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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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 성장 전망 4.5%...글로벌 경제 '안정화' 역할 지속 전망
[이코노믹데일리] 아시아 경제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5년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4년의 4.4% 성장률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로, 아시아가 계속해서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다.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구원과 중국사회과학원, 대외경제무역대학 등이 지난 25일 보아오포럼 2025년 연차총회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아시아 경제 전망 및 통합 프로세스 2025년 보고서'는 지정학적 갈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경제가 회복력을 보이며 글로벌 평균 성장률(약 3.3%)을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서아시아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률을 보였다. 고용 시장 역시 지속적인 개선 추세를 보였다. 2024년 아시아 전체 실업률은 4.4%로 감소했으며, 2025년에는 4.39%까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평균 실업률 4.9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보고서는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일부 산업의 고용 구조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의 상품 무역은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2024년 1~3분기 총액은 12조7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이는 글로벌 성장률 3.3%를 웃도는 수치다. 전 세계 무역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4.9%로 상승하며, 역내 공급망의 탄력성을 입증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유입이 7.4% 감소하는 등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으나, 대외 투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는 11.3%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시아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은 하락했지만, 지역별 편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본은 2024년 12월 인플레이션율이 3.6%를 기록하며 정책 목표치인 2%를 넘어섰고, 인도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반면 중국의 핵심 CPI는 0.5%의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2025년 글로벌 통화 정책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미국의 높은 부채 수준(36조 달러 이상)과 '범안보화'된 무역 정책이 아시아 경제에 외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회복력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2025년 아시아 경제 성장률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글로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환율 기준 36.4%(2024년 36.1%), 구매력평가 기준 48.6%(2024년 48.1%)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장위옌 교수는 "아시아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과 같은 지역 통합 심화와 과학 기술 혁신을 통해 다극화되는 세계에서 핵심적인 성장 축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각국이 거시 경제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인공지능, 부채 압력 등의 도전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무역 및 투자 협력의 강점을 더욱 공고히 해 글로벌 경제 회복에 더 많은 확실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보아오포럼 연구원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딜로이트 중국 등과 공동으로 '지속 가능한 아시아와 세계 2025년 보고서'도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시아가 세계에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이며, 2024년 초강력 태풍 '모저'가 하이난을 강타해 600억 위안 이상의 손실을 입힌 사례는 기후 위험의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7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해 아시아 태평양 개발도상국의 GDP가 17% 감소하고, 2100년에는 손실이 41%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아시아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55.72%를 차지하며, 중국과 인도 등 5개국이 전 세계 10대 배출국에 포함된다. GGGI의 헬레나 맥클라우드 부총장은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와 도시화 과정이 배출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2030년 자발적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녹색 전환이 '기후 야심, 지역 협력, 자금 동원'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 에너지, 탄소 포집 등의 기술 산업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아시아는 21세기 후반에 글로벌 녹색 혁명의 핵심 엔진이 되어 기후 거버넌스 구조를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아오 왕해나 기자]
2025-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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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1조원 미국 투자…전기차부터 AI까지 미래시장 '정조준'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 거점 확장과 미래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을 비롯한 미국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환기에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앨라배마·조지아 등 기존 공장 현대화를 통해 미국 현지 연간 생산 능력을 12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나아가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립도 추진한다. 이는 저탄소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미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해 관세 및 공급망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부품·물류 부문에서도 총 61억 달러를 투입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전기차 핵심 부품 조달 체계를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산업 부문에서도 63억 달러를 투자한다. 여기에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미국 자율주행기술 회사 웨이모와의 협력, 엔비디아와의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분야 공동 프로젝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능형 로봇 개발, 슈퍼널의 도심항공교통(AAM) 기체 상용화 계획 등이 포함된다. 에너지 인프라 측면에서는 원자력, 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에 대한 투자도 병행된다. 