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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냉각 전쟁…AI 시대 데이터센터 생존 전략
[이코노믹데일리] AI 확산과 함께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냉각 기술,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주제로 한 전시와 패널 토론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지난 13~1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데이터센터 코리아' 행사장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시원했다. 하지만 전시장 내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데이터센터 장비 제조사와 클라우드 기업, 에너지·냉각 기술 전문기업 등 100여 개 이상 업체가 참가했다. 특히 액체 냉각, 프리 에어(Free Air) 냉각, 친환경 전력 솔루션 등 최신 기술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으며 실제 장비를 시연하고 체험할 수 있는 부스에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단순 전시회를 넘어 AI 시대 데이터센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보는 장이자 한국 산업 경쟁력을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 냉각 문제 현실화 최근 1~2년간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폭증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으며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20년 3200GWh에서 2025년 4736GWh로 48% 증가했다. 2025년 현재 국내에는 약 147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으며 설비 용량은 591MW, 연간 약 4000GWh 전력을 소비하는 규모다. 이처럼 전력난과 냉각 문제가 맞물리며 냉각 기술 혁신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 하나를 돌리는데 서버 1대당 평균 300kW가 필요하고 연간 수천만 번의 요청(쿼리)을 처리하면 전력 소비가 5GWh 이상에 달한다. 냉각 비용까지 합치면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반 이상이 전기요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AI 서버를 위한 고밀도 랙과 고성능 냉각장치가 대세였다. 특히 액체냉각 기술 부스는 발 디딜 틈 없었다. 공기를 이용한 전통적 냉각 방식인 공랭식 대비 냉각 효율이 월등한 액체냉각은 전력 비용 절감과 탄소배출 저감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고효율 신냉각 기술', 데이터센터 성장 견인 한국 데이터센터 업계는 액체 냉각, 프리 에어 냉각, 액침 냉각 등 다양한 신냉각 기술을 도입 중이다. 특히 액체 냉각은 기존 공기 냉각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가 1.6인 것과 비교했을 때 1.02 수준까지 낮춰 우수한 효율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도입, ESS(에너지 저장장치) 도입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슈페리컬 인사이츠(Spherical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그린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7억8790만 달러(약 1조636억6500만원)였으며 2035년까지 약 71억8000만 달러(약 96조9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2.25%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 엣지(Digital Edge)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 데이터센터는 전력효율지수 1.25 이하로 운영돼 글로벌 평균인 1.55를 상회한다. 현장에서는 LG전자 협력사 이피코리아의 액체냉각 솔루션이 눈길을 끌었다. 이피코리아는 LG전자의 냉각판(콜드 플레이트), 냉각수 분배 장치(CDU) 등 액체냉각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액체냉각 솔루션은 금속 재질의 냉각판을 서버 내 열 발생이 많은 CPU, GPU 등 칩에 직접 부착한 뒤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CDU는 데이터센터 내 칩을 직접 냉각하는 장치로, 핵심 부품 기술력(코어테크)을 바탕으로 안정성과 고효율을 구현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CDU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글로벌 고객사 AI 데이터센터에 본격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친환경 공조·냉각 솔루션 선도 기업 신성이엔지는 데이터빈과 공동 개발한 액침 냉각 장비 '스마트박스'를 선보였다.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담가 전력효율지수 1.1 수준의 고효율을 달성하며 냉각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한다. 이를 통해 전기요금 절약, 탄소배출 저감, IT 장비 장애율 개선까지 가능하다. 또한 팬월 유닛은 외기 도입과 온·습도 제어를 통해 냉각 비용을 절감하는 장비로 미국 냉동공조·열공학 인증기관(AHRI) 인증 프레임과 저전력 고성능 팬을 적용했다. 모듈형 설계로 소형화와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산 기술·정책 지원 없인 '글로벌 경쟁서 밀릴 우려'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 면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아직 해외 인프라 진출에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2022년 147개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2029년 637개로 늘어날 전망이며 관련 전력 수요는 약 41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약 18% 증가, 7년 만에 4배 이상 확대되는 수치다. 한국형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표준에 다가서기 위해선 산업계 및 정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현장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는 '전력 수급'과 '규제'였다. 특히 국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 과정에 있어 전력 인프라 확충과 입지 허가 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미국과 북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직구매(PPA) 확대, 기가와트(GW)급 전력 계약 등으로 기업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연계가 지연되면 AI 인프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며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친환경·고효율 펌프 기술 선도 기업 효성 굿스프링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센서 기반 효율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한국의 경우 국내 환경에 맞춘 현지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국산 장비 인증 제도 마련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선도 기업 스토브리코리아 관계자도 "액체 냉각 솔루션 수요가 작년 대비 올해 2~3배에서 100배 수준으로 뛰었다. 국내 서버 제조업체 육성과 정책 지원이 병행되면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고효율 기술 채택과 정책이 미래 경쟁력 결정 정부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2030년 전력의 20%, 2040년 35%로 확대하고 2050년 탄소중립 및 스마트 그리드 기반 정책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전력 소비 시설이 아닌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확대도 진행 중이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기술·전력·냉각·친환경·정책·글로벌 전략이 얽힌 산업의 총합이다. 이번 '2025 데이터센터 코리아'는 이러한 복합적 과제를 한눈에 보여주며 친환경·고효율 기술 도입과 정책적 지원, 국산 기반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한국 데이터센터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임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체험의 장이 됐다.
