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7건
-
1세대 화장품 기지개 켜는데…네이처리퍼블릭 '뒷걸음질'
[이코노믹데일리] 1세대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올해 상반된 성적표를 받으며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국내외 유통 채널 변화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은 K뷰티 열풍에도 우울한 모습이다. 과거와 달리 애매해진 입지와 부실한 경쟁력으로 실적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후 해외 사업 확장 등 변화에 나섰지만 불어나는 손실과 부채로 인해 회사의 존속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한 87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4배가량 불어난 2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개별 실적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네이처리퍼블릭의 3분기 매출액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4배가량 늘었다. 3분기 해외 매출 및 수출 규모는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내수 매출은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 매출실적 중 수출과 내수 비중은 각각 39.3%, 60.7%로 내수 비중이 약 1.5배 더 높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상품별 매출 비중은 스킨케어 42.7%, 팩과 마스크 17.4%, 포인트(색조) 메이크업 10.4%, 클렌징 6.6% 등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매출에서 포인트 메이크업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실적이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품목은 스킨케어다. 누적 매출은 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3분기 매출도 110억원으로 전년 147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스킨케어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 비중이 제일 높은 품목으로 실적 타격이 컸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팩과 마스크 제품 누적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역성장했다.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한 포인트 메이크업 누적 매출은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은 28억원으로 전기와 비슷한 규모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재무상태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지난 2016년부터 6년간 이어진 적자로 결손금이 쌓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64%였던 이 회사 부채비율은 2021년 4000%대까지 급증했고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 적자 고리를 잠깐 끊어냈지만, 올해 다시 실적이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1세대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2017년 이후부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한한령 여파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발길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에 대한 규제 강화로 중국 내에선 자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K뷰티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여기에 오프라인 가맹 로드숍이 중심이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19로 유통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것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실적에도 드러났다. 올해 3분기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 비중은 각각 48%, 12.8%로 4배 차이난다. 그나마 해외 판매 비중이 39.2%로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소폭 증가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해 실적이 뼈아픈 건 다른 로드숍 브랜드들이 실적 부활의 신호탄을 쐈기 때문이다. 미샤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3분기 매출 629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다. 매출은 전년 동기 653억 원 대비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억 원에서 187%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1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4%를 초과 달성했다. 토니모리도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50억원, 영업이익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58.6% 증가했다. 이들 브랜드의 실적이 엇갈린 이유는 사업 전략의 차이로 볼 수 있다. 고환율과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라 면세 채널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외 신규 채널 진출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해외 시장 확대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으며, 토니모리는 신규 채널이 성장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공식몰 외 신규 소비 창출을 위해 쿠팡, 11번가 등 플랫폼부터 무신사, 에이블리 등 버티컬 플랫폼에도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가격 안정화에 역점을 두고 온·오프라인 주력 품목의 가격 밸런스로 1020세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선 올해 2월 두바이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에 오프라인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내 추가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지 MZ세대를 타깃으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도 병행해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24-11-21 06:00:00
-
-
-
'컬리 뷰티 페스타' 개막…2050세대 발길 사로잡은 '차별점'은