국내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총 24조3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동화 전용 공장 설립, 자율주행·AI 등 미래 기술 연구개발(R&D), 전기차(EV) 인프라 확충 등에 자금을 집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국내외 투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기술 내재화를 통해 인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5 09: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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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금리 '털썩'…남아 있는 '3%대' 맛집 어디?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도 일부 은행들이 여전히 3%대 예금 상품을 유지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첫거래 고객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중이다. 2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80~3.1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전(연 2.95∼3.30%)보다 하락한 수치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들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3%대에서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리 인하 속에서도 3%대 금리를 유지하는 은행들이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한 예금 수요가 여전한 데다, 금융 디지털화로 인해 고객 충성도가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첫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우대금리 제공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은 연 최고 3.10% 금리의 'NH더든든밥심예금Ⅱ'를 오는 5월 31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공익형 정기예금으로, 기본금리 연 2.60%에 아침밥 먹기 동참 시 0.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면 우대금리 최대 0.5%p를 제공하는 'NH고향사랑기부예금'도 운영 중이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연 최고 3.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첫거래 고객에게 1.0%p의 우대금리를 부여하고, 마케팅 동의 등 추가 조건 충족 시 최대 1.05%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iM뱅크의 'iM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은 연 최고 3.11% 금리를 제공하며, 첫거래·비대면 가입 등 조건 충족 시 최대 0.65%p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연 최고 3.00% 금리를 제공하고, 신규 고객 및 특정 계좌에서 출금 후 가입 시 최대 0.30%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월 연 최고 3.13% 금리의 '처음 만나는 IBK중금채'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총 1조원 한도로 판매되며, 가입 시 마케팅 문자 수신 동의 시 0.1%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중금채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대상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만큼 안전성이 높다. 아울러 은행들은 목돈마련이 쉽지 않은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높은 금리의 적금 상품도 출시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전용 적금 상품인 'KB스타적금Ⅲ'를 출시했다. 기본금리 연 3.0%에 최근 1년간 국민은행 상품 가입 이력이 없을 경우 우대금리 3.0%p를 추가 제공해 최고 연 6.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달달하나적금'은 기본금리 연 2.0%에 급여이체, 하나카드 결제 실적 등 우대조건 충족 시 최대 5.0%p를 더한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의 '궁금한 적금'은 한 달간 매일 한 번씩 입금할 때마다 연 0.1~1.0%p의 금리를 랜덤으로 받을 수 있는 단기 상품으로, 매일 랜덤 금리를 받을 경우 최고 연 7.20% 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특판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상품별로 적용 금리와 우대 조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가입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5-03-25 0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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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대표 현대차 주총서 "불확실성 속 새로운 기회 창출"
[이코노믹데일리]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새로운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현대차가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이 논의됐다. 이날 호세 대표는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주주들에게 현대차의 현재 상황과 향후 계획을 면밀히 설명했다. 그중 가장 먼저 강조한 부분은 권역별 최적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의 대응 방안으로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공장 가동으로 전기차(EV) 판매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또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브리드(HEV) 모델도 추가 생산할 계획이라 전했다. 아울러 126억 달러를 투자해 파트너사와 신공장 및 2개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립할 것이라 밝혔다. 유럽시장에서는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할 것이며 환경 규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호세 대표는 중국 시장을 도전적인 시장이라 언급하며 "시장 수요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중국을 위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호세 대표는 "고품질, 안전 중심, 친환경 차량을 개발 및 제조하고 있으며, 제품 리더십 유지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기술이 탑재된 뛰어난 제품, 우수한 구매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손님'을 귀하게 대하는 한국의 문화를 우리의 고객 서비스에 접목시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도입된 고객 서비스로는 미국 시장 내 아마존 오토스를 통한 자동차 거래를 꼽았다. 현대차는 아마존 오토스 내 완전한 엔드투엔드 (end-to-end) 거래를 제공하는 유일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위한 파트너십 계획도 설명했다. 그는 "당사는 아마존, 웨이모, GM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GM의 경우, 차량 개발, 공동 구매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웨이모의 경우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하고 이를 자율주행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직 문화 최적화를 목표로 삼았다.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 신속한 대응과 혁신이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다.
