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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건설 불공정 계약 관행 손본다…'건산법' 개정안 발의
[이코노믹데일리] 민간 건설공사 현장에서 관행처럼 반복돼 온 불공정 계약에 제동을 걸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로 한정돼 있던 기존 법 기준을 완화해 부당한 특약을 보다 폭넓게 무효로 보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국회의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6일 밝혔다. 민간 건설공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공정 계약을 예방하기 위해 부당한 특약의 무효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 도급계약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한해 해당 특약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하는 계약금액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민간공사 현장에서는 수급인에게 책임과 비용을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계약이 여전히 관행적으로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저성’ 요건이 지나치게 협소해 실질적인 보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더라도 불공정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불공정 계약의 판단 기준을‘당사자 일방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로 완화했다. 형식적으로 합의된 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한쪽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특약이라면 무효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넓힌 것이다. 염태영 의원은 “민간 건설현장에서는 여전히 수급인에게 책임과 부담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계약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현저성’이라는 높은 문턱 때문에 방치돼 왔던 불공정 계약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다”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민간공사 계약 단계에서의 협상 구조와 계약 관행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01-06 15:32:20
체코 원전, 산자위 국감 '불쏘시개'...불평등 협정 vs 정상 계약
[이코노믹데일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올해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의 공개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격화된 갈등은 산자위 국감을 두 번 중단하게 만드는 혼돈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철규 국회 산자위원장은 13일 오전 11시 6분경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 속개 선언 이후 1시간 뒤인 오후 12시 6분경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당초 국감은 오전 10시 개시 예정이었으나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로 대립하면서 시간이 지체됐고 10시 46분경에 감사가 개시됐으나 또다시 중지됐다. 두 번째 감사 중지는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올해 1월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불공정 계약 논란'을 둘러싼 합의문 공개 여부를 다투면서 발생했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계약이 '매국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남긴 문제를 현 정부가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강승규 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공방이 이어지며 감사가 중지됐다. 합의문에는 원전 수출 시마다 거액의 기술료 지급 및 부품 구매 강제와 북미, 유럽 등 주요 원전 시장 진출 포기를 비롯해 차세대 원자로 기술을 독자적으로 수출할 때도 웨스팅하우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나라가 수주한 체코 원전 사업이 향후 수십 년간 한국 원전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족쇄 계약'이란 비판을 받았다. 재개시된 감사에서 정진욱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이 직접 압박해 불평등 협정을 체결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된 한수원 이사회 회의록, 대통령실 지시 관련 문서 등의 즉각적인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측은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며 응수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어떤 내용이 매국 계약인지 원본을 제출해달라"면서 "국민들에게 내용을 샅샅이 공개해 매국 계약인지 국익을 위한 계약인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규 산자위원장도 "야당은 국익이 걸린 문제이니 비공개하자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하라고 요청한다"며 "장관이 (의원들을 따로 만나 비공개 사유를 설명했지만) 납득시키지 못한 것 같다. 위원회 의결을 해서 합의문을 공개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제안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면서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합의문 공개 여부는 국감장 이슈로 지속 부각됐다. 이철규 산자위원장의 제안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합의 경위를 파악하겠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다가 "(산업부·한수원의 설명에) 이 정도면 만족하다는 위원들이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가 하면 야당은 "국민적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며 합의문 공개 제안으로 공세를 펼쳤다. 김 장관은 논란이 된 계약에 대해 "정상적인 계약이었다"며 "어떤 계약이든 아쉬운 점과 불가피한 양면성이 있고 해당 계약은 유럽 원전 시장의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값어치 있는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기술이나 가격 등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해온 것이 대한민국 수출의 역사다. 장기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체코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가 원전 수주를 위한 협상도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작년 7월 한수원이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가 되자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는 자사 기술을 이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올해 1월 비밀 유지를 전제로 합의했으나 내용이 일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합의문에서 북미 시장과 체코를 제외한 유럽 신규 원전은 수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조차 할 수 없게 된 신규 원전은 미국 20기와 유럽연합 42기를 포함해 총 86기로, 전 세계 신규 원전의 약 24%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수원은 스웨덴과 네덜란드·폴란드 진출 계획을 취소했다.
2025-10-13 17:29:42
美 통상압력에 볼모가 된 '온플법'…빅테크 규제 공약, 모두 '올스톱'
[이코노믹데일리]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과 소상공인 대상 갑질 행위를 막기 위해 추진되던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이 미국의 거센 통상 압력 앞에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국내 산업 생태계의 공정 경쟁 기반을 다지기 위한 법안이 상호 관세 협상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면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독점 규제는 물론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통상 협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가 중단되면서 그 피해가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온플법을 향한 미국의 압박은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재계, 입법부, 행정부가 총동원된 전방위적 공세의 양상을 띤다. 시작은 미국상공회의소와 구글·아마존 등이 속한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등 재계의 공개적인 반대였다. 이들은 온플법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한 ‘디지털 무역장벽’이라 주장했다. 이러한 재계의 목소리는 곧 입법부로 확산됐다. 지난 1일, 미 하원 의원 43명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온플법을 의제로 다루라고 공식 촉구했으며 24일에는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직접 서한을 보내 법안이 미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핵심 논리는 온플법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처럼 노골적인 차별성을 띠며 정작 규제가 필요한 알리바바, 테무 등 중국 기업은 제외하면서 미국의 동맹국 기업만 옥죈다는 것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특정 국가를 차별할 계획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의 의심을 거두기엔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으로 이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상호관세율’ 협상과 맞물리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미국이 온플법 입법 중단을 관세 협상의 주요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 정부와 국회는 사실상 ‘셀프 규제’에 들어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온플법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미국의 반발이 거센 독점 규제는 뒤로 미루고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공정화법’을 우선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마저도 국회 정무위는 논의를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 강준현 정무위 민주당 간사는 “자칫 메시지가 잘못 나가면 대미 통상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며 논의 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50일이 지나도록 온플법 주무 부처인 공정위 수장 공백이 이어지는 것 역시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입법의 장기 표류는 한국 디지털 경제 생태계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독점 규제의 부재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시장에서 누리는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이다. 이는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고 공정 경쟁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가장 직접적이고 절박한 피해는 플랫폼을 통해 생계를 꾸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몫이다.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한 계약 조건에 내몰린 이들은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그 희망은 기약 없이 멀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규제 공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빅테크는 견제 없이 기존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발판 삼아 AI 등 새로운 영역으로 거침없이 사업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결국 혁신을 무기로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 플랫폼 기업들의 설 자리를 빼앗고 국내 디지털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상 압력이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 국내 산업과 민생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2025-07-27 12: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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