[이코노믹데일리] “남편과 함께 왔어요. 설화수, 랑콤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 샘플도 많이 받고 편하게 경험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뷰티컬리의 첫 오프라인 축제 ‘컬리 뷰티 페스타 2024’에는 젊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사이 출생자)를 비롯해 많게는 X세대(1975년~1984년 사이 출생자)도 모습을 보였다. 행사에는 여성 고객뿐만 아니라 남성 고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부인 또는 여자친구와 함께 행사에 방문했거나, 뷰티에 관심이 많아 홀로 찾아온 남성 고객도 있었다.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컬리 뷰티 페스타는 뷰티컬리가 서비스 론칭 2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컬리가 새롭게 정의하는 럭셔리를 경험하고, 내게 가장 좋은 것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의 기쁨을 전하고자 기획됐다. 행사에는 랑콤, 바비 브라운, 시슬리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참여한 ‘프레스티지관’과 브이티, 엠플앤, 프란츠 등 중소기업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이노베이션관’까지 총 2개관에 9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 중 약 30여개 브랜드는 오프라인 뷰티 행사에 처음 참여하는 브랜드로 타사 뷰티 행사 대비 차별점을 뒀다. 프랑스 더마 브랜드인 라로제, 프란츠, 뮤스템, 피토메르, 러쉬 등이다. 참여 브랜드들은 단순히 베스트셀러나 신상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고유한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헤어‧메이크업 쇼, 두피 진단, 피부별 맞춤 솔루션 제시 등 개성있는 부스로 고객들을 맞이했다. 또한 샘플뿐만 아니라 정품 증정 등 통큰 선물을 준비했다. 이노베이션관의 6개 존을 모두 방문해 리플렛에 도장을 찍으면 선물도 받아갈 수 있다. 더마, 이너뷰티 등으로 카테고리를 섬세하게 나눴지만 많은 남성 고객들이 방문했음에도 맨즈 코너가 따로 마련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뷰티 페스타는 넓은 면적으로 쾌적한 분위기에서 운영됐다. 원활한 부스 운영을 돕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씩 운영시간을 나눴다. 컬리 관계자는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는 준비 시간을 둬 행사 피로도를 낮추고자 했다”며 “입장권도 날짜별, 시간대별로 분리 판매하고 티켓 수도 제한을 둬 편안하고 쾌적한 고객 경험 보장을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행사장 공간 연출도 특별했다. 자신만의 럭셔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입장존은 긴 런웨이처럼 구성했다. 행사 내부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포토부스도 설치했다. 또 방문객에게 감사와 환영의 의미를 전하고자 플라워 바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날 컬리 뷰티 페스타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 첫 날인 10일에는 오픈 1시간 만에 2000여명의 고객이 몰리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 부스에서는 고객 증정 화장품이 금새 동나기도 했다. 정가 기준 이노베이션관 티켓은 3만원, 프레스티지&이노베이션관 통합 티켓 가격은 5만원이다. 현재 프레스티지&이노베이션 티켓이 매진된 상황이지만, 해당 티켓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자 컬리는 이날부터 3일간 소량의 티켓을 온라인에서 추가 판매할 예정이다. 컬리는 얼리버드 1, 2차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된 만큼, 4일간 약 2만명의 고객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재훈 컬리 최고커머스책임자는 “뷰티컬리는 앞으로도 뛰어난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좋은 브랜드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별해 믿고 사는 뷰티 전문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 2022년 ‘뷰티컬리’를 론칭한 뒤 뷰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현재 뷰티컬리에 입점된 브랜드 수만 1000여개가 넘는다. 2년간의 뷰티컬리 실적은 준수한 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뷰티컬리의 누적 거래액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주문 건수는 1100만건, 누적 주문 고객 수는 850만명을 각각 넘어섰다. 컬리 전체 매출에서 뷰티컬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10∼20대를 주력 고객으로 둔 CJ올리브영이나 무신사와 달리 컬리는 구매력이 높은 30∼40대 비중이 전체 고객의 70∼80% 달한다는 점은 미래 성장 가능성에 유리한 지표다.
2024-10-11 18:24:34
-
22대 국회 첫 국감 임박…도마 오른 유통기업 살펴보니
[이코노믹데일리] 2024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국정운영 전반을 감시해 문제점을 적발하고 시정에 이르게 하는 것이 국감의 본래 목적이지만, 기업 불법 행위 감시라는 명분에 여러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소환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사건사고가 많았던 기업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기업의 CEO가 참석할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2024년 국정감사는 다음 달 7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아직 상임위별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곧 일정이 확정될 전망이다. 상임위별 세부일정이 확정되면 피감기관별 주요 주제와 그에 따른 국감 증인과 참고인 채택 여부도 정해진다. 올해 국감에서 유통업계와 관련된 주제로는 △배달앱 수수료 △티메프 사태 △온·오프라인 플랫폼의 입점사 갑질 등이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배달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대표이사 등을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소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배달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배민이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를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배민배달(배민 자체 라이더를 통한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 인상했다.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종전 대비 3%포인트 올린 것으로, 경쟁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9.8%)·요기요(9.7%)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외식업계는 이들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이 96%를 넘는 수준으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중개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입점 업주들과 협의가 없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결성한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배달앱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공정위도 배민의 수수료 인상 발표 이후 배민을 비롯해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운영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만큼 오는 국감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질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쿠팡은 쿠팡이츠와 더불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감장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크다. 