2025-03-20 17: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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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호 회장, 책임 경영 전면에 '칼날'…보안 강화 '정면돌파' vs. 신뢰 회복 '난항'
[이코노믹데일리] 가상자산 위믹스가 90억원대 해킹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위메이드 박관호 회장이 오너 경영 복귀 후 맞이한 첫 번째 대형 악재다. 2022년 유통량 허위 공시 논란으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라는 쓴맛을 봤던 위믹스는 장현국 전 대표의 뚝심 있는 노력으로 재상장에 성공하며 화려한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이번 해킹 사태는 위믹스의 재도약에 다시금 먹구름을 드리우며 박 회장의 리더십과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대에 올렸다. ◆ 90억 증발, ‘플레이 브릿지 볼트’ 뚫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위믹스 재단이 운영하는 가상화폐 지갑 ‘플레이 브릿지 볼트’가 외부 해커의 침입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해커는 이 지갑에서 약 865만 4860개의 위믹스 코인을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시세로 약 87억50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플레이 브릿지는 위믹스 코인을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핵심 시스템으로 볼트는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금고 역할을 한다. 보안의 핵심 축이 뚫린 셈이다. 위믹스 재단 조사 결과, 해커는 고도의 해킹 기술을 동원하여 NFT 플랫폼 ‘나일’의 서비스 모니터링 시스템 인증키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무려 15차례에 걸쳐 비정상적인 거래를 시도했고 이 중 13번이 성공하며 볼트에 잠자고 있던 위믹스 코인이 순식간에 해커의 지갑 두 곳으로 분산 이체됐다. 탈취된 위믹스는 쿠코인, 비트마트 등 7개의 해외 거래소로 신속하게 옮겨져 대부분 현금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해커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위믹스 재단은 배후에 전문 해커 조직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 북한 해커 조직 ‘라자루스’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위믹스 측은 내·외부 보안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라자루스 연루 가능성은 낮다”며 선을 그었다. 김석환 위믹스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2023년 7월 퇴사한 시스템 작업자가 공용 저장소에 업로드한 자료가 유력한 최초 유출 경로로 지목됐다. 김 대표는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당 자료를 통해 인증 과정에 대한 해킹 가능성을 확인하고 추가 침해 시나리오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부 시스템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해킹 발생 후 위믹스 측의 대응 과정은 논란을 낳았다. 사고 발생 사실을 즉각적으로 공지하지 않고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위믹스 재단은 추가 해킹 가능성과 시장의 혼란을 우려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 닥사)는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며 ‘늑장 공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김 대표는 “해킹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내부 시스템 침입으로 해킹이 발생한 것은 인지했으나 잠재적 취약점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기술적 조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 박관호 회장, ‘보안 강화’ & ‘긴급 수혈’ 투트랙 승부수 위기 상황 속에서 박관호 회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보안 강화’다. 위믹스 재단은 해킹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시스템 전면 개편에 나섰다. 단순한 시스템 보수를 넘어 인프라를 ‘환골탈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침투 시나리오에 따른 모든 인증 로직을 교체하고 전체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24시간 서비스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하고 단일 볼트에 과도한 자산이 집중되지 않도록 복수 볼트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외부 보안 전문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블록체인 상 모든 거래 기록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온체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블록체인 트랜잭션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외부 위협에 대한 탐지 및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안용운 위메이드 CTO는 “NFT 브릿지 재오픈 시 모든 키를 교체하여 동일한 해킹 이슈 발생 가능성은 낮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오염되지 않은 소스 코드로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키, 경로, 인프라 등 모든 요소를 교체했다”고 강조했다. 보안 시스템 강화에 대한 위메이드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 번째 승부수는 ‘긴급 자금 수혈’이다. 위메이드는 해킹 사태로 흔들리는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발 빠르게 자금 투입 결정을 내렸다. 지난 6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 코인 긴급 바이백을 발표한 데 이어 14일에는 2000만개의 위믹스를 추가 매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총 29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투입하는 파격적인 행보다. 특히 박관호 회장이 2023년부터 개인 자금 300억원을 투입하여 위믹스를 지속적으로 매수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긴급 자금 투입은 오너 경영 복귀 후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 위기 속 ‘전화위복’ 노리는 위믹스…미래는 ‘보안 신뢰’에 달렸다 위메이드 측은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 이후 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박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한 후 위메이드는 2년 연속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신작 게임 ‘레전드 오브 이미르’ 또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한 발 빠른 대응 역시 오너 경영 체제 전환의 긍정적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긴급 자금 투입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바이백 발표 이후 위믹스 가격은 국내 거래소 빗썸 기준으로 13일 종가 715원에서 14일 853원, 15일 1011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971원 선에서 거래되며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바이백 발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가격 회복만으로는 ‘보안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보안’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위믹스 앞에는 닥사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 해제라는 또 다른 과제가 놓여있다. 