해 중도해지에 따른 비용, 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채 금융사만 옮길 수 있다. 다만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이전이 가능하고,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특성과 계약 형태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가입자는 보유 상품의 현물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제도 도입으로 기존에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이 최소화되고, 소비자의 적극적인 상품 선택과 사업자 간 건전한 경쟁이 촉진돼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머니무브' 방지…고수익 라인업 강화 은행들은 퇴직연금 현물이전제를 앞두고 자산이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제도 특성상 퇴직연금 고객들이 이전보다 어려움 없이 증권사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왔던 은행권은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수익 상품을 확장하고, 각종 이벤트로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예금 상품을 현재 830개에서 890개로 늘리고 ETF는 68개에서 101개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KB퇴직연금 1대1 자산관리상담서비스'를 전면 시행한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노하우로 맞춤형 연금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펀드를 358개에서 413개로, ETF를 131개에서 177개로 추가한다. 또 지난 8월 퇴직연금 전문 상담 채널인 '연금라운지'를 3곳 추가 오픈했고 당사 IRP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실물이전을 사전 신청한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경품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ETF를 13개 늘린다. 최근 또 1억원 이상 개인형 퇴직연금(IRP)형이나 확정기여(DC)형을 보유한 연금 VIP 고객을 위한 전문 대면상담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 분당'을 열었다. 여기에 하나은행 개인형 IRP로 100만원 이상 실물이전을 완료하면 추첨으로 2만 하나머니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ETF를 15개 추가한다. 또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인 투체어스W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검증된 프라이빗 뱅커(PB) 지점장을 전진 배치하고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다. 아울러 연말까지 퇴직연금 실물이전 금액에 따라 최대 1000만원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농협은행도 올해 내로 ETF 10개 이상 확대를 검토 중이다. 웰스테크(Wealth-Tech) 전문기업인 쿼터백그룹과 개인 맞춤형 자문 및 자산관리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증권사, 각종 이벤트로 '맞불'…고객 유입 기대 증권사들도 다양한 경품과 혜택으로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퇴직연금 적립금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사전·사후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사전이벤트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미션 1, 미션 2로 구분 실시한다. 미션 1은 퇴직연금 실물이전과 관련해 사전 상담을 완료한 모든 고객에게 3000원 상당의 GS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 미션 2는 실물이전 예약을 신청한 고객 전원에게 맥도날드 빅맥버거 세트를 증정한다. 사후이벤트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후 100만원 이상 실물이전 완료 및 이벤트 참여신청 고객에 한해 3만원 상당의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신한투자증권은 IRP 계좌를 가지고 있거나 신규개설한 고객이 사전에 실물이전 정보를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치킨쿠폰을 지급한다. 향후 적립금 투자에 유용한 정보와 절세 혜택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연금 가입자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일반 지점이나 고객센터에서 깊이 있는 연금 컨설팅을 받기 어려운데 삼성증권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연금센터에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PB 인력을 배치해 전문적인 연금 상담을 제공 중이다.
2024-10-15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