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5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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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을 수 있으면 짓게 해준다'…서울시, 재개발 규제 전면 손질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에 본격 착수했다. 앞으로 고도 제한 등으로 용적률 확보가 어려운 지역은 공공기여 부담이 줄어들고, 민간부지나 건축물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는 ‘입체공원’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서울시는 22일 전날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정비사업 3종 규제철폐안’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공사비 급등과 경기 침체 등으로 위축된 정비사업에 다시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목적이다. 핵심은 높이 규제를 받는 지역의 공공기여 완화다. 그간 문화재 주변, 학교 인접지, 구릉지 등 고도제한 지역은 용도지역이 상향되더라도 일률적으로 10%의 공공기여율이 적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제 확보 가능한 용적률만큼만 공공기여를 부담하면 된다. 예컨대 1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00%)에서 2종(250%)으로 종상향되더라도 고도제한 탓에 220%까지만 지을 수 있다면, 종상향으로 실제 늘어난 20%에 해당하는 4%의 공공기여만 부담하면 된다. 재개발·재건축 단지에도 ‘입체공원’이 처음 도입된다. 민간 부지나 건물 상부에 공원을 설치하면 대지면적에서 제외되지 않아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으며, 공원 면적에 비례해 용적률도 추가로 완화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세권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종상향 기준도 명확해진다. 구역 평균 공시지가가 서울 평균보다 낮은 경우 우선 적용되며,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 지역만을 대상으로 용도지역 상향이 이뤄진다. 정비계획 절차도 빨라진다. 이제는 주민 동의율이 50%에 도달하지 않아도,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먼저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구청장이 동의율을 확보한 후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해야 했으나, 선심의제를 도입하면서 심의와 동의 절차를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로 인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최대 6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사업성 개선과 정비사업 속도 제고를 위한 규제 철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공공성과 민간 동력을 동시에 확보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5-05-22 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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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설립 쉬워졌다지만"…상가 쪼개기·돈싸움은 여전
[이코노믹데일리]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문턱이 낮아지고 조합 설립 요건도 완화되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을 통한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4일부터는 안전진단 명칭과 실시 시점을 조정하는 등 제도 개편이 본격 시행된다. 기존에는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재건축 추진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춘 아파트는 주민 의사에 따라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추진위원회 구성, 정비계획 수립, 조합 설립까지 동시 진행이 가능해졌다. 안전진단은 사업 시행계획 인가 전까지 통과하면 된다. 이로써 사업 초기 단계에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등이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힌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도 바뀐다. 주거환경 비중이 30%에서 40%로 확대되고, 지하주차장 유무, 노후 엘리베이터, 환기시설 등 항목이 추가된다. 기존 항목 중 비용분석은 삭제됐다. 조합 설립 요건도 완화됐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정법에 따라 조합 설립 동의율은 기존 75%에서 70%로 낮아졌다. 상가의 경우 동별 소유자 2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3분의 1 이상 동의로 가능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상가 쪼개기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조합 설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재건축 기간이 최대 3년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 조합장은 "상가 조합원에 대한 문제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조합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같은 직접적인 금전적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착수요건 완화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규모 재건축 사업은 구조적으로 조합 설립과 동의 확보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등 대안 모델에 대한 병행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5-05-19 14: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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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동탄 11고 외 3교' 신축공사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이코노믹데일리] 태영건설이 4개 학교를 통합 발주한 기술형 입찰에서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되며 공공 교육시설 건설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은 경기도교육청이 발주한 ‘동탄 11고 외 3교’ 신축공사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동탄 11고와 동탄 13중(이상 화성시), 양산 1중(오산시), 봉담 2-1초(화성시) 등 총 4개 학교를 묶어 발주한 첫 기술형 입찰 시범사업으로, 총 공사비는 1256억원(부가세 별도)이다. 시공은 태영건설이 59%의 지분을 보유하고 플러스종합건설(24%), 국제건설(17%)이 함께 참여하며, 설계는 디엔비건축사사무소를 비롯해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 이가ACM건축사사무소 등이 맡는다. 