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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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포스코퓨처엠, 채용 문턱 닫는 기업들…업황 한파에 청년 일자리 '빨간불'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에쓰오일과 포스코퓨처엠 등 기업들의 채용 관련 주요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에쓰오일, 인적성까지 봐놓고... 돌연 채용 중단 에쓰오일이 최근 소매영업 직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던 와중 돌연 중단했습니다. 이미 인적성 검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통보에 지원자들은 크게 당황했는데요. 지난 10일 에쓰오일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부득이하게 소매영업직 채용 전형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어요. 에쓰오일은 당초 판매 실적·주문 출하 관리, 신규 주유소 유치, 기존 거래처 유지 관리 등을 담당하는 소매영업 직군에 두 자릿수의 채용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에다 최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인거죠. 이에 따라 채용에도 여파가 퍼진 상황입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업계에서는 오는 2분기에도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에쓰오일은 향후 신입사원 채용 시 이번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서류전형을 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만을 끊이지 않고 있어요. 실제 하반기 채용 재개 여부도 미정인 상태입니다. ◆포스코퓨처엠, 신입 공채 대신 산학 연계로 인력 확충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올해 신입사원 공채가 없을 예정입니다. 현재 이차전지 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고 최근 대규모 공장 투자도 마무리하면서 인력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국내 대표 기업인데다 얼마전까지 대규모 채용을 이어왔기 때문에 지원 예정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실제 포스코퓨처엠은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지난 2022~2023년에는 약 700명을 충원하기도 했습니다. 올해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다만 서울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학교와 연계된 학부생을 대상으로 '얼리바인딩' 선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업무에 보다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위주로 채용할 예정이에요. 이차전지 관련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e-Battery Track' 산학장학생 제도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산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도 충원해나갈 계획입니다. ◆ 기업들의 어려운 업황, 줄어드는 채용에 우려도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업황에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신입 채용을 없애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요. 채용시장 경색은 점차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자리하고 있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작년보다 올해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경총이 진행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60%에 불과했습니다. 정유, 석유화학, 배터리 등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던 국내 산업들이 대외적 불확실성과 경쟁력 약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용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죠.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채용을 하기 어렵다"며 "채용시장 경색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025-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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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세계가 한목소리 "쓰레기 버리지 맙써"
[이코노믹데일리 어느 작가의 글귀처럼 제 어린 시절은 오롯이 제 안에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기분이 꿀꿀할 때면 어린 시절 즐겨 마시던 꼬마병 요쿠르트가 먹고 싶어져 편의점 가서 다른 거 고르는 척하다 결국 요쿠르트를 집어 나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얇은 은박지 뚜껑에 빨대를 꽂아 빨아먹는 것인데 그때는 어찌 버렸는지 기억 안 나지만 요즘은 분리수거를 철저히 합니다. 은박지 재질은 깨끗이 떼어버리고 용기와 빨대는 플라스틱 분리함에 버립니다. 집에서는 초파리가 꼬이는걸 막으려 물에 씻어서 버리는데 아직 사무실 쓰레기통은 분리수거 개념이 주택가보다 철저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국제환경 프로젝트 ‘시 서큘러(SEA Circular)’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약 98.2kg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랍니다.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2020년 기준 약 55만t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이 약 43.6%로 독일(약 65%), 오스트리아(약 56%) 대만(약 55%) 영국(약 52.5%) 등에 이어 세계적으로 높은 축에 든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협의의 장의 하나로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과 주요 행사가 19개국 고위급 대표단, 유엔환경계획, 세계자연보전연맹, 세계교통포럼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무리됐습니다.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사상 첫 국제환경 회의인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열린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 것은 1997년 이후 28년 만입니다. 