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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콜마그룹 남매 갈등, 기업을 흔들다
콜마그룹의 내분은 한국 기업사회가 반복해 온 가족 중심 지배구조의 불안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배구조, 경영권, 실적 그리고 주주가치까지 한국 재계에 오래된 가족경영 문제를 다시 묻고 있다. 본지는 콜마그룹 내분을 통해 한국형 가족경영의 한계와 리스크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혈연을 중심으로 이어온 가족경영이 주주가치 우선 시대에서 과연 지속 가능한지 되짚는다.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콜마그룹의 남매 갈등이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다.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주주가치를 내세우며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고, 동생 윤여원 대표는 실적 회복을 통한 경영 수성에 나섰다. 하지만 콜마BNH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윤 대표의 리더십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남매 간 첨예한 갈등은 ‘능력이냐 핏줄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혈연보다 주주가치” 윤상현의 선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동생인 윤여원 콜마BNH 대표의 갈등은 이사회 개편에서 촉발됐다. 윤 부회장이 콜마BNH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이유로 본인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으나, 윤여원 콜마BNH 대표가 거부하며 균열이 일었다. 이에 콜마홀딩스 측은 지난 5월 초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냈다. 윤여원 대표 측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실적 부진을 빌미로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며, 이달 10일 임시주총 소집의 위법성을 다투는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도 ‘남매의 난’ 중재에 등판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BNH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상현 부회장 측은 즉각 반박 보도에 나서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콜마홀딩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윤동한) 회장 말씀은 경영 부진을 겪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달튼코리아가 콜마BNH와의 갈등에 불을 지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튼코리아는 지난 2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이하 달튼)’가 국내에 설립한 회사로, 윤 부회장의 편에 서며 경영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달튼은 지난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01%에서 5.69%로 늘리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이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윤상현 부회장의 추천으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시켰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지만 이사진 멤버로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의사결정을 감독한다. 달튼은 당시 공시를 통해 “향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튼은 저평가된 회사에 장기 투자해 적극적인 주주참여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달튼이 윤상현 부회장과 함께 경영권 방어 등 주주 권익 강화에 나서며 지분을 늘려갈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실적 부진’ 콜마BNH, 윤여원의 시험대 윤여원 대표가 안정적인 경영승계 구도를 구축하고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선 단순한 실적 반등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너진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사업 포트폴리오 및 조직 재편과 주주친화 정책 등이 동반돼야 한다. 콜마BNH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0년 109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6억원으로 77.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가도 주당 7만290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기준 1만4000원대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2020년 6069억원에서 2023년 5796억원으로 4년간 4.5% 감소했다가 지난해 615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5년동안 6000억원 초반대를 넘지 못하며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20년 콜마BNH 공동대표에 오른 이후 2024년 1월 단독대표가 됐다. 그는 콜마BNH의 수출 확대와 연구개발(R&D) 기반 차별화 전략을 주도하며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으나, 대표로 선임된 후부터 실적이 지속 하락해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콜마BNH 측은 “2020년만 해도 코로나 특수로 건기식 시장이 커지며 콜마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고 최근 업황 조정기를 맞아 세종3공장 건립 등 투자를 집행하느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와 이사회를 변경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콜마BNH는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등 고정비 부담이 점차 해소되는 구간에 진입했고, 연말로 갈수록 비용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월부터 세종3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 중이며 기존 생산시설 대비 납기 경쟁력과 생산 효율이 모두 향상됐다는 입장이다. 콜마BNH는 이같은 기대를 반영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했다. 콜마BNH는 연결 기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35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 30.1%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콜마BNH의 국내 ODM 성장과 수출 증가로 4월부터의 실적이 회복세를 띄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 턴어라운드 이후 올해는 사업 체질개선, 비용 통제, 내실 경영을 통해 이익 턴어라운드를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6-24 18: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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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거래액 3조 목표"...무신사, 국내 넘어 글로벌 파트너 1등 노린다
