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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도약기금, 은행·보험사서 2차 연체채권 매입…7.6만명 수혜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장기연체자의 빚 탕감을 위해 출범한 '새도약기금'이 은행·생명보험사·대부회사 등으로부터 장기채권 8000억원을 2차 매입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입 대상 채권은 7년 이상 연체, 5000만원 이하의 개인(개인사업자 포함) 무담보채권이다. 총규모는 약 7만6000명이 보유한 약 8003억원이다. 이번에 새도약기금 협약에 처음 가입한 대부회사 1개사의 채권도 포함됐다. 앞서 새도약기금은 지난달 3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국민행복기금에서 약 34만명 대상으로 각각 3조7000억원, 1조7000억원 등 총 5조4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1차 매입했다. 매입 즉시 추심은 중단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한다.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개인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 소각하고,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채무자는 내년 1월부터 새도약기금 홈페이지에서 본인 채무 매입 여부 및 상환능력 심사 결과, 채권 소각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새도약기금은 다음 달 중 여신전문금융사, 손해보험사, 저축은행, 대부회사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을 추가로 매입하며 금융회사·공공기관 장기 연체채권을 정기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대부업권 상위 30개사 중 8개사만 새도약기금 협약에 가입해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도약기금은 대부회사가 타업권과 달리 원하는 정기 매각 일정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순차 매각이 필요한 경우 이를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새도약기금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의 은행 차입이 가능하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권은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에만 대출을 허용하고 있으나, 정부 채무조정 사업(새도약기금·새출발기금)에 참여하는 대부업체의 대출도 가능하도록 내규·절차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2025-11-27 14: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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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금융'이라는 말 앞에서
[이코노믹데일리]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가 금융사 모두를 단숨에 긴장시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금융권 입장에선 그 한 문장이 곧 '정부가 원하는 상생의 해법을 내놓으라'는 메시지로 들리면서다. 은행들은 지금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취약 차주를 위한 채무조정, 금리 감면, 신용회복 프로그램 등 정부가 요구하는 방안을 이미 수용하면서 다수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저신용자 대출금리 논란에 대해선 "저신용 등급 대출 취급액이 많아질수록 평균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 한계를 호소한다. 위험을 감수한 만큼의 비용이 금리에 반영되는 건 금융의 기본 구조라는 논리다. 더욱이 최근 논의 중인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 확대, 즉 빚을 원금 기준 5%만 갚으면 나머지를 면제해 주는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경기 악화 지속으로 생계 기반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주겠다는 게 이유지만, 반대로 성실 상환자 역차별이란 불만이 크다. 특히 오락과 도박처럼 사행행위를 위해 돈을 썼던 개인의 경우까지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이 명확지 않아 형평성 논란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두고도 반복된다. 투기 목적이 아닌 정상적인 투자자나 실수요자만 규제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결국 시장에선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도 번지고 있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해 온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빚을 안 갚은 사람만 구제받는 세상이란 비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금융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적은 틀리지 않는다. 문제는 '상생'과 '공정'의 균형이다. 금융은 너무 잔인해도, 너무 감정적이어도 안 된다. 상환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과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을 무조건 면제해 주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금융은 결국 신뢰의 산업인 만큼, 감정과 정치가 개입하면 시스템이 흔들린다. 금융의 역할은 돈을 빌려주는 기관만이 아니라 경제의 혈류를 지키는 기관이다. 상생의 이름 아래 그 혈류가 흔들리면, 잔인한 결과는 오히려 더 많은 사람에게 돌아올 것이다. 상생은 필요하지만, 원칙 없는 온정주의는 또 다른 불공정을 낳는다. 금융이 잔인한가의 문제보다 공정한가의 문제를 먼저 고민할 때다.
2025-10-28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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