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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유사성 문제…게임 흥행 공식과 모방의 경계
[이코노믹데일리]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익숙함을 느끼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익숙함은 곧 흥행의 안전장치가 되지만 동시에 모방 논란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의 사전 등록을 시작하며 출시를 예고했다. 공개된 영상과 플레이 화면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전투 방식과 화면 구성,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슈퍼셀의 '브롤스타즈'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릭터를 조작해 짧은 시간 동안 난전 형태의 전투를 벌이는 구조, 상단 시점의 화면 구성, UI 등이 유사하다. 게임 업계에서 이 같은 장르적 유사성 논란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특정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비슷한 전투 방식과 시점, 플레이 구조를 채택한 작품이 잇따라 등장하는 흐름은 반복돼 왔다. 과거 배틀로얄, 자동전투 RPG, 하이퍼 캐주얼 장르가 급속도로 확산됐던 과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사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임의 기본 규칙이나 전투 시스템, 조작 방식 등은 아이디어 영역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구체적 표현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스토리, 특정 이미지 자산이 아닌 이상 법적으로 모방을 입증하기 까다로운 구조다. 장르적 유사성은 위법과는 별개로 창의성과 차별성의 문제로 남는다. 해당 문제를 장르의 진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일한 틀 위에서 캐릭터성, 세계관, 세부 규칙을 달리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산업의 역사였다는 논지이다. 반면 이를 계속 용인할 시 창의적 도전이 위축되고 시장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장르적 유사성 논란은 흥행 공식과 창작 윤리의 경계에서 반복되는 질문이다. 현행 저작권 체계 아래에서는 게임 시스템 자체에 대한 보호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법적 판단보다는 시장의 평가와 이용자의 선택이 사실상 기준이 된다. 성공을 증명한 공식이 또 다른 성공을 낳는 구조 속에서 모방과 진화의 경계는 앞으로도 계속 논쟁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2026-02-14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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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승리, 가문의 패배…구광모 회장이 새겨야 할 것
법은 차갑다. 증거와 절차, 문서와 진술에 따라 판단한다. 이번 LG가 상속 소송 1심 판결도 그 원칙을 따랐다. 재산분할 협의는 유효했고 기망은 인정되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은 법적으로 승소했다. 그러나 기업은 법정의 언어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특히 ‘가문’이라는 상징을 짊어진 한국 대기업 총수라면 더욱 그렇다. 법적 승소가 모든 책임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질문은 이제부터다. 왜 LG가 오랫동안 지켜온 질서와 전통이 법원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가. LG는 한국 재계에서 오랫동안 예외적인 존재로 불려왔다. 다른 그룹에서 반복돼온 형제 간 분쟁과 달리 비교적 조용한 승계와 절제된 갈등 관리, 원칙을 중시하는 문화가 LG의 정체성이었다. 장자 승계의 관행은 안정적으로 이어졌고 가족 간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 이미지는 단순한 미담이 아니었다. 기업 경영에서 예측 가능성과 내부 안정성은 곧 신뢰다. 투자자와 시장은 실적뿐 아니라 지배구조의 품격을 본다. LG는 그 품격을 중요한 무형 자산으로 축적해왔다. 이번 소송은 그 자산에 균열을 냈다. 상속 문제로 가족이 법정에서 다퉜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을 흔들었다. 경영권을 둘러싼 노골적 충돌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LG에는 갈등이 없다”는 인식은 더 이상 온전하지 않다. 법적 결론과는 별개로, 사회적 평가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상속은 본질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거액의 재산이 걸린 상황에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그것 자체가 곧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문제는 과정과 리더십이다. 총수는 단순한 상속인이 아니다. 가문과 기업의 얼굴이다. 법적 정당성뿐 아니라 도덕적 설득력과 관계의 품격까지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은 법률적 하자의 유무가 아니라 내부 신뢰의 균열이다. 협의가 있었다고 해도, 왜 그 협의가 수년 뒤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성찰은 남는다. 법원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지만 사회는 “왜 법정까지 갔는가”를 묻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의 기본 원칙은 분명하다. 투명성과 소통이 갈등을 줄인다. 오너 기업일수록 그 중요성은 더 크다. 총수의 권한은 막강하지만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내부 합의가 외부에서 의심받는 단계까지 간 것은 결과적으로 리더십의 상처로 남는다. 더욱이 LG는 ‘조용한 리더십’을 하나의 브랜드로 삼아왔다. 공격적 경영보다 안정적 성장, 분쟁보다 합의를 중시해왔다. 그 전통이 이번 사안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물론 법정 다툼의 모든 책임을 총수 개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 가족 간 갈등은 본질적으로 복잡하다. 그러나 총수의 자리는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자리다. 법적 승소는 최소한의 조건일 뿐, 도덕적 권위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세계 시장에서 ESG와 거버넌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너 리스크에 민감하다. 가족 분쟁은 곧 경영 안정성에 대한 의문으로 번지기 쉽다. 이번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신뢰의 손상은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LG는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 친환경 소재 등 미래 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아무리 확장돼도 신뢰가 흔들리면 기업의 무게는 가벼워진다. 