총 대지면적은 5만5661㎡에 달하며, 경기도교육청은 턴키 방식으로 사업을 발주해 개교 지연과 시공 하자 등의 기존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은 이번 입찰에서 ‘Edu Ground’라는 설계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광장 ‘커뮤니티 그라운드’ △학생 참여형 학습 공간 ‘스펙트럼 그라운드’ △저탄소·제로에너지 설계의 ‘에코 그라운드’ △스마트 건설기술이 접목된 ‘유틸리티 그라운드’ 등 4가지 핵심 콘셉트를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여러 학교를 묶은 복수 학교 동시 발주는 시공과 설계 효율성, 공정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청 차원의 통합 발주 사례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다채로운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고, 학교가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시공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2025-05-16 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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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 나면 버린다'… 대형 건설사 공사비 전쟁에 동네 사업장 탈출 중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이 겹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낮은 일부 소규모 정비사업장에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수주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용현3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1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사업장은 2021년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이후 계약을 해지했다. 금강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DL이앤씨는 서울 구로구 월드빌라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서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중앙건설을 새 시공사로 결정했다. 태영건설도 지난해 경기 용인 김량장동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으나,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자이에스앤디가 지난달 새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해당 사업의 공사금액은 1040억원 규모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1년 부산 북구에서 일동파크맨션, 정남아파트, 덕천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했으나 이후 모두 계약을 해지했다. 대방건설이 이들 사업지의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장위11-1구역에서 현대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현대건설은 3.3㎡당 약 630만원으로 계약했던 공사비를 897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SG신성건설이 3.3㎡당 760만원을 제시하며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보다 137만원 낮은 조건이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을 빼는 배경에는 공사비 급등과 현금 흐름 악화가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이후 실제 착공까지는 통상 2~3년 이상 걸린다”며 “그 사이 공사비를 다시 검토하고 인상을 요구하게 되는데, 최근처럼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는 소규모 현장에서 조합이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수익성보다 수주잔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마감재와 설계, 조경 등을 고수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견사들은 일부 사양을 조정하거나 비용 절감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일정 수준 이하로는 브랜드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사비를 낮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다소 낮더라도 우선 수주를 확보하자는 전략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며 “최근엔 대형사들도 소규모 사업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5-05-15 15: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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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한양, 밀양·거제서 6262억원 규모 공공주택사업 수주
[이코노믹데일리] BS한양이 경남 밀양과 거제에서 총 6262억원 규모의 정부 공모 주택사업 2건을 수주하며 공공주택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BS한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밀양 부북 A-1 및 S-2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거제 아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밀양 부북 사업은 경남 밀양시 부북면 일대에 총 1066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LH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2900억원에 달한다. A-1블록은 744세대 규모의 뉴:홈 일반형 및 통합공공임대주택, S-2블록은 322세대 규모의 뉴:홈 일반형 선택형으로 구성된다. 착공은 2025년 12월 예정이다. BS한양은 해당 사업에서 LH의 직접정산 방식을 제안해 공사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지난해 평택 고덕 패키지형 공모사업 P-2구역 수주에 이어 공공주택 시장에서 연속 수주에 성공하며 설계 및 사업관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같은 날 수주한 거제 아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대에 1220세대 규모의 전용 84㎡ 민간임대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선업 호황으로 수요가 꾸준한 지역 내 근로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되며 사업비는 3362억원이다. 착공은 2025년 12월 예정이며,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특성상 토지 매입 부담이나 미분양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BS한양은 최근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고양행신, 인천부개 도시정비사업, 의정부우정 아파트 건설공사, 부산항 양곡부두, 인천국제공항 화물기 정비 계류장 공사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 및 SOC 사업을 확보해 누적 수주잔고 7조원을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김포 북변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 등 분양사업도 100% 분양을 완료하며 실적에 기여하고 있으며,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김포 풍무역세권 공동주택, 부산 한양프라자 주상복합 등 신규 분양도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예상 매출은 1조2000억원, 영업이익률은 5%대가 목표다. BS한양 관계자는 “원가 및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수주 전략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다”며 “건설부문 성과를 바탕으로 LNG, 수소 등 청정에너지 및 미래도시 개발 사업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5-15 1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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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좌초 위기…현대건설 철수에 후속 대안도 불투명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건설이 10조5000억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사업 수의계약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했다. 