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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된 '트럼프 리스크'··· IRA 폐지위기에 환율관찰대상국 지정까지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한국경제를 향한 트럼프 리스크 조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날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나라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에 힘을 실어 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걸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석유·가스회사인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 해럴드 햄과 더그 버스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계획을 살피며 이 같은 내용을 논의 중이라는 게 보도의 핵심이다. 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대해선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를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IRA를 비판해 왔다. 이에 미국의 자동차혁신연합은 의회에 "미래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 굳건히 자리잡는 게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자동차혁신연합의 우려를 반영한 듯 이날 보도 직후 테슬라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한 채 마감했고 소규모 전기차 경쟁사인 리비안의 주가는 14% 급락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IRA 폐지는 당장 테슬라 판매에 피해를 줄 수 있지만, 경쟁사의 경우 피해가 더 클 거라며 IRA 폐지를 지지했다. 장기적 관점에선 테슬라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설명대로 IRA가 폐지될 경우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테슬라가 타격을 입겠지만, GM 포드 현대차 등 경쟁사들의 피해는 더 클 거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업계에선 전기차 판매량 감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교수는 트럼프 당선을 자동차 업계의 악재라고 표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사라지는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 생산을 시작했다. 또 미국 남부지역 앨리배마 공장에서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메타플랜트를 통해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만드는 EV9은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혜택 여부는 불확실하다.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도 미국에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법인이나 단독 공장 형태로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된 데 대한 부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는 같은 날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지난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빠졌던 한국은 이번에 환율관찰 대상국에 다시 들어갔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한 뒤 일정 기준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이나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150억 달러(약 21조900억원)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 등이 있고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환율 관찰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환율관찰 대상국은 말 그대로 '모니터링' 대상으로 제재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혜택이나 피해가 없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통상 정책이 급변하는 만큼 한국 수출에 불안감이 고조될 수 밖에 없어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벗어나려면 세 가지 조건 중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게 흑자 폭을 줄이는 것"이라며 "(한국은) 이미 반도체, 이차전지 등 수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15 16: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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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1탄··· 도로 위 달리는 중국산 전기차 그리고 미래차
<편집자주> 값싼 공산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던 중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과 함께 방향을 틀었다. 생산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항해시대 이전 동서 교역 루트이던 '실크로드'를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테크로드'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기세 좋게 테크로드를 확장하는 중국의 공습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 [이코노믹데일리] 내연기관차 시장에선 힘을 못 쓰던 중국이 전기차(EV) 시장은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에도 저렴한 가격, 정부 지원을 앞세워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신흥산업 연구기관인 이브이(EV)탱크가 11일 공개한 데이터를 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신에너지차 판매량의 약 65%를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이 각각 20%, 10%로 뒤를 이었다. 신에너지차는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차(HEV), 수소전기차(FCEV) 등을 말한다. 중국은 신에너지차를 앞세워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수출국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2022년 대비 57.4% 증가한 522만1000대였다. 그 중 신에너지차는 120만3000대로 2022년 대비 77.6%(67만9000대) 급증했다. 올 상반기 신에너지차 수출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한 60만5000대였다. 중국이 신에너지차 시장을 주도한 데는 전기차가 있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만 봐도 가파른 성장세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비야디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011억 위안(약 38조9000억원)으로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3분기 매출(약 3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유럽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그룹이 독일 내 공장 폐쇄 등 초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놨을 때도 중국산 전기차 공세를 이유로 꼽을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유독 전기차 시장에서 잘 나가는 이유로 공급망, 정부 지원, 저렴한 차량 가격을 꼽았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 기업들은 전기차 개발 초창기부터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인재 교육 등에 유리했다"며 "인건비도 싸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판매하니 유럽과 개발도상국 시장에선 중국산을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7월 공개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전망'을 보면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 대비 신에너지차 수출량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태국과 벨기에로 각각 92.3%와 80.6%였다. 