[이코노믹데일리] “8000여개 브랜드와 손잡고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에 입점한 브랜드를 위해 글로벌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일본·중국을 시작해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신사는 해외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글로벌 스토어에 입점하는 것을 비롯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물류 등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K컬쳐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 속 국내 패션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도와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다. 박 대표는 “아직 한국 패션 브랜드 중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는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제 글로벌 시장 도약에 집중, 자사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해외에서 패션 브랜드들이 클 수 있는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한 지원 방안으로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 △국내-글로벌 스토어 입점 연동 △국내-글로벌 앱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해 글로벌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점 브랜드가 국내에 있는 무신사 물류센터에 상품 재고를 입고하면, 국내·외 고객 주문에 대응하는 물류 전 과정을 풀필먼트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주요 거점 지역별로 현지 톱티어 수준의 협력 파트너와 손을 잡았다. 일본의 ‘ZOZO’, 중국의 ‘ANTA’, 아랍에리미트의 ‘Sharf Retail’ 등과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는 물류 전진 배치 서비스를 론칭해 기존에 1주일 안팎으로 걸리던 배송 기한을 1~2일로 단축했다. 무신사는 오는 8월부터 파트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스토어와 글로벌 스토어 간의 입점 연동 시스템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2000여개인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 수도 8월 이후에 8000개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무신사가 2022년 론칭한 글로벌 스토어의 거래액은 연평균 260% 증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글로벌 스토어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300만명에 이른다. 무신사가 2021년 설립한 첫 해외 자회사인 ‘무신사 재팬’의 지난해 현지 브랜드 사업 실적은 2021년 대비 17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는 국내와 글로벌 앱을 통합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검색, 추천, 랭킹,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해외 고객들에게도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무신사는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온·오프라인 진출을 가속화한다. 현재 글로벌 스토어가 판매하고 있는 13개 타깃 지역을 아시아, 유럽을 넘어 중동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출점할 계획이다. 올해 일본과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에 진출한다. 2030년까지는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도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국내-글로벌 앱 통합 등을 기반으로 5년 내 글로벌 거래액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파트너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콘텐츠 제작, 배송 등 전방위적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연간 거래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성과에도 무신사는 지난 4월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비상경영 선포가 IPO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고 있다. 최근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투자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는 만큼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3분기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될 경우 IPO 절차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IPO 여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무신사의 외부 지정 감사인으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지난 3월에는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내이사 규모를 줄이는 등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이사회 소속 10인 중에서 사내이사는 조만호 대표, 박준모 대표, 최영준 CFO(최고재무책임자)까지 3인이며 나머지 7인은 사외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4인의 체제를 갖췄다. 무신사의 외형확장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조만간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2025-06-10 1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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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 아파트, 가족 법인 돌려 샀다…정부 '편법 증여' 정조준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구의 45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한 A씨는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을 통해 총 7억원을 조달했다. 배우자가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에서 2억원, 부친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에서 3억원, 모친 소속 법인에서 2억원을 각각 빌렸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들 법인은 자금 대여에 대한 회계처리 내역을 남기지 않았다. 국토부는 해당 거래를 법인 자금 유용이 의심되는 사례로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28일 국토부는 올해 1~2월 서울 강남3구를 포함한 주요 지역의 주택 거래 가운데 불법이 의심되는 사례 10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족을 통한 편법 증여와 법인 자금 유용 사례가 집중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6개 자치구, 총 80개 단지를 대상으로 국토부와 서울시, 한국부동산원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총 108건의 거래에서 위법 의심행위는 136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가족 등을 통한 편법 자금 조달과 법인 자금 유용은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거짓 계약일 및 매매가격 신고가 38건, 대출 규정 위반이 15건이었다. 해외 자금을 불법 반입해 아파트를 매수한 사례도 있었다. 실제 한 사례에서 서초구 아파트를 43억5000만원에 매수한 개인은 기업운영 목적이라며 금융기관에서 14억원을 대출받고 이를 아파트 매수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위법 의심 거래를 국세청,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오는 6월부터 조사 범위를 미등기 거래 및 직거래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따른 수요 이동이 예상되는 지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속적인 이상거래 모니터링과 현장점검, 기획조사를 통해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2025-05-28 15: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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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회장, 한미그룹 내 영향력 확대…전문경영인 체제와 '엇박자'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그룹 내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과거 경영권 분쟁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던 그룹의 공식 입장과는 다소 엇갈린 행보라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신동국 회장이 회사 주요 사안에 적극 관여하고 있으며 일부 의사결정 과정에도 간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들어 내부 조직 개편 및 사업 전략 수립 등에서 그의 의견이 주요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3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이 추진되며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모녀와 형제+신 회장, 형제와 모녀+신 회장으로 교차 대립하며 약 1년간 양측은 고발과 맞고발로 갈등은 극으로 치닫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장남 임종윤 사장이 돌연 4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라데팡스)인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과 라데팡스가 설립한 특수목적 법인 킬링턴 유한회사에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각각 3%, 2%씩 매도하며 분쟁은 모녀측의 승리로 종식됐다. 