쿠팡은 이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16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자회사인 CPLB는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티메프 사태가 정부 기관의 관리·감독 부실에서 야기됐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이번 국감에서도 주요 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티메프의 미정산 대금 규모는 1조3700억원, 피해업체는 4만8124개사에 달한다. 티메프와 관련된 국감에서는 사전에 사태를 막지 못한 정부 기관에 대한 책임성,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막기 위한 입법 등 대책 마련, 이커머스 업계의 재무 건전성 등에 대한 성토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입점 업체를 상대로 한 플랫폼의 갑질도 논란인 만큼 국감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다른 납품업체가 경쟁사의 판촉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공정위에서 19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으나, 이달 같은 혐의로 또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무신사 역시 입점 브랜드의 타 플랫폼 입점을 제한하고 자사에 유리한 수준으로 가격책정과 재고관리를 하게 했다는 의혹으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플랫폼 업체의 비슷한 ‘갑질’ 이어지는 상황에서 감독 당국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관련 부처 역시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4-09-24 06:00:00
-
-
-
-
-
-
'제2 티메프 사태' 터질까…이커머스 업계 재무 건전성 현주소는
[이코노믹데일리] “티몬과 위메프에는 재무조직이 없고, 큐텐테크놀로지(큐텐테크)를 용역해 재무를 위탁하고 있는데, 재무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어서 (재무 상황을) 모릅니다.” (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촉발된 이커머스 업계의 재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갚아야 하는 빚과 비교해 판매대금으로 지급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않으면 자칫 ‘제2의 티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티메프의 경우 내부에 재무조직이 없어 모회사 큐텐이 재무관리를 총괄했는데 티몬·위메프 대표가 회사의 재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기형적 구조로 운영됐다. 이에 지난 30일 국회 정무위에서는 느슨한 규제와 관리 감독이 도마에 오르며 당장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이커머스 가운데 티메프의 단기현금 비중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무신사, 쿠팡 등 자체 PG사를 운영하는 주요 대형 이커머스 및 자회사 7곳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대비 유동성 비율은 대부분 금감원 기준인 50% 이상을 충족하고 있었다. 지마켓(112%), 쿠팡페이(107%), 쓱닷컴(133%), 11번가(91%)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의 전자금융업자 경영지도 기준에 따르면 유동비율(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 비중)은 50% 이상이어야 한다. 또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 안되며 납입자본금과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20%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티몬(2022년)과 위메프(지난해)의 유동비율은 각각 18%, 19%였다. 양사 모두 자산대비 부채가 더 많았고, 자기자본금보다 미상환잔액 비중이 높았다. 티몬과 위메프의 현금성 자산 비율은 각각 1%, 2%에 불과했다. 금감원 경영지도 기준 이상으로 리스크에 대비하는 업체도 있다. 단기상환 가능한 현금비율(유동부채를 현금성 자산으로 나눈 값)을 기준으로 보면 쿠팡페이는 81% 수준이다. 단기상환 가능한 현금비율이 80% 이상인 업체는 1년안에 갚아야 하는 돈이 1억원이면 당장 오늘 내일 중 80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상환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지마켓은 56%, 컬리페이는 35% 수준이었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한 자릿수로 나타났다. 이번 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에 대한 재무와 자산건전성 감독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30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처음 공개된 티메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각각 맺었던 경영개선협약(MOU)이 사실상 허울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MOU에는 △경영지도비율 개선 의무 △경영개선계획의 성실한 이행 및 이행실적 보고 △경영개선계획의 수정 △경영개선계획 불이행시 조치 △MOU 효력발생 및 유효기간 △경영지도비율 개선 목표치 등이 담겼다. 티몬과 위메프는 매 분기마다 목표 유동성 비율을 제시했지만 결과는 그에 못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양사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주의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회사 측과 2차 MOU를 맺으면서 ‘사업자에게 미상환, 미정산 잔액 보호조치(신탁, 보증보험 등) 방법을 강구하고 노력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3년 내 비율 미준수시 분사를 유동하는 등으로 경영개선계획을 보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미정산잔액 보호조치는 수반되지 않았다. 이에 이커머스 업계의 판매자에 대한 정산주기, 자율규제 영역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전자상거래업에는 판매자에 대한 정산주기와 판매대금 보관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입법 추진과 판매대금 유용을 막기 위해 에스크로 도입을 하는 것도 한번 (입법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2024-08-01 18:26:07
-
-
-
K-플랫폼 기업들, 한류 열풍 타고 북미 시장 진출 박차
[이코노믹데일리] 한류의 세계적인 열풍이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이 기회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팝의 세계적 인기에 이어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이 이어지면서 한류의 영향력이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네이버웹툰, 야놀자, 무신사 등 K-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특히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7일 'WBTN'이라는 종목 코드로 미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26억7000만 달러(약 3조7000만원)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웹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월간 사용자 수가 8,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웹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야놀자도 미국 상장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다음 달 내로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놀자의 목표 기업가치는 70~90억 달러(약 10~12조원)에 달하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야놀자는 한국의 숙박 문화와 여행 트렌드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며, K-여행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최근 2년간 인앱 결제액 6500만 달러(약 894억원)를 기록하며, 웹툰과 웹소설을 함께 서비스하는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엔터의 대표적인 IP인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를 기록하며 한국 웹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무신사는 현재 13개국에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미국과 캐나다도 포함되어 있다. 