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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안전·하자 삼중 악재…현대건설, 품질관리 도마 위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옛 둔촌주공아파트)에서 벽면 균열이 발견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했다. 입주 8개월 만에 발생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하자를 넘어 ‘구조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31일 강동구청과 업계에 따르면 포레온 3단지 34층 복도 벽면에 길게 형성된 수평 크랙이 주민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사진을 게시한 입주민은 “하루 만에 균열이 더 커졌다는 말을 듣고 와봤다”며 “단순한 마감 문제가 아니라 무너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강동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긴급 보수작업에 나섰다. 강동구는 현대건설을 포함해 공동 시공에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에 전수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입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어 전 시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입대의는 이번 균열을 두고 △정확한 발생 위치와 원인 △기존 보수 방식의 적정성 △재발 가능성 △단지 전수조사 계획 등을 현대건설 측에 질의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균열 원인을 “마감재 수축”으로 해명했지만, 구조적 결함 여부에 대한 최종 진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밀안전진단은 콘크리트 벽체, 슬래브 등 주요 부위의 안전성을 공학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사례처럼 입주 초기 벽면 크랙으로 정밀진단이 실시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이번 균열이 예고된 문제였다고 말한다. 포레온은 2022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으로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도급액은 3조2300억원에서 4조3700억원으로, 공기 역시 42개월에서 58.5개월로 변경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지연이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당시에도 제기됐었다”고 말했다. 하자는 균열에 그치지 않는다. 포레온은 입주 전부터 ‘변기 논란’으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일부 변기 제품의 도기 크기가 시트보다 작아 소변이 튄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여성 입주민은 위생 문제뿐 아니라 방광염, 피부 트러블 등을 호소했다. 시공사는 “KS 규격을 충족한 제품”이라 해명했지만, 주민 만족도와의 괴리는 커졌다. 이 밖에도 △냉장고 공간 콘센트 누락 △인덕션 설치 공간 부족 △창호 파손 △벽지 벌어짐 △타일 탈락 등 다양한 하자가 사전점검과 입주 이후까지 이어졌다. 일부 하자는 보수 이후에도 재발해 “보수라기보다 덧칠에 가깝다”는 주민 불만도 높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연말까지 12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추가 하자보수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 포레온 사태는 현대건설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와 맞물린다. 지난 7월 16일, 경기도 오산시에서 현대건설이 시공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이 매몰되고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유사한 사고는 2018년에도 인근에서 발생한 바 있다. 경찰은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부실시공 여부를 수사 중이다. 정치적 부담도 겹쳤다. 현대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내 골프연습장 불법 증축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공사비 대납 정황도 제기했다. 최근에는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 직전 철회해 정치권 부담을 피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는 현대건설의 공공사업 참여 제한을 주장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SG 시대에 윤리경영과 안전관리 실패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 주가는 오산 사고 이후 5% 넘게 하락했다. 포레온은 지난해 11월 준공됐으며,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2억원대, 현재 입주권 시세는 30억원 수준이다. 최근 진행된 무순위청약에서는 단 4가구 모집에 22만4693명이 몰리며 5만6173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프리미엄에 의존한 분양 전략이 입주 후 품질 불만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며 “이번 사태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품질 관리 시스템 전반을 되짚어야 할 계기”라고 말했다.
2025-07-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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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메리츠·삼성화재 등 의료자문 부지급률 상승…보험금 지급 투명성 도마 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하반기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KB손해보험·DB손해보험·현대해상) 가운데 삼성·메리츠·현대해상의 의료자문 부지급률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지급 거절 사례가 늘면서 제도 운영의 투명성 부족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기준 5대 손보사의 의료자문 부지급 건수는 1,754건으로, 전년 동기(1,716건)보다 38건 늘었다. 이 기간 부지급률(단순 평균)은 8.04%로 전년 동기(7.97%)보다 소폭 증가했다. 보험사의 의료자문 제도는 보험금 지급 여부나 분쟁 발생 시, 외부 의료 전문가의 의학적 소견을 반영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장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와 보험사 간 분쟁에서 보험사가 자문 결과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사례가 늘고, 자문 기관 및 전문가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하반기 의료자문 부지급률이 10.13%로, 전년 동기(8.08%) 대비 2.05%p 증가하며 5대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료자문 실시 건수는 5,045건으로 2위에 그쳤지만, 부지급 건수는 511건으로 최다였다. 메리츠(9.4%)와 삼성화재(3.56%)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3%p, 1.51%p 상승했다. 반면, DB(7.17%)와 KB손보(9.98%)는 부지급률이 각각 2.4%p, 2.11%p 하락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료자문 결과가 실제 진료와 무관한 제3자 판단에 좌우돼 보험금 지급에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 그리고 자문기관이나 전문가의 실명 등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명성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실제 진료를 하지 않은 전문가의 자문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돼 소비자 불만이 많다"며 "의료자문 투명성 확보와 전문가 실명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황에 따라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8월 2차 보험개혁 회의에서 의료자문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해 종합·상급종합병원 전문의 중심의 중립적 자문단 구성, 자문 공시 확대, 자문 실시기관 상향 제한 등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앞으로는 자문 사유별로 부지급·일부지급 건수를 세분화하고, 자문의 편중과 남용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 공시 제도 개선도 추진될 예정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자문 기관 선정과 공시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의 개혁안이 의료자문 남용과 편중을 방지하고, 제도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06-10 0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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