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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필리조선소 품은 한화 vs'대마불사' HD현대…해외 방산 MRO 시장 '포석'
[이코노믹데일리] <편집자주> 인더스토리는 현장을 뛰는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후기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한화그룹이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라이벌 HD현대를 제치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조선업계의 ‘대마불사’라 불리는 HD현대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란 평가도 우세합니다. HD현대가 해외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깔아 놓은 ‘포석’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조선업'이란 바둑판에 뛰어들었습니다. 판세는 애초에 기울어 있었는데요. HD현대가 수많은 돌로 거대한 집을 만들어 놓은 판에 한화오션이 들어간 형국이었습니다. 단적으로 HD현대가 보유한 도크만 21기입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5기뿐입니다. 그렇다면 한화그룹은 이길 수도 없는 판에 뛰어든 걸까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한화오션은 상선 분야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힘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잠수함, 구축함 등 특수선 분야로 가면 형세가 달라집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계에서 원조 방산 강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지난해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방위사업청의 1조원대 함정을 따낸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바둑에 ‘사소취대(捨小就大)’란 말이 있습니다. 작은 것은 탐하지 말고 버리며 큰 것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한화오션에 적용하자면 ‘(작은) 상선을 탐하지 않고 (큰) 방산을 취한다’가 되겠습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기업을 목적으로 한화오션을 인수했을 것이란 추측이 처음부터 나왔습니다. 참고로 현재 육지와 우주 방산 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선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한화오션의 지금까지 행보만 보면 방산에 더욱 집중하는 형국입니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로 조달한 약 1조5000억원 일부를 해외 조선소 인수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최근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할 때 이 자금을 사용했습니다. 남은 돈으로는 호주 오스탈 조선소 인수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오션의 공격적인 투자, 왜 이러는 걸까요.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 해외 함정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함정 수출 시장 규모도 규모지만, 그 후 이뤄지는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통해 벌 수 있는 수익은 그 이상입니다. 상선을 넘어 방산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20조원 규모의 미 함정 MRO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입니다. 정리하자면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미국 시장에 선수를 놓은 것인데, HD현대는 선수를 놓쳤을 뿐 가만히 있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도 필리 조선소를 인수 후보군에 올렸는데 이번에 한화가 먼저 인수한 것”이라며 “HD현대는 미국의 다른 조선소를 물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함정 MRO 시장은 해외 방산 수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방산 시장 규모도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영국 군사정보업체 제인스는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가 2030년 100억 달러(약 13조31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HD현대가 그간 깔아 놓은 포석과 큰 그림이 보일 겁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페루, 뉴질랜드 등 전 세계 각지에 함정을 수출했는데요, 최근에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 뿐 아니라 새로운 해외 거점을 마련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HD현대 관계자는 “최근 K-방산이 주목받으면서 MRO 수요도 늘고 있어 해외 거점 마련이 필요해 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승부는 이제부터' 입니다. 물론 전략은 다릅니다. 한화오션은 ‘속도전’, HD현대는 ‘장기전’을 택했습니다. 바둑 격언에 “한 수 놓고 살지 마라”는 말이 있는데, 흔히 하는 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의미입니다.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해외 방산 시장을 선도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첫 수 갖고 이러쿵저러쿵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2024-07-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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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2대주주 HCIH, 지분 0.95% 매각… 투자금 회수 목적
[이코노믹데일리] 한글과컴퓨터(030520, 대표이사 변성준/김연수, 이하 한컴)의 주요 주주인 HCIH가 30일 한컴 지분 0.95%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은 투자에 참여했던 일부 FI(금융기관)의 투자금 회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한컴의 지배구조 및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HCIH는 한컴의 김연수 대표가 운영하는 투자사인 다토즈파트너스와 에이치엡실론 사모투자합자회사가 각각 40% 및 60%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이다. HCIH는 2021년 5월 김상철 회장과 김정실 사내이사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약 500억 원 규모로 인수했다. 이후 2023년 11월 김연수 대표가 HCIH의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했으며, 현재 김연수 대표는 HCIH와 직접 보유한 지분을 합쳐 한컴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HCIH의 이번 지분 매각 규모는 22만 9400주(0.95%)로, 발행 주식 총수의 1% 미만에 불과하다. 또한, HCIH는 여전히 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연수 대표의 지배력은 여전히 확고하다. 한컴은 최근 김연수 대표의 AI 기업 전환 전략과 과감한 M&A, 공격적인 투자 등으로 시가총액과 평균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김연수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배구조 강화와 안정적 경영환경 구축을 위해 국내외에서 신규 FI 유치를 통한 자사주 추가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김 대표는 단순 증여보다는 직접 지분 인수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하고, 책임 경영을 통해 주주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무엇보다도 기업 본질의 가치 성장을 위해 국내외 AI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2024-05-30 17:2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