필리핀, 스페인, 영국 역시 중국이 수출하는 자동차 중 신에너지차가 각각 66.9%, 66.2%, 58.4%나 차지했다. 중국의 전기차 성장 요인으로 배터리 생산 공급망 확장을 짚은 전문가도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배터리 생산의 기본 광물인 리튬, 망간, 코발트 등은 중국산 비중이 높아 중국이 배터리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중국이 배터리 용량·수명·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를 대부분 생산해 전기차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자동차의 성장 질주는 멈추지 않을 기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차량에 대한 폭탄 관세 부과로 자국 시장과 기업을 보호하려고 하고 있지만, 외려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SDV와 자율주행은 이미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뛰어넘었다"며 중국 정부의 과감한 투자 지원을 성장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20년 2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스마트 자동차 혁신 개발 전략'을 발표해 자율주행차 사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차량 자동화·통신망 기술 통합 등을 지원했다. 같은해 12월 중국 교통운송부도 '도로교통·자율주행 기술 발전 및 응용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며 일부 지역에서의 로보택시 시범 운행 및 상용화 서비스 추진에 나섰다. 또 중국은 내년까지 제한구역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하고 2035년까지 자율주행차량 대규모 양산을 달성할 계획도 세웠다. 이항구 원장은 중국의 자율주행 성장을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표현했다. 이 원장은 "중국은 공산당 일당 체제인데다 대부분의 기업이 국영기업이라 실패 가능성이 적고 실패해도 국가가 세금 환급 등의 방식을 통해 지원하기에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며 "기업의 수도 한국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많아 생태계 경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빠른 성장을 견제하려면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조철 연구위원은 "중국산만큼은 아니라도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의 '투자 비용 지원'이 필수"라며 "전기차는 배터리 공급망 자체를 싸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2024-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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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초격차 기술·코스트 리더십으로 업계 판도 바꾸겠다"
[이코노믹데일리] 배터리 제조업체 에코프로가 창립 26주년을 맞아 초격차 기술과 코스트 리더십으로 삼원계 양극재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광물-제련-전구체-양극소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통합 양극재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는 22일 포항캠퍼스에서 26주년 창립기념식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창립 기념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현재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캐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전 회장은 "되돌아보면 에코프로가 걸어온 지난 26년 동안 위기가 아닌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현재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를 선택한 결과 3500명이 함께하는 친환경 기업과 이차전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원계 배터리가 하이니켈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자만심에 빠져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반성한다” 며 “현재의 위기가 3년이 갈지 5년이 갈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기 타개책으로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거린메이(GEM)와의 인도네시아 양극재 통합 법인 설립 구상을 제시했다. 이 전 회장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과 코스트 리더십을 확보해야 이차전지 사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며 “GEM과 힘을 합쳐 광산, 제련에서 양극재, 리사이클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하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15만t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는 제련소를 운영하면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의 가장 밑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양극소재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두 회사는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양극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면 획기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양극소재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더 좋은 에코프로, 더 큰 에코프로로 지속 성장하려면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력,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두려움 없는 새로운 도전 등 할 수 있다는 혁신문화 정착을 실행하고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에코프로의 핵심가치인 변화와 혁신, 도전, 신뢰를 실천해 온 우수 사원 및 장기 근속 사원에 대한 표창도 이뤄졌다. 에코프로인(人)상 수상자로는 에코프로 글로벌자원실 소속 조권 수석과 에코프로비엠 소재분석팀 소속 조민수 책임이 선정됐다.
2024-10-23 18: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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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등 켜진 '강제노동' 관련 규제
양봉업자들이 중국 신장성 카라마이의 두산지 구역에서 쿠체 카운티까지 이어지는 두쿠 도로 옆에서 벌집 속 꿀을 채취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수천 명의 양봉업자들이 신장성으로 이동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글로벌 공급망에 강제노동 규제 관련 비상등이 켜졌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글로벌 공급 분야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해 각종 인권 관련 규제가 늘고 특히 강제노동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 관련 규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하려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원활한 산업 활동을 위해,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분야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산업계에도 미국의 ‘위구르강제노동금지법(UFLPA)’으로 촉발된 강제노동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UFLPA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채굴·생산·제조된 모든 제품을 일단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추정해 수입을 금지하며 중국산 원료나 소재·부품을 사용한 제3국산 제품까지 광범위하게 제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지난 2022년 6월 21일(이하 현지시간) UFLPA 시행 이후 누적 22억500만 달러(약 2조9553억원)에 달하는 수입품이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의심되어 통관 보류됐고 이 중 43%에 대해서만 보류가 해제됐다. 