올해 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공식 표어는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이었습니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4일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의 피해자인 동시에 원인 제공자이므로 문제 해결자도 우리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세계적으로 연간 4억3000만t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데 이 가운데 3분의2가 소모품으로 사용돼 곧 쓰레기로 버려진다"면서 "우리가 당장의 불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를 질식시키고 생태계, 인간의 건강, 기후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플라스틱 폐기물은 잘게 쪼개져 에베레스트 정상부터 심해까지 지구 곳곳은 물론 인간의 뇌와 모유에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네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이 두 달 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성안하고자 모일 것"이라며 "올해는 야심 차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정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도 합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 배경에는 국제사회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려 했지만 실패한 기억이 있습니다. 부산에서의 실패를 딛고 협약 성안을 모색할 추가 회의는 오는 8월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랍니다. 우리 환경부는 이번 행사에서 ‘순환경제를 위한 행동 구상(에이스 이니셔티브)’을 발표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심각하고 이를 관리할 역량은 부족하지만 개선할 의지가 있는 국가가 있다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맞춤형 사업'을 실시한다는 게 행동 구상의 골자라고 하네요. 순환경제 분야에서 외국 진출을 꿈꾸는 기업과 기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다로 가면 해양 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게 되며 이는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줍니다. 플라스틱이 분해돼 생기는 미세플라스틱은 식수, 해산물 등을 통해 인간의 몸에 축적될 수 있고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에는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사용되며, 이는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을 저해합니다. 요약하면 플라스틱은 환경과 생물, 인간 모두에게 장기적인 피해를 주는 물질입니다. 한 온라인 동영상에서 바닷속 생태계가 쓰레기로 훼손돼 물질을 해도 거둘 게 없다고 탄식하는 해녀 할머니가 “쓰레기 버리지 맙써”라고 하던 외침은 우리 모두에게 하는 호소일 겁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제주 해녀의 사례가 언급하며 “오랜 세월 바다에서 살아온 지역 공동체의 지식은 환경 변화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자 교훈”이라며 전통 지식과 과학의 결합을 통한 지속 가능한 해법의 중요성을 환기하기도 했습니다. 올여름 휴가를 어디로 가든, 쓰레기 버리는 데에는 신중할 것을 다짐해보는 초여름입니다.
2025-06-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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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달리고 화학은 멈춘다…에너지 산업의 기로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석유화학 및 에너지 업계의 주요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한수원, 프랑스 견제 넘고 체코 원전 최종 수주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4일 오후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최종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만의 성과로 한국이 대규모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계약은 원래 지난달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제기한 본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미뤄졌는데요. 체코 법원이 지난 4일 가처분을 무효화하면서 계약이 진행됐어요. 이번 사업은 한수원을 주축으로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연료, 한전KPS 등이 팀코리아를 이뤄 진행하는 사업으로 국내 원전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다소 잡음은 있었으나 체코 정부와 우리나라의 협력으로 결국 성공적으로 최종 계약을 마쳤습니다. ◆ SK이노베이션, 수장 교체로 반등 노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총괄사장을 교체하며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연말 정기인사가 아님에도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며 투톱 체제를 내세운 건 SK이노베이션의 다급함과 사업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와요. 이번 인사를 통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사장은 신임 대표이사로, 장용호 SK대표이사는 총괄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추형욱 대표이사는 지난 2021년 SK E&S 사장으로 취임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맡아왔고 지난해 SK이노베이션 합병 이후에는 시너지추진단장을 겸임한 인물이에요. 장용호 총괄사장도 SK그룹 내에서 반도체 사업, 투자 및 인수합병(M&A) 분야 업무를 담당한 핵심 인물이죠.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해 합병한 SK E&S와의 시너지를 가속화하고 실적 개선을 노릴 계획입니다. ◆ LG화학, 워터솔루션즈 매각하나... 구체화되는 소식 최근 LG화학은 담수사업 부문인 워터솔루션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요. LG화학은 여전히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4월 첫 매각설이 나온 이후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최근에는 청주 공장 노동조합 측에 워터솔루션즈 매각 결정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LG화학 청주공장에 위치한 워터솔루션즈의 주력 생산품은 RO멤브레인 필터입니다. 이 제품은 역삼투압 원리를 통해 바닷물 담수화와 산업 용수 제조, 하폐수 재이용 등에 쓰이고 있어요. 일본 도레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다 연 매출 규모가 약 2000억원대에 달하는 사업이죠. 업계에서는 쉽게 설비 청산이 어려운 석유화학 부문보다는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담수 사업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대로 사업을 넘기기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모펀드가 매각 협상 대상자인만큼 사업 유지에 대한 불안과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매각 가격은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주는 체코 원전 계약 최종 서명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지만,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부진한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 살길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눈에 띄는 일주일이기도 했습니다. 새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에너지 업계에도 활력이 찾아올까요?
