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4건
-
차세대 배터리 왕좌 쟁탈전 살펴보니···차세대 소재에 '돈다발' 몰린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가 늘고 있다. 국내외 배터리 업체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배터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소재로 쓰일 희귀광물 대체품에도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삼성SDI다. 삼성SDI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올해 안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공법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모든 소재가 고체인 배터리를 말한다. 일반적인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해질이라 불리는 액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충격에 따른 누수 위험과 화재 위험성이 크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누수 위험에서 자유롭고, 부피 당 밀도가 높은 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도 일반 배터리 대비 2배가량 더 높다.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체 전해질이 핵심 소재로 뽑힌다. 에코프로비엠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씨아이에스 등이 개발 중인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일 150억원을 들여 전북 익산시에 시험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도 했다. 일단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 배터리에서 차세대 배터리 왕좌를 차지할 기회를 잡으려 한다. 리튬황은 기존 양극재 소재로 쓰이는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 대신 유황을 사용한 걸 말한다. 희귀 금속이 아닌 값싼 유황을 사용해 양극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중량 당 에너지 밀도는 일반 배터리에 비해 약 7배 더 높은 걸로 알려졌다. 리튬황 배터리의 선도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라이텐 역시 지난해 9월 세계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물류사 페덱스, 첨단 소재사 하니웰로부터 총 2억 달러(약 26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리튬 이외의 소재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중국에서 점찍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그 주인공이다. 나트륨은 리튬과 같은 주기율표 상 1족에 속해 있어 화학적으로 성질이 유사하지만, 가격은 리튬의 70~80분의 1 수준이다. 그간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도 적고 수명도 짧아 외면 받아왔지만, 중국 내부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을 위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과 BYD, 스웨덴의 배터리 제조사 알트리스 등이 뛰어들어 성능이 급격히 개선됐다. 올해 초 CATL이 공개한 1세대 모델은 에너지 밀도가 ㎏당 160와트시(Wh)로 저가형 리튬인산철 배터리(150Wh)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개발될 2세대 모델은 ㎏당 에너지 밀도를 200Wh까지 늘릴 계획이라, 고가의 삼원계 배터리 성능까지 노릴 수 있을 걸로 보인다.
2024-09-15 14:36:35
-
-
-
-
-
잊혀졌던 '배터리 블랙박스' BMS··· 청라 전기차 화재로 고도화 '속도'
㎤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일 발생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일명 '배터리 블랙박스'라 불리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이 주목받고 있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두뇌'다. 배터리 내부 전압·온도 등을 파악해 배터리 상태를 파악하고 입·출력을 관리하는 장치로, 사전 징후를 파악해 화재를 차단할 수 있다. 지난 15일 현대차·기아는 완성차 업계에선 최초로 전기차의 BMS를 공개했다. 주행하거나 충전 중일 때 배터리를 상시 진단하는 건 물론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 곧장 원격지원센터로 이 같은 사실이 전송되면 고객에게 입고 점검 및 긴급출동을 안내하는 문자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지난 14일엔 정부가 BMS를 전기차 안전 기준 중 하나로 추가하는 방안과 BMS 정보를 공개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주행 거리에 집중해 오던 배터리 업체도 BMS에 집중하고 있다. 그 동안 배터리 업체들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니켈' 비율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니켈은 NCM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리튬이온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 니켈이 많이 들어갈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올라가 주행거리와 출력을 모두 높일 수 있지만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특성이 있어 용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어 화학적 반응이 느린 코발트와 망간을 섞어 쓰고 있다. 이에 따라 NCM 배터리는 비율에 따라 523 NCM(니켈 50%, 코발트 20%, 망간 30%), 622 NCM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NCM배터리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건 안전성을 담당하는 코발트·망간 비중은 낮추고 니켈 비중은 대폭 올린 배터리가 나오면서다. 811 NCM(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배터리의 경우 화재 위험성이 523NCM , 622 NCM보다 높다. 화재 발생 시 내부 온도도 523 NCM(600℃)보다 훨씬 높은 1000~1200℃까지 상승한다. 최근엔 9반반(니켈 90%, 코발트 ½=5%, 망간 ½=5%) NCM까지 나왔다. 현재 배터리 3사는 BMS 고도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퀄컴과 함께 BMS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BMS의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관리칩(BMIC)’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자체 AI 등을 활용해 배터리 상태를 분석하는 차세대 BMS 제품을 개발했다. 김종훈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BMS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압, 온도 센서 개수를 늘려 정확하게 측정하는 등 기본적인 요소부터 충족해 나가야 한다"며 "동시에 BMS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도 양성해 BMS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보다 전기차 시장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에서도 BMS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지난 8일 발표한 '올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등록' 현황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20.8% 성장한 총 716만대의 전기차가 등록됐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432만대(60.4%)로 가장 많았고 유럽 150만대(20.9%), 북미 85만대(11.9%)가 뒤를 이었다. 중국 외 아시아는 36만대(5.0%)였다. 미국 도로안전교통국은 지난해 5월 청라 화재 사고를 유발한 벤츠 EQE 차종에 대해 BMS 결함으로 리콜을 명령했다. 영국 데이터분석 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올리버 페체닉 자동차 애널리스트도 지난 4월 미국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배터리 성능의 수준은 BMS 성능과 비례한다"며 "좋은 BMS는 배터리 내부 온도에 따라 충전·방전 속도를 모니터링하고 완충에 도달하면 모든 셀을 분리해 과충전을 막는 등 배터리를 안전하게 작동시킨다"며 BMS 성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4-08-16 18:28:46
