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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2분기 실적 발표 시작…'주주환원책' 관전 포인트
[이코노믹데일리] 주요 금융지주가 이번 주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지난 1분기에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이 발목을 잡은 가운데 이번에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에 맞춰 또 다른 주주환원책을 선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3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우리금융, 26일에는 신한·하나금융 등이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순이익에 홍콩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충당부채 규모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그룹의 실제 경영 체력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2분기는 홍콩ELS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확한 이익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 모두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신한금융에 뺏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983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4928억원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영업이익 1조854억원, 당기순이익 1조33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2분기 영업이익 1조3172억원, 당기순이익 991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금융은 영업이익 1조881억원, 당기순이익 8034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을 것으로 봤다. 이런 배경에는 홍콩H지수 반등, 시중금리 하락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 부담이 상쇄된 점이 꼽힌다. 아울러 은행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상반기에 홍콩ELS 관련 환입금을 반영하지 않았는데도 대손비용 부담이 줄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국민·신한·하나은행은 H지수 5100포인트 수준에서 배상액을 반영했는데, 최근 지수는 6400포인트를 상회하는 만큼 충당금 중 최소 30% 환입금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주들이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자사주 매입·소각, 현금배당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KB금융의 경우는 주가가 최대 55% 이상 뛰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2024-07-22 16:42:34
"화재·누수 예상 배상액은?" 삼성화재, '우리집 위험 분석' 서비스 개시
[이코노믹데일리] 삼성화재가 아파트 생활 지원 플랫폼인 아파트아이와 협업해 '우리집 위험 분석'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12일 밝혔다. 아파트아이 애플리케이션(앱) 홈 화면에 '우리집 위험 분석' 아이콘을 클릭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아파트아이 가입 가능한 아파트 해당·연립 오피스텔은 불가능)에서 거주지 유사 평형의 화재 및 누수 발생 시 예상되는 피해액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피해로 인해 주변 이웃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 예상 배상액도 함께 제공된다. 해당 서비스는 삼성화재가 개발한 주택 화재·누수·배상 피해액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최근 10년간 주택화재보험 피해액 데이터에 기반해 거주지에서 유사한 사고 발생 시 예상 피해액을 제공한다. 아울러 아파트아이 고객은 2년마다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소방세대 자체 점검'을 앱 내에서 완료한 후 아파트아이 전용 주택화재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입력 정보 간소화 프로세스를 적용해 기입력된 정보로 빠르게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고, 자가 소유 중인 아파트 평수 84㎡ 기준 약 3900원 수준의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다.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관계자는 "고객 주거 생활의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해 안전한 공동주택 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기술 활용 및 다양한 외부 앱·서비스와의 협업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4-06-12 16:55:54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
[이코노믹데일리] 1995년의 일이다.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 앞마당엔 휴대폰과 팩스 15만대가 쌓여 있었다. 2000여명의 삼성전자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가 500억원 상당의 애니콜 휴대폰에 불이 붙었다. 정확히 말하면, '불량' 애니콜이었다. 당시 삼성은 시장을 장악한 모토로라 휴대폰을 따라잡겠다며 생산량을 늘리는 데 급급했다. 질보다 양에 치중하면서 휴대폰 불량률은 11.8%까지 치솟았다. 격노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시중에 나간 제품을 모조리 회수해 공장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태워 없애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날의 사건을 '애니콜 화형식'이라 말했고 훗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게 된 ‘갤럭시 신화’를 이끄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1년엔 '인사'라는 방식으로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 선대회장이 삼성의 연말 인사 관례를 깨고 7월 1일 주요 계열사 사장과 임원을 교체했다. 깜짝 인사라고는 하지만 예고편은 있었다. 이 선대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사내 게시판에 남긴 “앞으로 10년 이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글에는 위기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당시 삼성은 LCD 사업부가 패널 수익성 감소 등으로 적자를 내고 있었다. 인사의 이유도 ‘실적 부진’이었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장이던 장원기 사장을 경질하면서 LCD 사업부를 메모리·시스템LSI 등 반도체 사업부와 묶었다.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 총괄은 그렇게 신설됐다. 현재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을 이끄는 DS부문의 출발이었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때면 ’화형식‘과 ’불시 인사‘로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주며 기회를 잡은 삼성은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말과 오버랩된다. 케네디는 “중국인은 '위기(危機)'를 두 글자로 쓴다. 첫 자는 위험(危)의 의미, 두 번째 글자는 기회(機)의 의미”라며 “위기 속에서 위험을 경계하되 기회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위기는 기회’라는 말로 쓰이게 됐다. 최근 삼성은 ‘위기’라는 단어를 또 다시 꺼냈다. 예고되지 않은 인사를 단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이재용 회장이 이번 인사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일단 삼성전자의 매출을 이끄는 반도체는 말 그대로 기업부터 국가까지 참전하는 글로벌 전쟁터가 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 장벽을 높여 견제하는 동시에 자국 반도체 산업에 도움이 된다면 외국 기업이라도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유럽의 국가들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엔비디아나 대만의 TSMC가 전 세계 기업과 국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사이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던 삼성은 밀리고 있다. 한국 패싱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 사정도 좋지 않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1969년 삼성전자 창립 후 첫 파업인데 하필 조합원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의 2심 재판도 지난 27일부터 시작됐다. 올 초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한숨 돌리던 차에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분쟁 중재(ISDS)에서 승소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판결이어서다. 지난해 같은 이유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기한 소송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재판정문에 적시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간 '공모' 사실을 메이슨 판정문에는 명확히 담아 2심에도 악영향을 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상액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위험한 이슈들이 혼재돼 있는데도 삼성 내부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단순히 실적 문제라기보다 분위기를 쇄신할 강한 인물로 교체한 것”이라며 위기론을 애써 축소하고 있다.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는 영국 윈스턴 처칠의 말을 삼성에 건네고 싶은 이유다. 지금 삼성은 낙관주의자가 될 것인지, 비관주의자가 될 것인지 판단해야 할 때라는 얘기와 함께.