2025-06-07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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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에서 리스크가 된 재활용 사업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흔들리고 있는 국내 기업의 재활용 사업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리사이클에서 리스크로, 흔들리는 재활용 사업 배터리, 석유화학 산업은 최근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들의 재활용 사업도 휘청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투자했던 재활용 사업이 기업에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사실 재활용 산업은 꽤 유망한 분야에요. 물건이 잘 팔리고 시장에 유통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폐배터리 등 재활용이 필요한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소각 등 사용 후 제품의 처리를 위해선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환경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건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버려질 제품에서 다시 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으면 핵심 원재료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어 공급망도 안정화할 수 있거든요. 비용도 줄이고 공급망도 잡고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사업인 거죠. 하지만 지금처럼 본원 사업이 침체에 빠질 경우에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친환경 사업은 아직 가공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거든요. 연구 개발을 통해 단가를 낮춰나가는 중이고 추후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재활용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겠지만 현재는 차라리 새 원료를 쓰는 게 나을 때가 많아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소비자가 재활용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측면도 있고요.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한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은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핵심 광물 가격마저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재활용 광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에요. 이로 인해 양사가 각각 300억원씩 출자했던 총 600억원의 투자금 회수는 어려워졌고, LG엔솔의 니켈 장기 공급 계약도 무산되면서 단기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을 전망입니다. SK그룹에서도 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부에 대한 매각설이 나오고 있어요. 적극적인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에서 경쟁력이 낮은 재활용 사업부들이 매각 추진, 최소 투자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죠. 기업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SK에코플랜트의 전기 및 전자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SK테스는 매각설이 나오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플라스틱 제품 재활용을 담당하는 SK지오센트릭도 매각 또는 투자 조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쁜 소식만은 아닙니다.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땐 과감한 판단을 통해 조정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니까요. 하지만 재활용 사업을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던 만큼 매각설은 본원 사업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사업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모습에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재활용 사업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투자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기업들에게 앞으로의 불황을 견딜 체력이 있는 지가 주요한 지점이 될 겁니다 LG엔솔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라이클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어요. 지난해 시행된 유럽연합(EU)의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오는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에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대응의 포석인 거죠.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이고,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리튬 12%,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됩니다. 이번 합작공장은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즈 쉬르우아즈에 지어져 오는 2027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이처럼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재활용 사업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리스크가 되어버린 리사이클 사업, 앞으로 본원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핵심 산업 영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요?
2025-05-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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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화 이건희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 회의실. 삼성그룹 임원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은 폭탄 선언을 합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그의 단호한 목소리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삼성은 국내 1위 기업이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미한 시절이었습니다. 품질은 낮고, 조직은 느리며, 관료주의가 만연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대로는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에 이렇게 '신경영'을 선포했습니다. 신경영은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었습니다. 품질을 핵심 가치로 삼고, 불량률 0.01%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디자인 혁신, 고객 중심 사고, 글로벌 인재 양성 등 기업 문화 전체가 변화의 대상이었지요. 과감한 인사 개편으로 연공서열을 깨고, 젊고 능력 있는 인재를 전진 배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후 정말 '미친 듯이' 품질에 집착했습니다. 불량 핸드폰 15만대를 직원들 앞에서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은 그러한 집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이 회장의 리더십은 ‘기술보다 품질, 규모보다 가치’란 메시지를 조직에 뿌리내리게 했지요. 그로부터 10년.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 1위에 올랐고 반도체·휴대폰에서도 글로벌 톱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경영’은 단지 혁신 캠페인이 아닌, 삼성을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DNA가 됐습니다. 그 당시 외국에 나가본 한국인이라면 해외에서 삼성 로고를 볼 때 마치 '경제 국가대표'를 보는 기분이었지요. 다시 그로부터 20년. 이 회장의 뒤를 이은지 11년째 아들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사즉생(死即生)'의 위기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최근의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 부문 뿐만 아니라 미래 사업 부진으로 그간 삼성의 대명사였던 초격차·초일류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근본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의 순간은 현실을 직시하고 그 누구보다 먼저 변화의 칼날을 들이댄 결단이었습니다. 지금 이재용 회장이 '삼성다움'으로의 복원을 요청하며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세째도 기술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선대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저만일까요? 삼성이 우리 기업의 국가대표이던 시절이 저도 그립습니다.