공사 기간을 두고 정부와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데다, 조기 대선에 따른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민간 대형 건설사가 국책 초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기술적 타당성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포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가덕도 조기 개항 계획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진행해 오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사업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년 더 긴 108개월로 산정한 기본설계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국토부는 입찰공고 조건인 84개월 내 준공 원칙에 따라 설계 보완이 없을 경우 계약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였다.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전체 면적의 59%가 해상 매립 구간이며, 해저 최대 60m 깊이의 초연약지반 위에 세워진다. 동시에 이 지역은 태풍 영향이 직접 미치는 외해(外海)로, 최대 파고가 12m에 달할 만큼 해상 시공 여건이 극도로 불리하다. 인천공항이나 일본 간사이공항보다도 난도가 높다는 평가다. 실제 간사이공항은 수십 년간 사전 조사와 공정을 거쳤음에도 완공 후 침하와 균열 문제로 보수공사를 반복해왔다. 현대건설은 약 6개월에 걸쳐 250여 명의 공항 및 항만 전문인력을 투입해 설계 검토를 진행한 끝에, 현장 조건을 반영할 경우 △케이슨 설치(7개월) △성토고 70m 확보 △점토 품질 및 지반 보강 △활주로 압밀 및 안정화(18개월) 등 공정을 고려하면 총 108개월 공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수의계약 전환 이후 입찰 조건 변경이 불가하다는 국가계약법 해석을 이유로 공기 연장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설계 보완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현대건설은 사실상 계약 포기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데다, 대선을 앞두고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정치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무리하게 계약을 유지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부상하는 가운데, 차기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3년 말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에도 조기 개항 기조는 유지됐으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이탈로 사업 전체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생긴 것이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의 결정이 단순 시공 난도보다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전체가 기술적으로 난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지며, 무리한 수주는 장기적으로 기업 신뢰성과 수익성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정충기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가덕도는 간사이공항보다 지반 조건이 더 나쁜 데다 고파랑과 태풍, 외해 조건이 모두 겹친다”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복합공정이 요구되는 사업으로, 9년의 공기도 오히려 보수적으로 산정한 결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현대건설의 이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거점항공사 추진 부산시민운동본부는 “현대건설이 독점적 수의계약 지위를 이용해 공사비 증액을 유도하려 한 것”이라며 “조기대선을 앞둔 정부의 정치적 취약성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후속 대안을 마련 중인것으로 알려진다. 재입찰 또는 공정 분할, 공공 주도 전환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네 차례 유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던 만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공사 기간과 공사비의 현실적 조정을 바탕으로 다시 수주 환경을 조성하거나, 조기 개항 목표를 원점에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025-05-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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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공사중단 시대' 진입…줄폐업에 신규 진입도 실종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건설업 진입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폐업은 1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 고금리, 미분양 적체 등 복합 악재가 겹치면서,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으로 새로 등록한 업체는 131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이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4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최저치다. 업계 진입 자체가 얼어붙은 셈이다. 문을 닫는 업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60건으로, 2011년 1분기(164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했다. 신규 진입은 사라지고, 퇴출만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내외의 중견 건설사들 다수가 올해 초부터 연쇄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대흥건설(96위)은 지난달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공시했으며,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대저건설(103위), 안강건설(116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 등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건설사들은 자산 매각, 분양가 할인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증가로 위기 타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며 수익성과 현금흐름 모두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건설 경기를 방어할만한 회복 신호도 찾기 어렵다. 자재비, 인건비 상승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공급 부담에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면서 내수 회복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산정한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9월에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대형 건설사들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93%대로 상승했으며, 이는 업계 통상 기준(8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원가 압박으로 수익구조가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건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 SOC 사업 확대와 조기 예산 집행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SOC 투자는 경기 선순환의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재정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예산의 조기 집행은 단기적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 효과가 있어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2025-05-14 13: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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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보다 브랜드 먼저? 