이후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이사회를 개편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새 사내이사는 임주현 부회장, 김재교 대표이사(부회장), 심병화 부사장(CFO), 김성훈 전무 등 4명이며 사외이사는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김영훈 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으로 기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등과 함께 총 10명의 이사진을 구성했다. 한미약품도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정비됐다. 최인영 사내이사(한미약품 R&D센터장)와 김재교 기타비상무이사, 이영구 사외이사(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가 새롭게 선임됐으며 박재현 대표이사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됐다. 한미약품그룹은 과거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전문경영인 중심의 투명한 경영 체제’를 천명하며 대외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CEO 중심의 독립 경영,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신 회장이 각종 회의나 공식 행사에 빈번히 모습을 드러내고 임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총수 경영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경영권 정리는 일단락됐지만 오너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장기적인 신뢰 구축에 핵심 구조”라며 “만약 총수의 개입이 계속된다면 그룹의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5-05-26 22: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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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삼성SDI, 유상증자와 책임경영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배터리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과 배터리 기업 삼성SDI의 유상증자 및 모기업의 출자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삼성SDI 최종발행가액 14만원, 삼성전자의 3340억원 출자 삼성SDI는 16일 2차 발행가액이 발표되면서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14만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조달할 자금 규모도 최초 계획했던 2조원에서 17% 감소한 약 1조65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지난 4월 8일 기준으로 결정된 1차 발행가액 주당 14만6200원, 모집총액은 1조7282억원보다 규모가 축소된 거죠. 삼성SDI는 이 자금을 미국 내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에 쓸 예정이에요. 한국 증시에서 유상증자로 인한 논란이 많지만 이번 삼성SDI 유상증자에서 경영진과 모회사는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어요. 유상증자가 발표된 이후 지난 3월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1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삼성SDI의 지분 19.58%를 보유한 최대 주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3340억원을 출자해 228만4590주를 매입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삼성SDI는 시가총액이 이미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다 보니 조달 금액도 줄어들고, 시가총액이 높은 상황과 비교하면 필요한 금액 대비 많은 주식 수 발행이 필요하다 보니 주식 수 희석이 커져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와요. 미래 성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면 주가가 이만큼 하락하기 전에 빠른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모회사의 출자 소식은 유상증자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포스코퓨처엠 1조1000억원 유상증자, 포스코홀딩스의 5256억원 출자 포스코퓨처엠도 지난 13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 구조 개선과 제조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 및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2일 구형흑연 제조공정을 국산화해 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해서 카본신소재 신설법인을 설립해 생산공장 건설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현재 음극재의 핵심 재료인 흑연은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데 아프리카 등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천연흑연을 들여와 직접 구형흑연으로 가공하고 음극재 생산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죠. 포스코퓨처엠의 이러한 계획은 오는 2027년 만료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 유예를 염두에 둔 판단이에요. 유예가 끝나면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미국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준비해두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둔 포스코퓨처엠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거죠. 업계에서는 2027년부터 전기차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이차전지 투자에 보통 2~3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마무리해두겠다는 계획입니다. 주목할 점은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 금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5256억원을 출자한다는 점입니다. 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3280억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690억원 참여 금액을 합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출자 금액은 총 9226억원 규모에 달해요. 포스코홀딩스는 주주 가치 희석 등 문제를 최대한 방지하고 책임 경영을 실행하기 위해서 대규모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한 기업거버넌스포럼 전문가는 모기업이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최소한 그러한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두 기업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이차전지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려 섞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2025-05-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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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모비스, 이사회 투명성 높인다…사외이사 권한 강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1.0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사회 독립성과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는 최근 정기 이사회에서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의결하고, 초대 선임사외이사로 각각 심달훈(현대차), 조화순(기아), 김화진(현대모비스)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단독 회의를 소집·주재하고, 경영자료 및 현안 보고를 요청할 수 있다.