-
-
-
-
-
-
증권플러스 비상장, 1분기 거래량 2배 가까이 급증...IPO 기업 중심으로 활황
[이코노믹데일리] 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대표 비상장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2024년 1분기 인기 비상장 주식 종목을 31일 발표했다. 첫날 시가총액 2조원을 넘기며 포문을 열었던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을 시작으로 연내 대형 IPO(기업공개)가 연이어 예고되면서 비상장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1분기 결산에 따르면, 거래건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206%, 거래금액은 190%로 늘어 거래건수와 거래금액 모두 약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PO 예정인 유망 기업들이 인기 거래 및 조회,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1월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의한 케이뱅크의 경우 인기 조회 4위, 인기 거래 7위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2024년 IPO 기대주 중 하나로 꼽히며 시가총액 약 9조원을 기록, 인기 조회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4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소재 제조업체 에스엠랩도 약진을 거듭해 인기 거래 3위, 인기 조회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안에 상장할 것"이라는 에스엠랩 관계자의 말을 미루어볼 때, 상장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글로벌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인기 거래 6위, 인기 조회 8위에 올랐고, 예상 시가총액 5조원을 자랑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 역시 인기 거래 5위, 인기 조회 7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이 밖에 1분기 인기 거래와 인기 조회 1위는 모두 지난해에 이어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수성했다. 비상장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바이오 기업 외에도 그래핀 산업화 기업 그래핀스퀘어(인기 거래 8위), 웨어러블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인기 거래 10위, 인기 조회 9위), 바이오제약 벤처 지엔티파마(인기 거래 4위, 인기 조회 2위) 등 다양한 첨단 분야 기업들이 새롭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빌링·결제 솔루션업체 페이레터, 패션 디자인플랫폼 하우스 노브랜드, 오피스 플랫폼 패스트파이브, 에듀테크 기업 단비교육의 첫 거래가 시작됐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가 2019년 11월 선보인 국내 대표 비상장 안전거래 플랫폼이다. 올해 3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153만 명, 누적 거래건수 55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 대금은 1조 4,500억원에 달한다. 업계 최초로 증권사 안전 거래 서비스를 도입해 거래 불투명성, 높은 유통 마진, 허위 매물 등 비상장 주식 거래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고 시장을 선도해왔다. 각종 투자자 보호 정책으로 안심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투자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2024년 1분기 인기 거래 순위 두나무, 에이피알, 에스엠랩, 지엔티파마, 컬리, 야놀자, 케이뱅크, 그래핀스퀘어, 비바리퍼블리카, 엔젤로보틱스 *2024년 1분기 인기 조회 순위 두나무, 지엔티파마, 에이피알, 케이뱅크, 에스엠랩, 비바리퍼블리카, 컬리, 야놀자, 엔젤로보틱스, 오톰 *2024년 1분기 시가총액 순위 (24.03.31 일자 기준가 기준 예상 시가 총액) 현대오일뱅크(10조 2700억), 비바리퍼블리카(9조 200억), 엘지씨엔에스(7조 200억), 케이뱅크(6조 6900억), 야놀자(5조 7200억), 교보생명보험(5조 6100억), 두나무(4조 5600억), 카카오모빌리티(3조 5700억), 현대엔지니어링(3조 3500억), 플랜텍(2조 8000억)
2024-05-31 15:31:27
-
-
中향한 미국발 관세폭탄··· 정부-기업 동향 파악
미국 정부는 최근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철강 등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코노믹데일리]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강도 높은 대중(對中) 규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부터 철강 전기차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역 전쟁’ 전선을 확장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향후 파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무역법 301조에 따라 무역대표부(USTR)에 철강과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약 24조6510억원) 규모에 대해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현재 25%에서 100%로 4배 인상된다. 철강·알루미늄 및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세는 25%로 올리고 반도체와 태양전지에 대한 관세도 25%에서 50%로 2배 올리는 등 고율 관세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도 보복 관세로 미국에 응수하는 동시에 우회 수출 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두 나라간 무역 충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수출입 1, 2위 국가인 상황에서 손익을 따질 수 밖에 없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양병내 통상차관보 주재로 자동차·배터리 업계와 민관합동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업종별로 두 나라간 무역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중국이 장악하던 시장을 대체하는 등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값싼 중국산 제품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산 태양광 봉쇄··· 한국 기업마다 호재와 악재 엇갈려 최근 미국이 집중적으로 관세 압박에 나선 품목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다. 