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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 데이터센터 촉발 전력수요 급증에 관심↑
[이코노믹데일리] 태평양에 위치한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는 미국 본토와 전력망이 분리된 도서 지역으로 1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작은 섬들이 약 600km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연간 소비 전력은 약 1200만MWh(메가와트시), 이 중 70%가 화석연료에서 나온 전력이지만 최근 태양광, 풍력 비중이 늘어나 전력의 30%가량을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약 145만명(2023년 기준)의 주민 대부분이 주도인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 거주하지만 나머지 주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각기 다른 섬까지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결은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시스템 덕분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전력망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거나 기존 전력망에 연결돼 전력을 생성·저장·분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역 사회나 특정 시설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설계되며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그리고 수요 관리 기술을 활용해 비상시나 특정 지역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자국 최초로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를 진행한 곳이 바로 하와이다. 하와이는 2014년부터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와이는 태양광·풍력 자원이 풍부한 데다 소규모 전력망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의 테스트와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최근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와 같은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집중되면서 대규모 전력 수요 발생이 예정됨에 따라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과 함께 마이크로그리드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KOTRA 해외시장뉴스에 공개된 실리콘벨리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은 탄소 배출이 적고 안정적·장기적으로 전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그리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력망 장애에도 대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솔루션이기에 데이터센터 증설이 늘며 주목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 가까운 곳에서 전력을 생산해 송전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해야 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중요하기에 현재 미국의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인 '기후 및 에너지 솔루션 센터(C2ES)'의 분석에 의하면 2022년까지 미국의 마이크로그리드 설치 용량은 약 10GW에 도달했으며 미국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로 낮지만 향후 시장 확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마이크로그리드를 개발 혹은 신규 설치한다는 계획과 관련한 소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분사기업으로 인프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사이드워크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Sidewalk Infrastructure Partners, SIP)’는 ‘베러스(Verrus)’란 프로젝트명으로 데이터센터를 위한 배터리 구동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 관리를 최적화하고 AI과 같이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산호세 지역에 설립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마이크로그리드와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백업 전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이터센터, 통신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의 설계, 제조 및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버티브(Vertiv)는 델라웨어주와 오하이오주에 있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마이크로그리드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하와이에서의 시험적 운영을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 확장 중인 마이크로그리드는 혁신산업의 기반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계기로 특정 지역에 집중된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전력망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향후 백업 지속 시간, 다양한 운영 조건에서의 반응성을 시험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2024-10-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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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회장 "대우건설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서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
[이코노믹데일리]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원가의 상승으로 국내 건설 경기의 침체가 지속하면서 해외 시장 확대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발주처뿐만 아니라 국가 정상급 지도자들을 방문해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 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 직후부터 해외 활약 중흥그룹 부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중흥그룹이 2022년 대우건설 인수 직후부터 해외에서 활약해 왔다. 해외 건설시장의 경우 입찰 정보를 사전 확보하고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발주처 입장에서도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의 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전까지 나이지리아 키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 참여 확정,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케냐 인프라 개발사업 논의, 미국 텍사스 도시개발업무협약 체결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2022년 해외사업 부문 매출액은 전년 1조7724억원보다 28% 늘어난 2조779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정 회장은 2023년 6월 대우건설 회장에 취임한 후 본격적으로 회사의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방위 활동을 펼쳤다. 