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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남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자사주부터 백기사까지 '경영권 수성' 총력전
[이코노믹데일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 종료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경쟁 과열로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을 경고했지만, 양쪽 모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MBK가 지분 확보를 마치면 기존 경영진에 대한 교체 작업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고려아연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 백기사 등 경영권 사수를 위한 전방위 대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전자공시시스템을 기준으로 26일 현재 고려아연 최씨 일가와 우호 세력의 지분율은 34.0%, 영풍과 장씨 일가의 지분율은 33.1%다. 0.9% 차이에 불과하지만 MBK는 공개매수 가격으로 30일 고려아연 주식 종가(68만8000원) 보다 6만2000원 높은 75만원을 제시해 둔 상태다. 주가가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달 4일까지 유지된다면 추가 지분 확보가 유력해 보인다. 일단 MBK가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을 10% 정도만 확보해도 주주총회 안건을 처리하는 덴 문제가 없다. 통상 상장사의 주주총회 참석률은 70~80%가량인데 전체 의결 주주의 80%가 참석한다고 해도 영풍·MBK가 43.1%로 참석 주주 과반(40%)을 훌쩍 넘는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에 대항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란 카드를 준비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지만, 제3자에게 공여하는 방식을 통해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유통되는 주식이 공개매수를 통해 MBK 측에 넘어가는 걸 막는 효과도 있다. 일단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 80만원 기준으로 지분율 6%가량을 추가 확보하는 데는 약 1조3000억원이 필요하다. 지난 2분기 기준 고려아연의 현금성 자산이 2조1277억원에 달하는 만큼 매입 자체가 가능하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회사의 자금을 사용해 공개매수에 대응하는 게 적법하느냐다. 영풍·MBK는 공개매수 선언 일주일 후인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 측이 자사주 취득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에 의하면 공개매수 기간 중 공개매수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기업은 공개매수 대상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 이외의 방식으로 매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영풍과 특수관계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인데, 법원은 다음달 2일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의 '과열 우려 발언'도 고려아연에게는 부담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금감원 부원장 회의에서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공개매수는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시장에선 고려아연의 역공개매수에 대한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백기사' 출연 소식은 아직이다. 세계적 사모펀드 베인 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백기사 후보로 거론되는데 누가 어떤 조건으로 역공개매수에 나설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 관계자는 "우선 자사주 매입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린 후 결과에 따라서 여러 가지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개매수 과정 중 펼쳐진 여론전에 대해 질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려아연 측은 MBK에 대해 중국계 자본이라는 주장을, MBK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방만한 투자를 했다는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지배구조(거버넌스) 컨설팅 업체 와이즈포레스트의 천준범 대표 겸 변호사는 "이번 지분 경쟁에서 마타도어(흑색선전)나 루머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데, 적어도 회사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측에서 경영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누군가 주당 75만원에 샀다면 그 이상 가치를 높여서 팔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공개매수에 따른 경쟁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9-30 19:03:32
비방전 이어 고소장 난무하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코노믹데일리] 고려아연과 영풍 측이 비방전에 이어 고소전으로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이 지난 24일 영풍 측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경고하자 하루 뒤 영풍 측도 고려아연 경영진을 고소했다. 영풍은 24일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를 중국 자본이라고 흑색선전하더니, 일본 전범 기업에 손을 벌린다"며 고려아연을 비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기 위해 일본 종합상사인 스미토모, 네이버와 갈등을 겪은 소프트뱅크 등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풍 측은 "스미토모는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기업 287개 사 명단에 포함된 대표적 기업이다"며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알토란처럼 일궈온 메신저 ‘라인’의 장악을 시도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에서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를 두고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사들인 후 중국에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하자, 영풍에서 고려아연이 전범 기업에 손을 벌린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전범 발언에 대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의 성공을 위해 온갖 마타도어(모략)와 추측성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엔 추측성 소문을 근거로 거짓 허위사실까지 보도자료로 배포한 영풍 측에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당사를 음해한 영풍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의 고소 예고가 나온 다음날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전 고려아연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알렸다. 최 회장이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를 만들고 해외에 무리한 투자를 진행하며 고려아연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혔다는 게 이유다. 두 회사 간 고소전은 앞서 지난 20일 영풍정밀이 영풍 장형진 고문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며 시작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지분율 35.24%로 지배하는 기업이며 영풍 주식 1.85%를 보유한 영풍의 주주다. 양측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주식 가격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는 13일 공개매수가 공시된 후 주당 75만3000원으로 연중 최고치에 도달한 후 24일 종가 기준 69만9000원에 거래됐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하는 가격(66만원)보다 높아 MBK파트너스 측이 안정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게 가능할지 여부도 미지수로 남아있다.
2024-09-25 17: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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