2025-05-19 1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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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삼성SDI, 유상증자와 책임경영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배터리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과 배터리 기업 삼성SDI의 유상증자 및 모기업의 출자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삼성SDI 최종발행가액 14만원, 삼성전자의 3340억원 출자 삼성SDI는 16일 2차 발행가액이 발표되면서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14만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조달할 자금 규모도 최초 계획했던 2조원에서 17% 감소한 약 1조65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지난 4월 8일 기준으로 결정된 1차 발행가액 주당 14만6200원, 모집총액은 1조7282억원보다 규모가 축소된 거죠. 삼성SDI는 이 자금을 미국 내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에 쓸 예정이에요. 한국 증시에서 유상증자로 인한 논란이 많지만 이번 삼성SDI 유상증자에서 경영진과 모회사는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어요. 유상증자가 발표된 이후 지난 3월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1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삼성SDI의 지분 19.58%를 보유한 최대 주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3340억원을 출자해 228만4590주를 매입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삼성SDI는 시가총액이 이미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다 보니 조달 금액도 줄어들고, 시가총액이 높은 상황과 비교하면 필요한 금액 대비 많은 주식 수 발행이 필요하다 보니 주식 수 희석이 커져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와요. 미래 성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면 주가가 이만큼 하락하기 전에 빠른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모회사의 출자 소식은 유상증자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포스코퓨처엠 1조1000억원 유상증자, 포스코홀딩스의 5256억원 출자 포스코퓨처엠도 지난 13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 구조 개선과 제조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 및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2일 구형흑연 제조공정을 국산화해 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해서 카본신소재 신설법인을 설립해 생산공장 건설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현재 음극재의 핵심 재료인 흑연은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데 아프리카 등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천연흑연을 들여와 직접 구형흑연으로 가공하고 음극재 생산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죠. 포스코퓨처엠의 이러한 계획은 오는 2027년 만료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 유예를 염두에 둔 판단이에요. 유예가 끝나면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미국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준비해두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둔 포스코퓨처엠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거죠. 업계에서는 2027년부터 전기차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이차전지 투자에 보통 2~3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마무리해두겠다는 계획입니다. 주목할 점은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 금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5256억원을 출자한다는 점입니다. 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3280억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690억원 참여 금액을 합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출자 금액은 총 9226억원 규모에 달해요. 포스코홀딩스는 주주 가치 희석 등 문제를 최대한 방지하고 책임 경영을 실행하기 위해서 대규모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한 기업거버넌스포럼 전문가는 모기업이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최소한 그러한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두 기업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이차전지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려 섞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2025-05-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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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VCT 퍼시픽 결승서 RRQ에 1-3 석패…'신흥 강호' 부상
[이코노믹데일리] 플레이오프에서 연승 가도를 달리며 결승에 선착했던 젠지가 패자조 결승에서 페이퍼 렉스를 꺾고 기세를 올린 렉스 리검 퀀(RRQ)에게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결승전에서 젠지가 RRQ에게 세트 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고 밝혔다. RRQ는 VCT 퍼시픽 참가 이래 첫 결승 진출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다크호스’에서 신흥 강호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젠지는 2024년에 이어 올해도 스테이지 1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또다시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젠지는 1세트 ‘헤이븐’에서 ‘카론’ 김원태의 오멘이 맹활약하며 13대8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경기 시작과 함께 5개 라운드를 연달아 가져간 젠지는 전반전을 8대4로 앞선 채 마무리했고 후반에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첫 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어센트’에서 펼쳐진 2세트에서는 초반 9개 라운드를 연이어 RRQ에게 내주며 수세에 몰렸으나 후반 2라운드부터 8개 라운드를 만회하며 10대11까지 맹추격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11대13으로 패하며 세트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3세트 ‘로터스’에서 젠지는 전반을 7대5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시작 후 5개 라운드를 연달아 패배하며 기세가 꺾였다. 특히 상대 ‘Jemkin’ 막심 바토로프의 요루와 ‘xffero’ 데이비드 모나긴의 바이퍼에게 결정적인 4킬을 여러 차례 허용하며 9대13으로 무너졌다. 세트 스코어 1대2로 뒤처진 젠지는 4세트 전반을 6대6 동점으로 마쳤고 후반 피스톨 라운드를 가져오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그러나 RRQ의 끈질긴 추격에 재역전을 허용하며 12, 13, 14라운드를 연이어 내주며 11대13으로 패배, 최종 준우승을 확정 지었다. VCT 퍼시픽 스테이지 1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젠지는 오는 6월 7일 막을 올리는 발로란트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한편 결승전 종료 후 진행된 VCT 퍼시픽 스테이지 2 조 추첨식에서는 강팀들이 한 조에 대거 편성되며 이른바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스테이지 1 우승팀 RRQ와 준우승팀 젠지를 비롯해 DRX, 농심 레드포스, 글로벌 이스포츠, 팀 시크릿이 알파 조에 함께 배치됐다. 특히 한국팀 3팀과 이번 스테이지 1의 1, 2, 4위 팀이 알파 조에 속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오메가 조에는 붐 이스포츠, 탈론 이스포츠, T1, 페이퍼 렉스, 제타 디비전, 데토네이션 포커스미가 편성됐다.
2025-05-12 1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