나이지리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등 대우건설이 이미 진출해 있는 아프리카, 아시아의 전통 거점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캐나다, 투르크메니스탄, 르완다, 캄보디아 등 북미,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빠짐없이 출장을 다니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1월 인도를 시작으로 투르크메니스탄, 베트남, 중국 등을 방문했으며 한국에 방문한 멤레 콜로 키아리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 그룹 총괄 CEO,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급 지도자 등을 만났다. ◆ 단기성과 아닌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실현 건설업계는 정 회장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단기성과가 아닌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특성상 단기간의 활동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거점시장인 나이지리아의 경우 40여년 우물 공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나이지리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신도시 사업도 1990년대 초반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등을 겪다가 2012년 착공을 시작해 대우건설이 기획, 부지확보, 금융, 시공, 운영을 맡아 진행하는 신도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2단계 잔여 부지 보상과 인프라 공사가 한창이다. 정 회장의 이러한 전략은 지난 8월 14일 베트남 타이빈성으로부터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의 투자자 승인을 받는 등 다양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 회장은 세계 여러 곳에서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발전, LNG, 항만, 토목 등의 인프라 시공을 바탕으로 도시개발사업이라는 사업영역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초 정 회장은 미국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 지역,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 글로벌 인프라 구축··· 해외 건설사 파트너십 강화 실제 정 회장은 지난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을 때 아부자와 라고스의 신도시 개발사업 부지를 방문하고 부동산개발사업 진행을 위해 관계자 및 글로벌 개발기업과의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인프라 구축 사업 전개를 위해 해외 건설사와 파트너십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세계 1위 건설사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ECEC)와 해외 프로젝트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CSCEC는 1957년 설립돼 지난해 수주 853조원, 매출 447조원을 기록한 건설기업이다. 세계 14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날 체결식에서 정 회장은 “두 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및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축, 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 대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해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 글로벌 인프라 시장 개척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해외시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서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10-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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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미국 대선···우리 기업은 어디에 후원했나
[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 안보 및 경제·산업계 지형도를 바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이코노믹데일리는 2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 맞춰 21일 대선판에 투입된 우리 기업들의 로비 자금 내역을 살펴봤다. 결론부터 설명하면 우리 기업은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컸고 정당별 후원은 기업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연원호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은 "해리스 후보는 환경이나 인권 문제를 강조하고 있어 친환경 공급망 재편이나 노동조합 강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며 "반대로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에 미국산 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대선 후 세계 경제를 전망했다. 미 대선은 연방 상·하원 선거와 함께 다음달 5일(현지시간) 시작해 6일 마무리된다. 총 유권자는 약 2억4400만명인데, 지난번 대선 투표율 66.8%를 기준으로 보면 약 1억63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거라 예상된다. 선거 규모만큼 투입되는 로비 자금도 천문학적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대선 관련 모금액은 총 10억8400만 달러(약 1조4850억원)였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억9600만 달러, 4억2060만 달러로 양분했다. 현재 미국은 로비 활동을 허용해 거액의 로비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슈퍼팩'이라 불리는 정치활동위원회(PAC)에 대해선 무제한 후원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 로비스트나 각종 모금 행사 등을 경유해 지원한다. 미 대선을 '쩐의 전쟁'이라 부르는 이유다. 다만 200달러(약 27만4000원) 이상 후원한 사람이나 기업은 로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은 미 의회나 정부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업별 로비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로비 자금도 오픈시크릿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어느 당, 어떤 후보에게 흘러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공개된 모금액을 살펴봤더니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중에선 삼성이 올해만 354만 달러(약 48억5400만원)로 가장 많은 돈을 미 대선판에 투입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활동을 위해 삼성SDI아메리카, 삼성전자 미국법인 등 6개 주요 계열사가 뭉쳐서 만든 삼성그룹이 후원금을 냈다. 해리스 후보를 향한 후원금이 3만1448달러로 가장 많았고 트럼프 후보는 10분의1 수준인 3483달러였다. 연방의원 선거를 위해선 텍사스주에서 10선을 지낸 마이클 맥콜 연방하원의원과 같은주에서 11선에 성공한 존 카터 의원 등에 적극적으로 로비했다. 대선 후보와 달리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이 54.7%, 공화당이 43.9%, 기타가 1.4%였다. SK그룹이 254만 달러(약 34억8000만원)로 2위에 올랐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5개 주요 계열사가 공동 출자한 'SK아메리카스'가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SK아메리카스는 연방의원 선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대선 후보에 투입된 로비 자금은 없지만, 연방의원 후원엔 정당별로 민주당은 83.9%, 기타는 16.1%를 차지했다. 흑인 여성 최초의 델라웨어주 하원의원인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민주당 의원과 마틴 하인리 뉴멕시코주 민주당 의원 등이 많은 후원금을 받았다.