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상표권 확보에 집중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 상표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압구정과의 연고, 브랜드 역사성을 강조하며 상표권 출원 사실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2월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으며, 현재 우선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달 특허청으로부터 유사 상표와의 혼동 가능성에 대한 의견제출통지서를 접수했다”며 “해당 절차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상표권 등록 이후 관련 명칭에 대한 권리를 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거나 입주민 권리를 침해하는 제3자의 개입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제3자가 법무법인을 통해 “압구정 현대 상표권 등록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서를 특허청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표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상표권 확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에 대한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 이 구역은 공사비만 2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으로,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모두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현대건설은 최근 재건축 수주 전략을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를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삼성물산 역시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며, 최근 압구정역 인근에 ‘압구정 S.라운지(Lounge)’를 열고 자사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는 다음달로 예정돼 있다. 수주를 향한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압구정 현대’라는 브랜드를 둘러싼 상표권 전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5-05-14 07: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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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확정 이후 부동산 공약에 쏠리는 시선…"규제보다 공급"
[이코노믹데일리]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후보가 확정되면서, 부동산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는 규제보다는 완화에 초점을 맞춘 공약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부동산 세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 유튜버들과의 연합 토크쇼에서 “부동산을 투자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며 “굳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을 말리지 말고, 세금으로 억누르려 하지 말자”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 구축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1기 신도시의 노후 인프라를 전면 개선하고, 노후 계획도시 정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4기 스마트 신도시를 건설해 청년 및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신속히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노후 공공 유휴지를 활용한 공급,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확대를 통한 수도권 1시간 경제권 구축도 함께 약속했다. 서울 지역에 대한 공약도 별도로 제시됐다. 이 후보는 노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진입장벽을 낮추고,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적률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에서 다수 진행 중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약이 제시되지 않았다. 또, 재건축 정비사업의 핵심 이슈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계승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및 건폐율 상향 △국민주택 규모 및 비율 조정 △기반시설 설치비 부담 완화 △공사비·분쟁 조정 지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청년 주거 문제 해법으로 △대학가 반값 월세존 △1인형 아파트·오피스텔 공급 확대 △생활 분리 세대 공존형 주택 보급 등을 3대 정책으로 발표했다. 다만 정비사업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자녀 출산 후 넓은 평형으로 이사할 때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 생애주기에 맞춘 주택 세제 감면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잠시멈춤대출’이라는 주택담보대출 유예제도를 제안해 젊은 층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공약은 기존 원리금균등상환 대출을 ‘거치 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전환해, 기본 3년 동안 원금 상환을 유예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19세 이하 미성년 자녀가 있는 세대는 자녀 1인당 2년씩 추가 유예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정부가 3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활용하고, 유예 기간 동안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1주택 기준 시가 10억원 이하의 세대를 대상으로 하며, 소득이 낮고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가점을 부여해 지원 규모를 차등화할 예정이다.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이달 중순 이후에는 각 캠프의 부동산 공약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 강화보다는 공급 확대를 통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것이 각 당의 기본 방향”이라며 “20·30대와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주택 공약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5-05-13 07: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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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GTX·가덕도'…3자 대선, 건설 민심 잡기 총력전
