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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설비 통폐합·구조조정 논의 속...노동자의 목소리는 어디에
[이코노믹데일리] 석유화학 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더 차가운 겨울이 될 전망이다. 최근 석유화학 설비 통폐합과 업계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하청업체 노동자는 본청 근로자보다 더욱 일자리 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선 자구·후 지원' 원칙을 강하게 내세우며 10개 주요 석화기업에 연말까지 자율적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 간 협상이 진행되고 외부 컨설팅 업체와 협의체를 만드는 등 석화단지 내 사업 재편 움직임이 조금씩 포착된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할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고용 충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돼 노동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김학진 화섬식품노조 정책실장은 "여수·울산 노사민정협의회가 있지만 구체적인 고용 문제들은 논의에 오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고용 문제 파악의 첫 번째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석화단지 건설 플랜트 노동자 그리고 운송 노동자에 대한 실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취재 과정에서 기업의 '고용의 외주화'가 노사정 대화를 저해하고 있는 상황도 감지된다.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정성을 모두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호소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인원 감축이 필요할 때 원청에 직접 고용된 직원을 정리해고하기보다는 하청업체 도급 계약을 해지하는 게 더 편리하고 법적인 위험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들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생각"이라며 "원청에서 근무하는 생산 노동자들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하청업체 먼저 해고될 것이라 예상해 수수방관하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석화단지의 분위기는 마치 2016년 조선중공업의 구조조정 사태를 연상시킨다. 당시 조선업 위기가 본격화하자 구조조정이 시작돼 하청노동자 수는 급감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자료를 보면 2015년 말 13만975명의 하청노동자수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2020년 8만여명으로 감소했다. 조선중공업 구조조정은 악습으로 남았다. 조선중공업 구조조정 이후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거제를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섰고 소비 주체가 사라진 지역 경제는 '폭망'했었다. 약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선중공업 기업들이 지금까지도 인력 부족 현상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석화업계가 조선업계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사업재편안 제출을 약속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노동자 고용 보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노동자 논의가 빠진 사업재편안의 부작용은 석화산업이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도약한 후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
2025-11-06 10:34:46
한화자산운용, 기금형 퇴직연금 '한국형 모델' 청사진 제시
[이코노믹데일리]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퇴직연금 사업자와 기업 DB 담당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한화자산운용 퇴직연금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한화자산운용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 되는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대응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기업별로 분산된 퇴직연금을 하나의 통합기금 형태로 운용하여 규모의 경제·전문성·거버넌스 효율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국내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와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자산운용은 현재 기금의 장기적·안정적·효율적 운용을 위한 퇴직연금 전문운용사 체계를 검토 중이다. 퇴직연금 분야 글로벌 선두 금융사 WTW와도 협업 중이다. WTW는 영국 최초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획득한 통합기금 라이프사이트(LifeSight)를 보유한 기관이다. 이 자리에 연사로 나선 복재인 WTW 투자사업부 아시아 대표는 영국의 통합기금 구조와 투자 운용 프로세스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기금형 모델 설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복 대표는 해외 선진 기금들이 독립 이사회 중심의 전문적 거버넌스·엄격한 리스크 관리 체계·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여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고, 가입자 권익을 보호한 경험이 한국의 퇴직연금 기금전문운용사 제도 도입에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주호 경희대학교 교수는 국내 퇴직연금의 현황과 글로벌 동향을 분석하며 한국형 기금 모델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퇴직연금 제도 도입 20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정 공동 테스크포스(TF)가 구성되고, 기금형이 핵심 의제로 선정됐다"며 "각계의 진지한 논의를 통해 이번 개혁이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닌 국민 노후 보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경쟁력 있는 기금 설립의 핵심은 퇴직연금 전문 운용역량 및 거버넌스를 갖춘 기금전문운용사 선택"이라며, "영국 모델과 달리 한국형 통합기금 모델에서는 기금전문운용사가 단순 투자 실행을 넘어 제반 위원회를 통한 상위 투자 의사결정까지 담당하는 확장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운용업 고도화 추진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중심의 통합운용 방식 도입 및 연금전문자산운용사의 신설이 한국형 모델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연금은 단순한 노후자산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제도"라며 "학계·업계 전문가 분들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 한국형 모델의 방향성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05 17: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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