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23만 달러, 48만 달러로 총 171만 달러(약 23억4400만원)를 로비 자금에 썼다. 현대차그룹의 후원 비중은 대선 후보, 정당 모두 민주당이 높았다. 해리스 후보에게 3817달러를 후원했다면 트럼프 후보에겐 10만원도 안 되는 63달러를 건넸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에 87.5%, 공화당에 12.5%를 지원했다. 기아도 해리스 후보에 후원한 액수가 2488달러로 234달러를 후원한 트럼프 후보보다 많았다. 정당 후원도 공화당(17.4%)보다 민주당(69.9%)에 집중됐다. LG그룹은 총 43만 달러(약 5억9000만원)를 로비자금으로 썼다. LG전자가 31만 달러,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등이 뭉친 LG코퍼레이션이 12만 달러를 냈다. LG전자의 경우 엄밀히 보면 기업이 아닌 직원 개인의 후원이었다. LG전자 직원들은 해리스 후보자에게 957달러를 지원했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후원한 금액은 '0원'이었다. 정당별 후원은 민주당이 93.7%, 기타가 6.3%였다. LG코퍼레이션 역시 직원들이 해리스 후보에게 786달러를 후원했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들어간 후원금은 없었다. 정당별 후원은 공화당이 65.9%, 민주당이 34.1%를 차지했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미국 선거판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는 이유는 거대한 대미 투자 액수에 있다. 미국에 돈을 쓴 만큼 투자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미 투자액은 277억 달러(약 38조155억원)였다. 해외 투자액 비중은 43.7%로 1위였다. 특히 배터리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미국 직접투자액이 각각 37억9900만 달러, 23억4100만 달러였다. 해당 분야는 우리 기업이 미래 먹거리로 삼는 핵심 사업이다. 미국의 대선 판도가 우리나라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로비 자금이 들어간 정당과 후보는 각 기업이 미국에서 펼치는 사업과 일맥하는 부분이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지난 7일 공개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에는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자동차‧배터리 산업에 청신호가 켜지고 트럼프가 당선되면 철강 등의 산업에 유리할 것이라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덕에 64억 달러를 지원 받았음에도 상대 정당인 공화당 지원 비율이 높았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텍사스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과 연관된 걸로 풀이된다. SK그룹과 LG그룹은 미국 내 투자를 배터리 관련 계열사가 주도하면서 전기차 전환과 관련된 곳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배터리 제조 회사인 SK온의 후원액은 민주당 연방의원에 쏠리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도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지으면서 빌 하이젠가 미시간주 공화당 의원에 후원액이 몰렸다. 현대차의 경우 많은 액수를 후원한 해리스 후보보다 트럼프 후보에게 적은 액수라도 꾸준히 자금이 흘러간 점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수입차에 고관세를 부여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대형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공장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국제 정치 전문가들은 로비 액수보다 로비의 목적과 방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얼마나 후원하냐 보다 대선 후보들의 참모나 권력 심층부에 다가갈 수 있느냐가 관건인 듯 하다"며 "결국 중요한 순간 후보들은 리딩 포지션(선도자)에 있는 사람에게 자문을 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연원호 센터장은 "바로 로비의 효과를 거둔다는 단기적 생각으로 접근하기보단,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관계를 만드는 게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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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기 맞은 美 산업···러스트벨트와 선벨트 넘어 '윈드벨트' 탄생하나?
[이코노믹데일리]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된 배경엔 풍요로운 국토와 이를 잘 활용한 산업계의 역할도 있었다. 시대에 발맞춰 '러스트 벨트'와 같은 거대한 산업 지대를 만들며, 변화에 적응한 것이다. 다가올 전기화 시대엔 '윈드 벨트'가 새롭게 탄생할 걸로 보인다. 러스트 벨트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번성했던 미국 북부 공업 지대를 일컫는 말이다. 지리적으로 오대호를 통해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어 수상 물류를 활용하기 쉬웠고, 근처 애팔래치아 산맥엔 대량의 석탄과 철광석이 매장돼 있어 원재료 확보가 용이했다. 덕분에 성장기 러스트 벨트에선 현대 대량 생산 체제의 핵심 요소인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이 등장했고 이를 배경으로 포드·제너럴모터스(GM)·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이 탄생했다. 그러나 1950년대 들어 독일, 일본 등 신흥 공업 강국이 부상하기 시작하며 러스트 벨트는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1970년대 들어선 오일쇼크로 인해 핵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2000년대를 넘어가면서 몰락한 공업 지대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 러스트 벨트가 무너지는 사이 새롭게 떠오른 지역은 '선 벨트'라 불리는 미국 남부 지역이다. 미국 인구 순위 1, 2위에 해당하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주가 여기에 있으며, 정보통신(IT) 빅테크의 산실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도 선 벨트 근처에 위치해 있다. 선 벨트에 사람과 기업이 몰린 이유는 온화한 기후 덕분이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의 산업 구조가 기존 공업·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화하며, 물류 편의성이나 원자재 확보의 용이성보단 거주 환경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앞으로 떠오를 거라 전망되는 벨트는 전기화 시대를 거치며 미국 동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윈드 벨트'다. 전기화는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로 대체되는 것처럼 최종 에너지원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화가 이뤄지면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해상풍력이 이에 대응할 핵심 재생에너지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해상 풍력의 이용률은 40~50% 수준이다. 24시간 중 9시간 40분에서 12시간 동안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태양광(17%)과 육상 풍력(25%) 이용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여기에 동부 해안가의 경우 얕은 연안으로 조성돼 있어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기에 용이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해상풍력 설치가 가능한 지역의 절반 이상이 동부에 몰려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해상풍력이 설치된 지역에 따라 청정 산업 지대가 조성된다면, 윈드 벨트가 선 벨트를 대체할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2024-09-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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