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고, 주주와의 소통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선임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회도 신설했다. 사외이사회는 정식 이사회 개최 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해 안건을 독립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하는 기구다. 이와 함께 이사회 내 주요 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했다. 보수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사내이사 1인을 제외한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공모하고 있으며, 주주권익보호 담당 위원으로 활동하도록 했다. 또한 모든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사 선임 시 성별, 인종, 국적 등 다양성도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법무, 미래기술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해 이사회 전문성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균형 잡힌 경영 의사결정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4-27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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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준비 반박, 김정수 삼양 지주사 대표 사임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는 먹고사는 일과 아주 밀접한 분야입니다. ‘김아령의 주간 유통가’는 한주간 생활경제 속 벌어진 이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놓치면 아쉬운 잇(Eat)슈들을 모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 홈플러스·MBK “신용등급 하락 예견 못해…회생절차도 준비하지 않아”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MBK)는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기업회생을 미리 준비했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예견하지 못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홈플러스와 MBK는 2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지난 2월 25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하락 예정 사실을 최초 통지받은 이후 홈플러스는 즉시 이의신청을 준비해 다음날인 26일 한기평 담당자들과 면담했다”며 “MBK의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자금보충약정과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조건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저감 효과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했다면 위와 같은 자금보충약정과 상환전환우선주의 조건 변경은 올해 2월 신용 정기평정 심사 이전에 제시됐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25일 예정통보를 받은 후에야 이러한 조치들을 취했다는 것은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예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와 MBK는 전자단기채권(ABSTB)의 발행과 판매, 재판매에 대해서도 거래 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ABSTB는 신영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들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후 투자자에게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라며 “신영증권이 설립한 SPC의 카드대금 지급채권 참가 거래나 SPC의 ABSTB 발행 거래, ABSTB 인수인의 재판매 거래 등에 홈플러스는 전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상품대금 지급을 위해 신용카드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과 단기 자금 운영 계획을 위해 ABSTB의 발행 주체인 신영증권으로부터 발행 규모(채권 수요)에 대해 사전에 확인을 받기만 했다”면서 “MBK도 ABSTB의 발행과 관련해 어떠한 의사 결정이나 경영진에 대한 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 ‘불닭 신화’ 김정수 부회장,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 자리서 물러나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달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의 지주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주사의 새 대표는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맡는다. 다만 김 부회장은 장남인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와 함께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에 참여한다. 또 기존 삼양식품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올해는 삼양식품에 있어 밀양 2공장 완공, 해외 사업 확장, 관세 이슈 등 중요한 시기인 만큼 김 부회장은 사업적인 부분에 주력하고 지주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6주년 맞은 소주 ‘진로’…23억병 넘게 팔렸다 올해 출시 6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진로’가 현재까지 누적 판매 23억병을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진로는 2위 브랜드와 1.5배의 판매 격차를 내며 제로슈거 소주 판매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 기간 진로는 모든 채널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제외한 가정채널은 전체 소주 판매 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해당 부문에서 진로는 2위 브랜드와 1.6배의 판매 격차를 냈다고 하이트진로는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진로’, ‘진로골드’, ‘참이슬’ 등 브랜드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진로는 소주 본연의 깔끔한 맛 콘셉트를 지속하면서 이종업계와의 협업 등 젊고 트렌디한 소통을 지속할 예정이다. ◆ 편의점 냉동피자, 30년 만에 만두 제치고 매출 1위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냉동 간편식 중 하나인 피자가 만두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CU에 따르면 작년 냉동 간편식별 매출 비중은 만두 31.8%, 치킨 25.7%, 피자 24.3%, 안주류 18.2% 등 순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매출을 기준으로 한 비중은 피자가 28.1%로 만두(27.2%)와 치킨(25.8%)을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냉동 피자의 매출 비중은 2021년 17.9%에서 2023년 22.2%, 올해 28.1%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반대로 냉동 만두의 매출 비중은 2021년 37.7%에서 2023년 33.5%, 올해 27.2%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CU는 밥 대신 간편한 식사를 찾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맛과 용량의 냉동 피자 종류가 늘고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기구가 보급돼 냉동 피자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2025-04-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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