미 정부는 14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틀 뒤인 16일에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면제(유예)를 끝낸다고 발표했다. 양면형 패널은 전지들을 연결해 전력을 출력하는 장치인 모듈의 앞, 뒷면에서 빛을 받아 전력을 생산하는 만큼 대형 전력 사업에 자주 사용된다. 그 동안 미국은 수입 태양광 패널에 14.25% 관세를 부과했지만 양면형 패널만큼 관세를 면제했다. 2018년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할 때만 해도 양면 패널은 점유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의 98%를 양면형이 차지했다. 양면형 패널과 함께 미 정부는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4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태양광 설비에 대한 관세 유예도 다음달 6일 종료하기로 했다. 현재 태양광 설비의 핵심 부품인 모듈의 약 80%가 이 4개 나라에서 수입되는데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중국이 우회 수출할 수 있는 통로를 사실상 막은 셈이다. 우리나라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백악관은 “양면형 태양광 패널이 미국 수입품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무역법 201조에 근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에 따라 불공정한 수입품으로부터 미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주에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신설한 한화큐셀도 미국 정부가 보호를 약속한 기업 중 하나다. 한화큐셀은 지난 2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양면형 모듈의 수입급증으로 대미투자를 위한 시장여건이 악화됐다”며 태양광패널에 대한 관세면제 폐지를 청원하기도 했다. 반대로 미국 현지에 공장이 없는 기업들은 부정적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만 관세를 매기겠다는 게 아니라 수입하는 국가들을 묶어서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이라며 “타깃은 중국이지만 관세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외국 기업을 배척하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이어 “다만 중국 브랜드의 인지도가 미국 내에서 낮아지면 한국산 패널이 중국의 수요를 조금은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으로 가지 못한 중국산 저가 태양광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정도라 어느 정도 영향은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은 크지 않아 중국산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 전기차, 미국에선 호재··· 내수 시장 잠식 우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는 중국산 전기차도 미국의 관세 규제 대상이 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기본 관세 2.5%까지 더하면 최종 관세는 102.5%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세도 현재 수준의 3배 이상인 25%로 상향한다. 현재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내용을 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 313만9000대 중 절반이 넘는 176만5000대가 중국산이었다. 업체별로 보면 BYD 전기차는 58만대가 등록돼 점유율 18.2%로 1위를 차지했다. 지리차(15만6000대), 상하이차(SAIC, 14만대)까지 합하면 중국 3사 점유율은 32.2%다. 아직까지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선 큰 힘을 못 쓰고 있지만, 미 정치권과 자동차 업계는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을 장악할 거란 우려를 꾸준히 내놨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중국산 관세 인상 조치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미국에 전기차를 수출하거나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인 곳은 현대차·기아다. 두 회사는 현재 간판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세액공제 대상에 빠졌음에도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올랐다. IRA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까지 인상하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엔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미국처럼 관세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선 여전히 중국 전기차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냥 안심할 수 만은 없다. 국내 시장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에 잠식될 수 있다. 김철수 호남대 교수는 “한국 정부도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처럼 대놓고 관세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올해부터 시행하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는 보조금을 적게 주는 방식의 정책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기대효과 적은 철강··· '엔저' 일본산에 이어 중국산까지 국내 유입 다른 업종과 달리 철강은 기대효과가 적다. 일단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을 대체할 가능성이 적어서다. 이미 한국산 철강은 미국 정부가 정한 쿼터에 맞춰 무관세 수출이 가능한 만큼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없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외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으로 중국 기업들이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으로의 수출 물량을 더 밀어내면서 포스코 등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내수 시장은 중국산과 함께 엔저 심화로 일본산 철강 제품까지 국내 유입이 늘어나면서 포화 상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각각 873만t, 561만t으로 전년보다 29.2%, 3.1%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입 철강재 중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철강이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달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철강의 경우 예전부터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선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일찌감치 다른 시장을 개척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다”면서 “중국이 미국에 가려던 물량에 대해 대체 수출처를 모색한다면 가까운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4-05-18 22:4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