닥사는 21일까지 위믹스 거래 유의 종목 지정 연장, 해제 또는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닥사가 유의 종목 지정을 연장하거나 거래 지원 종료 결정을 내릴 경우 위믹스의 재도약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위믹스 재단은 닥사의 결정을 기다리며 소명 절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해킹 사태는 위믹스에게는 분명 뼈아픈 사건이지만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박관호 회장의 책임 경영 아래, 보안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다면 위믹스는 ‘보안 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떼고 다시 한번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닥사의 결정 그리고 향후 보안 신뢰 회복 여부에 따라 위믹스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다. 김석환 대표는 “위믹스 생태계 성장 의지는 변함없으며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용운 CTO 역시 “이번 해킹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보안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여 더 나은 위믹스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위믹스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보안 신뢰’를 기반으로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가상자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03-18 1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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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독립' vs '생존 현실' 격돌…퓨리오사AI 사례가 던지는 복잡한 방정식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불거진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인수 협상 논란은 단순한 기업 매각 이슈를 넘어 한국 벤처 생태계의 구조적 딜레마와 AI 반도체 산업의 미래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과방위에서 벌어진 공방은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현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퓨리오사AI의 메타 인수 논의는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엑시트(Exit)' 전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회수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고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자본과 플랫폼을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발언처럼 한국 벤처 생태계에서 유니콘 기업 이상의 성장을 자력으로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이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 규모의 한계,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국내 기업 부재, 그리고 글로벌 시장 경쟁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퓨리오사AI의 핵심 기술인 NPU는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AI 반도체 분야의 핵심 자산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기업 매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 미국과 일본의 첨단 기술 보호주의 강화 등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 자산의 해외 유출은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동영 의원의 지적처럼 '기술 독립'과 '국가 주도 산업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퓨리오사AI의 해외 매각은 쉽게 용인하기 어려운 선택일 수 있다. 퓨리오사AI 사태는 앞으로 한국 AI 반도체 산업과 벤처 생태계에 다양한 시나리오와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만약 퓨리오사AI가 메타에 인수된다면 단기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과 투자 수익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퓨리오사AI의 기술력은 메타의 AI 서비스 및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핵심 기술의 해외 종속 심화, 국내 AI 반도체 산업 생태계 약화, 인재 유출 등의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메타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에 인수될 경우 기술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가고 국내 산업의 자생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퓨리오사AI가 독자 생존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이는 '기술 독립'과 '산업 육성'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에 메타와 같은 거대 자본의 유혹을 뿌리치고 독자적인 성장 궤도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막대한 투자 비용,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기술 개발의 불확실성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다. 또한 국내 자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충분한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육성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퓨리오사AI와 같은 유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백준호 대표가 국회에서 강조한 '대규모 수요 사업'과 '테스트베드 확대'는 이러한 정책적 해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주도 지원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온실 속 화초'식 육성은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퓨리오사AI 매각 논란은 한국 벤처 생태계와 AI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복잡한 현실을 반영한다. '기술 독립'이라는 이상과 '생존 현실'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퓨리오사AI 사례는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중요한 것은 퓨리오사AI 사태를 계기로 한국 벤처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AI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전략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주권' 확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 기업, 학계, 투자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린 논의와 협력을 통해 미래를 위한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2025-03-10 10: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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