[이코노믹데일리] 단일화 대장정을 거쳐 국민의힘 최종 대선 주자로 김문수 후보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이재명·김문수·이준석의 3자 구도가 완성됐다. 주력 후보들은 부동산 민심을 겨냥해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확대를 앞세우고 있다. 건설 경기 악화와 공급 위축으로 집값이 뛰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사법 리스크, 단일화 갈등 등 정치적 현안에 매몰돼 실질적 대안 제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정책의 반복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2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대선 선거운동 시작일이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한 정책·공약 발표일이다. 각 대선 주자들은 10대 핵심 공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이 중 주택정책의 윤곽은 그간의 캠프 발표와 공개 발언을 통해 이미 드러난 상태다.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주도 공급을 중심에 두며 LH를 통한 공급 확대와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공임대 의무 확보, 아파트 의무 비율 제도 복원 등을 예고했다. 캠프 측은 “5년간 250만가구 공급이 적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임대형 기본주택, 지분적립형 주택, 누구나집, 이익공유형 주택 등 기존의 공공 주택 모델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유휴 국공유지 활용과 4기 스마트 신도시 추진 계획도 내놨지만 3기 신도시의 느린 진행률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한문도 명지대 교수는 “필요한 건 새로운 계획보다 빠른 입주”라며 “분양가 현실화로 3기 신도시 속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민간주도 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용적률과 건폐율 완화를 통한 분양가 인하를 공약했다. 대학가 반값 월세존, 1인 가구용 오피스텔, 신혼부부용 주택 15만가구 공급, 육아·돌봄 공존 주택 조성 등도 약속했다. '시장 개입 최소화' 기조는 여야 공통 입장이다. 이 후보는 “주거를 투자 수단으로 삼는 걸 막긴 어렵다”며 “억지로 세금으로 누르기보다 시장을 놔두자”는 입장을 밝혔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세금만 잘 내면 된다”고 해 종부세 완화 또는 폐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다. 국민의힘은 공사비 상승, 가상 이익 과세,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투기 차단과 주거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유지를 고수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공사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재초환까지 적용하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3년 기준 34개 단지에서 5조6000억원의 초과이익이 발생했으며, 상위 5곳이 4조원을 차지했다. 청년 주거와 전세사기 문제도 주요 공약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후보는 공공기숙사 확대, 월세 지원, 세액 공제 강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등 다각적 대책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지분형 모기지에 대해서는 “없는 것보단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3지대 이준석 후보는 생애주기별 세제 감면, 용적률 상향, 지역주택조합 폐지, 지방 미분양 임대 등록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1주택자 대상 주담대 원금 상환 유예 ‘잠시멈춤대출’은 가계 실질소득 확대를 목표로 한다. 한 교수는 “공급 확대, 분양가 인하 등 원론만 반복되고 세금·규제 같은 민감 사안은 회피된다”며 “용적률 상향도 혜택이 무주택자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세금 부담으로 임대인들이 빠져나가면 전·월세 물량이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선 주자들은 지역 숙원사업을 경쟁적으로 공약에 반영하며 GTX, 신공항, 고속도로 지하화 같은 대형 SOC 프로젝트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경기 부양과 고용 안정이 명분이다. 올 1분기 건설업 기성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했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18만5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건설 경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가덕도신공항은 우선협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 기간을 9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을 중단 절차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단 구성을 추진 중이다. GTX 공약은 전국화를 향해 가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전국 5대 광역권을 GTX로 연결하겠다며 대구경북 노선을 포함했고, 이재명 후보도 충청·TK·강원까지 확장해 1시간 생활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 D·E·F 노선을 공약한 데 이어 법·제도 정비를 통해 실현 의지를 재확인했다. 교통 업계 관계자는 “도시개발과 연계되지 않은 GTX는 실현 가능성이 낮고, 전국이 경쟁적으로 노선을 요구하면 재정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정치권의 SOC 경쟁에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주목한다. 대한건설협회는 더불어민주당에 2025년 SOC 예산을 최소 28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각 지자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확대,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등 지역 기반 SOC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SOC 공약은 선거철마다 등장하지만 비현실적인 조건과 이행 불확실성 탓에 실현률은 낮다는 평가가 반복된다. 업계 관계자는 “SOC는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이지만, 수요 기반 없는 인프라는 재정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2025-05-12 08: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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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사업 현장 곳곳서 공사비 증액…"원가율 94% 시대, 손해보고 못 짓는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급등한 공사비를 반영하지 못한 도시정비사업 현장들이 잇따라 공사비 증액 협상에 나서고 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시공사들의 원가율이 9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더는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조합과의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부 사업장은 공사 중단이나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으며, 서울시 등 지자체가 직접 중재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사례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이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설계 변경과 특화 항목 비용 1834억원, 그리고 물가 상승 등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비용 3082억원 등 총 4916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다. 