신뢰는 공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고 한 번 금이 가면 회복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구광모 회장은 비교적 젊은 총수로 세대교체의 상징이었다. 디지털 전환과 미래 사업을 앞세워 새로운 LG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가문의 전통과 내부 통합을 지켜냈어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리더십은 법의 최소선을 넘어서는 책임을 요구한다. 이번 사안은 한 개인의 승패를 넘어 한국 오너 기업 문화에 질문을 던진다. 지속 가능하려면 권한만큼 투명성과 설득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LG가 오랫동안 지켜온 품격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상징은 반복될 때 힘을 잃는다. “LG는 다르다”는 말이 더 이상 자동으로 나오지 않는 순간 그것이 가장 큰 손실이다. 법정에서의 승리는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나 기업의 진짜 평가는 시장과 사회의 기억 속에 남는다. 구 회장이 이번 일을 단순한 법적 승소로 정리한다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클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니라 성찰이다. 가문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내부 소통을 어떻게 재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총수의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책임의 자리다. 법정의 문은 닫혔을지 몰라도 사회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6-02-12 17: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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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소수주주연대, 주주연대로 확장…"거버넌스 절차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앤컴퍼니 소수주주연대가 주주연대로 확장 전환했다. 특정 지분 규모나 개인에 한정되지 않고, 회사 가치와 주주권 보호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모든 주주에게 열려 있는 연대체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앤컴퍼니 소수주주연대는 11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최근 법원이 조현범 회장의 이사 보수와 관련한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회사의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주주들의 문의와 참여 요청이 이어져 조직의 성격을 '소수주주연대'에서 '주주연대'로 확대·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적정성과 이사회 견제 기능, 이사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소수주주를 넘어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과 문의가 연대에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지난해 하반기 결성된 소수주주연대를 모태로, 이사 보수 및 책임 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과 관련 제도 개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조현식 전 고문도 소수주주연대의 입장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연대 측은 설명했다. 연대는 주주들의 의견과 법원 판결의 취지를 바탕으로 향후 대응과 방향을 판단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앞서 법원은 조현범 회장이 이해관계인임에도 보수 한도 승인 과정에 관여한 점 등을 문제 삼아, 해당 보수 결의가 상법상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를 취소했다. 연대는 "이번 판결은 단순한 보수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사 보수 결의 과정 자체의 공정성과 절차적 적법성이 훼손될 경우 주주총회 결의도 효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연대 법률대리인 김학유 변호사는 "조현범 회장 보수 결의 취소 판결을 계기로 주주들 사이에서 이사회 운영과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에 따라 연대 역시 보다 포괄적인 주주 참여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주연대는 향후 확대된 연대 구조를 바탕으로, 사외이사 추천을 포함해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 이사 책임과 보수 결정 구조에 대한 점검,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 등 주주로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 전반에 대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주연대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이사 보수 및 책임에 대한 주주총회 안건 제안 등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방안을 검토·준비 중이며, 관련 안건은 향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으로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회사로,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단일 법인을 넘어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며 "핵심 타이어 사업부문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한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시장 신뢰와 주주권 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이사 보수 결의가 형식적 절차를 갖췄다고 해서 곧바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해관계인의 관여 여부와 결의 과정의 공정성이 핵심 판단 요소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연대는 "앞으로도 조현범 회장 보수 결의 취소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면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가치 제고와 주주권 보호를 위한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주주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6-02-11 10: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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