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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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51번째 주(州)나 되지?"
[이코노믹데일리]“우리 51번째 주(州)나 되지?” 조롱인 줄 알았다. 막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무관세였던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매긴다 하자 한걸음에 미국 백악관으로 달려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트럼프가 일갈했을 때 말이다. “그린란드도 미국 땅으로 삼겠다.” 정신 나간 줄 알았다. 적국도 아닌 우방 덴마크 영토를, 식민지 시대도 아닌 21세기 느닷없이 미국 땅으로 삼겠다니 망언인 줄 알았다.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해 고급 리조트로 만들겠다.” 진짜 미쳤구나.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 정착촌 콘서트장을 급습한 이후 전쟁이 벌어져 겨우 휴전 협정이 체결돼 지금도 전운이 감도는 가자지구를 호화 리조트로 만들다니. 그럼 난민은? “이집트, 요르단이 받아.” 이집트, 요르단이 발칵 뒤집혔다. 참으로 독하고 못된 혀다. 취임 전부터 온갖 도발적 언행으로 ‘글로벌 악동’으로 불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 당시 “내가 대통령 되면 하루 만에 종전하겠다”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협상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단둘이 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2주면 러시아에 정복될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가 푸틴의 서진(西進) 야욕을 막아내는 방패로 버텨주자 서방 각국과 미국 의회에서 영상 연설을 하며 푸틴에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기립 박수를 받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그가 트럼프의 독한 혀에 오르자 하루아침에 ‘독재자 젤렌스키’로 전락했다. 전쟁 중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이다. 허세 혹은 제정신인가 싶던 그의 말들은 불행히도 지독한 현실을 지향하고 있다. 캐나다의 51번째 주 설(說)과 그린랜드 흡수 야망은 북미 전체와 북극해까지를 영해로 두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빅 피처’ 일환이었고 가자지구 리조트화(化) 관련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동의 의사를 표명해 진전을 이뤘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영화 제목처럼 트럼프의 독설은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그의 독설이 겨냥한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미 대선 유세 과정 중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출금기)’으로 불렀던 트럼프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한국이 대미 수출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연일 관세 부과를 표명, 관세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당장 시행할 듯하던 상호 관세는 오는 4월 이후로 연기,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상호 관세가 부과되면 그간 작동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무효화된다. 관세 전쟁 속에서 각국 총리나 대통령들이 자국 방어를 위해 속속 트럼프를 찾아 정상회담이나 면담을 갖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우리와 비슷한 입장인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지난 7일 트럼프를 만나 “대미 투자 규모를 1조 달러(약 144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각국의 미래가 달린 관세 전쟁 속에서 우리나라는 12‧3 사태 이후 대한민국호(號)를 조종할 함장 부재 상태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금 전투에 임하고 있는 이들은 우리 기업과 기업인이다. 이번 관세 전쟁이 끝나면 어떤 기업, 기업인이 살아남을지 모르기에 경제인들은 피가 마른다. “한국 경제가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성장 엔진을 되살릴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일 열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서 만장일치로 40대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한경협 회장의 절박한 호소가 아직도 눈앞 밥그릇 싸움에 골몰하는 정치인들에게 ‘쫌’ 들리길, 이왕이면 크게 들리길 기원한다. 골든 타임을 눈 앞에 두고 대체 언제까지 정치가 경제 발목 잡는 악습을 반복할 것인가. 나도 망언 좀 하자. 존재하되, 존재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게 지금의 한국 정치이고 정치인들이다.
2025-02-20 15: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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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예고한 트럼프…한국의 운명은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도 상호관세 사정권 안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11일 회의를 열고 상호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한 나라가 우리에게 얼마를 지불하거나 얼마를 부과하거나, 우리가 똑같이 하는 방식이다. 매우 상호주의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선거 운동 중 중국 등이 미국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역시 그 나라에 동일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은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 대한 공산품 수입에 평균 3%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상호관세는 낮은 관세율에 적용하는 미국이 자국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상대국에 동일하게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모든 교역 상대국 전체 품목에 관세를 전혀 부과하지 않는 무관세 국가가 없어 상호 관세에 적용받을 국가에 대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해 관세를 폐지한 우리나라도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한국의 경우 미국 교역 국가 중 무역적자액 상위 10위권 내 속해있다.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에 이어 8위로, 한국 대미 무역 흑자액은 지난해 557억 달러(약 81조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기준으로 관세 부과 대상을 지정한다면 한국도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극소수에 대미 관세를 적용한다. 한국은 품목 수 기준으로 99.8%, 금액 기준으로 99.1% 상품에 대미 관세를 최종 철폐했고, 미국은 품목 수와 금액 기준에 따라 대한국 관세를 전면 폐지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난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당시 양국은 98%가 넘는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철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탓에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관세 '상호주의'를 적용할 가능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마약 밀수, 불법 이민 등 경제적 목적이 아닌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관세를 활용하면서 FTA가 상호 관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관세 상호주의 근거로 대한국 무역적자액을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FTA 일종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이 발효 중인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2025-02-09 16: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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