조합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자 GS건설은 지난해 12월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 착수했고, 이에 서울시가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중재에 나섰다. 서울시는 시·자치구·조합·시공사가 모두 참여하는 조정 회의를 구성하고, 공사비 증액 항목을 물가상승 1277억원, 금융비용 961억원, 주휴수당과 일반관리비 등 844억원으로 세분화해 검토했다. 시는 이 가운데 788억원을 중재 금액으로 제시했고, 약 2개월간의 조정 끝에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해당 증액안은 오는 총회에서 조합원의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도 공사비 갈등으로 1년 넘게 사업이 중단됐지만, 최근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조합은 지난 3월 29일 총회를 통해 기존 5800억원이었던 공사비를 8366억원으로 44%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시공사가 요구한 74% 증액안보다는 낮아졌지만, 현 시세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타협안으로 받아들여졌다.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도 비슷한 흐름이다. 현대건설과 조합은 최근 기존 4490억원에서 2029억원 늘어난 6519억원으로 공사비 증액에 잠정 합의했다. 2021년 시공사 선정 당시 책정된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한 자재비와 인건비를 반영하지 못해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재조정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가파른 공사비 상승세가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에 이어, 지난해 9월 기준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 3년 만에 3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러한 원가 부담은 건설사의 재무구조에도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을 제외한 국내 10대 건설사의 평균 공사 원가율은 94.06%에 달했다. 이는 전년(92.79%)보다 1.27%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통상 원가율 80%대를 안정적 구간으로 보는 업계 기준을 크게 상회한다. 이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구조에서 지속적인 사업 수행은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 시멘트 등 주요 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이고, 인건비와 금융비용, 최근의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시공 리스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며 “정비사업이 수익보다 손실을 초래하는 구조라면 브랜드 이미지나 수주 경쟁력보다 생존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도시정비사업 전반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수주 확보를 위해 저가 공사비로 입찰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시공사들이 ‘수익성 없는 수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정비사업 조합도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담금 상승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추진과 브랜드 프리미엄 유지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사비 증액 사례가 일회성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정비사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비사업 현장은 민간 시장인 동시에 공공적 역할도 수행하는 이중적 성격을 띤다”며 “인플레이션과 환율, 국제 원자재 수급 등의 구조적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사비 산정의 투명성과 조정 절차를 제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5-05-0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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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해 9년 필요"… 현대건설, 가덕도신공항 108개월 공사기간 재차 주장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바다 위에 초대형 공항을 건설하는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현대건설 간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정부와 부산시는 당초 공사 기간인 84개월(7년)보다 2년 길어진 현대건설의 108개월(9년) 설계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현대건설은 "108개월이 사실상 안전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번 주 중으로 국토교통부에 공사 기간 산정의 사유 및 기술적 설명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기본설계 제안에서 공사기간이 입찰 공고와 다르게 설정된 이유에 대한 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핵심 논리는 ‘공사 규모와 난도에 비례한 현실적 공기 설정’이다. 가덕도신공항은 총 2.9㎢의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계류장 등 항공 인프라를 조성하는 초대형 공사다. 이를 위해 초연약 해저 지반을 개량하고, 인근 산지에서 대규모 토석을 발파해 해상 매립에 활용해야 한다. 특히 약 1억5000만㎥의 토사를 생산하기 위한 발파는 남산의 3배에 달하는 산봉우리를 이설해야 하는 수준이며, 전체 매립에 필요한 토사는 약 2억3000만㎥로 집계된다. 이 과정에서 파랑을 차단하기 위한 케이슨(속이 빈 거대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와 60m 깊이의 해저 지반개량, 최대 높이 70m에 이르는 매립 구조물 시공 등이 포함된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는 국내 건설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극한 해상환경 공사”라며 “태풍 발생 시 파고가 12m에 달하는 먼바다 조건을 감안하면 고난도 기술과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활주로 구간에 적용되는 연약지반 개량 및 침하 방지 공정, 항공기의 착륙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활주로 구조 안정성 확보 등에도 최소 18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케이슨 설치 역시 기본 설계에 7개월의 별도 기간이 반영돼야 하는 작업으로 지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약 6개월간 250여 명의 항공·항만·설계 분야 전문 인력이 참여해 검토한 결과가 108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이라며 “안전성과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더는 줄일 수 없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기본설계안 보완을 검토한 후 최종 공사 일정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가덕도신공항의 개항 시점이 당초 목표인 2029년 말에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공기 조정에 따라 공사비 증가, 개항 지연 등의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5-05-08 08:0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