당초 UFLPA 적용 우선순위 품목으로 면화, 토마토, 폴리실리콘이 지정됐으나 지금은 전기차 배터리, 알루미늄 등 자동차 부품과 산업용 원부자재까지 제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U도 지난 7월 미국의 UFLPA와 유사한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금지 규칙’을 제정, 3년 뒤인 2027년부터 적용된다. 이 규칙은 완제품뿐 아니라 소량의 부품까지 규제하며 EU로의 수입뿐 아니라 EU 시장 내 출하·판매 및 EU를 통한 역외 수출까지 금지한다. 생산과정에서 강제노동이 투입된 것으로 판정되면 EU시장에서 회수되며 수출이 금지된다. EU의 규칙이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신장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면화, 토마토 등 제품 위주로 제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광물이나 다른 제품 등에 포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도 있어 제품의 공급망을 점검하고 강제노동 연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강제노동 사용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을 EU 집행위는 각 회원국의 관할 당국으로 제안했으나 의회는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UFLPA와 같이 기업에 부과, 규칙이 시행되면 중국산 태양광 패널 및 전기차, 핵심광물 제재에 활용될 수도 있다. 또한 지난 7월 발효된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역시 대기업이 자사와 협력사의 환경 및 인권 실사 의무를 갖도록 하고 있어 인권 분야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지침은 기업의 자회사·협력사 등을 포함한 공급망 전반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를 의무화하며 강제노동도 실사 내용에 포함한다. EU 역외기업이라도 EU에서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이 발생하면 적용받고, 실사 의무를 위반할 경우 매출액에 비례하는 과징금이 부과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글로벌 공급망의 인권 관련 규제가 강화되며 우리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사중재원,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공동주관으로 해외투자기업, 수출기업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진출을 위한 주요국 핵심산업 규제 환경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관심이 높은 지역의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정책과 규제 현황을 알아보고 준법 관리(compliance)와 분쟁 해결 등 사전적·사후적 대응 방안 모색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1세션에서는 국제 법률사무소 아킨 검프(Akin Gump)가 발표를 맡아 Akin Gump LLP의 앨런 야노비치(Alan Yanovich), 유진 맥나마라(Yujin Mcnamara) 변호사가 ‘미국 자동차⋅배터리 분야 규제 환경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국의 UFLPA와 자동차·배터리 산업 관련 규제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제 동향 등을 소개하며 법 위반으로 인한 피해 발생을 예방하고 투자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공급망 관리와 개선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2세션과 3세션에서는 폴란드 현지 법률사무소 DZP와 법무법인 화우, 그리고 인도의 니시스 데사이 어소시에이츠(Nishith Desai Associates)가 각각 유럽의 방위산업, 인도의 정보통신 산업에서 외국인 투자 기업이 유의할 사항 등을 소개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최근 주요국이 통상개입적 산업정책을 취하면서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어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대응역량 강화와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해당국과의 협력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4-10-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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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배터리 왕좌 쟁탈전 살펴보니···차세대 소재에 '돈다발' 몰린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가 늘고 있다. 국내외 배터리 업체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배터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소재로 쓰일 희귀광물 대체품에도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삼성SDI다. 삼성SDI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올해 안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공법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모든 소재가 고체인 배터리를 말한다. 일반적인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해질이라 불리는 액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충격에 따른 누수 위험과 화재 위험성이 크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누수 위험에서 자유롭고, 부피 당 밀도가 높은 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도 일반 배터리 대비 2배가량 더 높다.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체 전해질이 핵심 소재로 뽑힌다. 에코프로비엠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씨아이에스 등이 개발 중인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일 150억원을 들여 전북 익산시에 시험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도 했다. 일단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 배터리에서 차세대 배터리 왕좌를 차지할 기회를 잡으려 한다. 리튬황은 기존 양극재 소재로 쓰이는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 대신 유황을 사용한 걸 말한다. 희귀 금속이 아닌 값싼 유황을 사용해 양극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중량 당 에너지 밀도는 일반 배터리에 비해 약 7배 더 높은 걸로 알려졌다. 리튬황 배터리의 선도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라이텐 역시 지난해 9월 세계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물류사 페덱스, 첨단 소재사 하니웰로부터 총 2억 달러(약 26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리튬 이외의 소재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중국에서 점찍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그 주인공이다. 나트륨은 리튬과 같은 주기율표 상 1족에 속해 있어 화학적으로 성질이 유사하지만, 가격은 리튬의 70~80분의 1 수준이다. 그간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도 적고 수명도 짧아 외면 받아왔지만, 중국 내부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을 위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과 BYD, 스웨덴의 배터리 제조사 알트리스 등이 뛰어들어 성능이 급격히 개선됐다. 올해 초 CATL이 공개한 1세대 모델은 에너지 밀도가 ㎏당 160와트시(Wh)로 저가형 리튬인산철 배터리(150Wh)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개발될 2세대 모델은 ㎏당 에너지 밀도를 200Wh까지 늘릴 계획이라, 고가의 삼원계 배터리 성능까지 노릴 수 있을 걸로 보인다.
2024-09-15 14: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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