2024-05-29 17:41:08
수천억 혈세 투입, 침묵하는 삼성…'구상권 청구' 목소리
[이코노믹데일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투자자-국가 분쟁 중재(ISDS)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메이슨 매니지먼트 등 두 곳에 연달아 패소하면서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됐다. 사태의 당사자 격인 삼성전자가 침묵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는 지난 15일 메이슨 사건을 다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문이 공개된 직후 핵심 당사자인 삼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금전적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엇의 경우 지난해 PCA 판정문에 공개된 배상금은 손실 원금을 포함해 총 1억1130만 달러(약 1507억원)였다. 이후 법무부가 결과에 불복하면서 영국 런던 법원에 취소 소송을 낸 사이 지연 이자까지 발생했다. 22일 현재 배상금은 1억1630만 달러가 됐다. 11개월 여 만에 우리 돈으로 67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엘리엇은 삼성물산에게서 받은 합병 손실 합의금 659억원에 대한 이자 문제로 별도 민사 소송을 벌이고 있고 삼성물산 국내 주주들도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손실을 봤다며 이 회장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시간이 흐를 수록 우리 정부가 지불해야 할 배상금이 늘어나면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민의 혈세를 털어 삼성 합병 비용을 대신 낸다'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삼성과 이 회장 측은 '직접적인 분쟁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침묵에 자신감을 더한 건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다룬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회장에 적용된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19개에 이르는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1대 0.35)을 산정할 당시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고의가 아니었다는 논리였다. 1심 무죄 판결은 합병의 절차적 결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이 회장을 떼어낸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의 입장은 재판정에서 변호인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후 잠시 잦아들었던 삼성과 이 회장을 향한 책임론은 메이슨 사건 판정문 공개를 계기로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엘리엇 판정문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간 '공모' 사실이 메이슨 판정문에 담기면서 구상권 청구에 힘이 실렸다. PCA는 한국 정부가 메이슨에 800억원 가량을 배상하라고 주문하면서 과거 박 전 대통령과 이 회장 간 청탁이 오갔다고 봤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데에는 보건복지부와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행위 이면에 이 회장의 청탁이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 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는 "메이슨 사건에서 PCA는 이재용 회장을 정확히 짚었다"며 "판정문을 보면 커먼 언더스탠드(공동의 이해), 즉 형사적인 의미로 '공모'가 있었고 이 회장이 청탁의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이 회장이 헤지펀드 배상금에 관해 함구하는 사이 정부가 엘리엇과 함께 메이슨에 물어줘야 할 돈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2일 기준으로 두 헤지펀드에 지불할 금액은 총 2400억원에 육박한다. 배상금은 지급이 늦어질수록 연 이율 5% 복리로 늘어나 5년 뒤에는 3000억원을 넘어설 거라는 계산도 나왔다(관련 기사 : 메이슨 판정문에 등장한 '공모'…이재용 '무죄', 2심서 뒤집힐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부가 우선 엘리엇·메이슨에 배상금을 지급한 뒤 삼성과 이 회장에 구상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은정 첨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배상액을 한국 정부가 부담할 게 아니라 불법에 가담하고 이득을 취한 자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엘리엇 ISDS 판정에 불복한 이상 구상권 행사 여부는 미지수다. 오는 27일 시작되는 이 회장 항소심 결과도 변수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구상 청구가 가능하려면 그 이전 단계의 판결이나 결정에 당사자의 책임이 명시돼야 하는데, 형사 책임이 없으면 민사 책임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024-05-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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