글로벌 스토어에는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 로우클래식 등 약 100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K-패션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 국가에서 이미 인기를 얻고 있는 K-패션을 북미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패션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K-플랫폼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은 한류의 영향력 확대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K-팝과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웹툰, 패션, 여행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면서,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법이 국내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전 지정 제도'로 인해 국내 기업만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한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중국 플랫폼의 국내 침투, 일본의 라인 경영권 침탈 등 국내 플랫폼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국내 플랫폼을 보호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K-플랫폼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은 한류의 세계적 인기와 함께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규제 환경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류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한 K-플랫폼 기업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024-06-26 18:33:27
-
"이번엔 초저가 옷이다"…中 패션 플랫폼 쉬인, 韓 시장 '메기' 될까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안정적인 시장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쉬인은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삼대장 중 하나로 중국산 의류를 ‘초저가’에 판매해 글로벌 시장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가격 대비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쉬인이 한국 패션 플랫폼 등을 제치고 공격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조·유통일괄형(SPA) 패션업체 쉬인은 지난 20일 배우 김유정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지난달에는 김유정과 자체 브랜드(PB) ‘데이지’(DAZY) 화보를 촬영한 것에 이어 최근 국내 패션 업체들과 접촉해 입점을 제안하는 등 국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쉬인은 5달러 스커트, 9달러 청바지 등 저렴하면서 유행에 맞춘 제품을 판매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쉬인은 현재 중국을 제외한 150여 국가에서 패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순이익은 약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다.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쉬인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66만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년 만에 약 5배 증가한 수치다. 무신사(524만명), 에이블리(489만명), 지그재그(294만명)에 비해 사용자가 적지만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포스티(63만명), 국내 토종 앱 브랜디(48만명) 등을 이미 제쳤다. 쉬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트렌드의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옷의 가격은 2000원부터다. 배송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소비자가 옷을 주문하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를 보내주는데, 배송기간은 무료 배송을 선택할 시 10~14일, 특급배송(3000원)을 선택하면 5~7일 걸린다. 일각에서는 쉬인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에는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다 판매하는 동대문 셀러 비중이 높은데, 쉬인에선 이들보다 더 싸게 팔기 때문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패션 부문에서 상당수 중국산을 판매하고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쉬인은 국내 패션 브랜드 업체와 접촉해 “상품을 글로벌망을 통해 판매하자”며 입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렴하다고 구매하는 경향이 없기 때문에 가격 대비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쉬인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대체로 저렴하지만 품질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쉬인은 최근 다른 중국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테무와 안전성,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가방 등 가죽제품 8개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나왔다. 어린이용 가죽가방 4개 중 1개 제품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 대비 1.2배 초과 검출됐고 나머지 3개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대 153배 검출됐다. 이 중 2개 제품은 중금속 함유량도 기준치를 넘었다. 쉬인은 한국 소비자를 늘리기 위해 현재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배우 김유정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고 그가 직접 코디한 옷을 선보이는 것도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쉬인 코리아 마케팅 담당자 보니 리우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들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21 18: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