2025-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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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아시아 최초 CCUS 허브 발굴 나선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이 세계 주요 철강·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아시아 최초로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허브 발굴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7일 싱가포르에서 호주 BHP, 미국 쉐브론, 일본 미쓰이상사, 인도 JSW스틸, 그리고 AM/NS 인디아 등 총 5개 글로벌 대기업과 공동 연구 협약(JSA)으로 체결됐다. 이번 협약은 아시아 산업계가 처음으로 주도하는 CCUS 연구로, 국내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기술 발전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CUS는 산업 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재활용하거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하에 저장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번에 구상 중인 '허브'는 여러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한 곳으로 집결시켜 압축·처리한 뒤 해양 저장소로 이송해 해저 지하에 보관하는 개념이다. 연구 협약체는 앞으로 약 18개월 동안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허브 후보지를 선정하고 해당 부지에 대한 사업화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운영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해치(Hatch)가 맡을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더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 투자로 탄소 감축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허브 연구가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동남아와 호주 지역은 대규모 탄소 처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되고, 국내 산업계 역시 국제 시장에서 탄소 감축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컨소시엄은 CCUS를 포함한 다양한 탄소 저감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탄소 중립 실천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협업은 철강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11 17: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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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컨소시엄, '독자 AI' 프로젝트 선정…크래프톤·리벨리온 등 합류
[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이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과 연합해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SKT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정예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반도체, 모델, 데이터를 아우르는 독자 기술 기반의 풀스택 AI를 구현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이번 컨소시엄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분야 최고 기업들의 ‘드림팀’ 구성이다. SKT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게임사인 크래프톤, 모빌리티 AI 강자 포티투닷, 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 AI 에이전트 전문기업 라이너, 데이터 기술 기업 셀렉트스타 등이 참여했다. 이는 통신, 게임, 모빌리티, 반도체, 서비스 등 AI가 적용될 핵심 산업의 선도기업들이 실용적인 AI 모델 개발을 위해 뭉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컨소시엄의 기술력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 SKT의 ‘에이닷’, 포티투닷의 차량용 ‘글레오 AI’, 크래프톤의 차세대 게임 ‘인조이’에 적용된 AI 기술 등 각 사가 보유한 실증 사례와 현장 데이터는 고품질 AI 모델 개발의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학계의 역량도 총결집됐다. 김태윤 SKT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이 총괄하는 가운데 서울대, KAIST,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의 석학들이 원천기술 연구를 수행한다. 120여명의 석·박사급 AI 전문 인재가 주축이 되어 프로젝트를 이끈다. SKT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국내 모델을 뛰어넘는 초거대 ‘옴니모달(Omni-Modal)’ AI 개발에 도전한다. 자체 슈퍼컴퓨터 ‘타이탄’과 대규모 GPU 자원을 활용하고 리벨리온의 국산 NPU에 최적화해 고성능·고효율 AI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김지원 SK텔레콤 AI Model Lab장은 "업계 선도 기업들의 준비된 기술력과 실행력으로 국민 일상 속 AI를 위한 최고 수준의 한국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희 포티투닷 부대표는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국내 독자 AI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현장 중심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도록 LLM의 안정적 학습, 빠른 추론, 신뢰성 난제 해결 등 AI 원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스타급 인재를 양성하겠다”라고 말했다.
2025-08-04 16: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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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AI, 14년 뚝심 분사 6개월 만에 증명…'게임 AI' 넘어 국가대표로
[이코노믹데일리] 14년의 연구가 분사 6개월 만에 결실을 봤다. 엔씨소프트의 AI 전문 자회사 NC AI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5개 주관 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되며 대한민국 AI 주권 확보를 위한 국가대표 기업으로 공인받았다. 이번 성과는 단기적 성과가 아닌 긴 호흡의 기술 투자와 신뢰가 낳은 필연적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NC AI의 AI 연구는 산업계가 주목하기 훨씬 전인 2011년 엔씨소프트 내 독립 조직에서 시작됐다. 음성합성, 자연어처리(NLP), 3D 비전 등 게임을 넘어선 실용 기술을 축적해온 14년의 역사는 올해 2월 독립법인 출범 후 단 반년 만에 국가 전략 프로젝트의 핵심 주체로 발돋움하는 단단한 발판이 됐다. 이번 성공의 중심에는 NC AI가 주도한 전례 없는 규모의 ‘그랜드 컨소시엄’이 있다. NC AI를 중심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최고 학계와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문화방송, NHN 등 14개 핵심 기업·기관 그리고 롯데·포스코 그룹사를 포함한 40곳의 수요기업까지 총 54개 기관이 뭉쳤다. 이는 기술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연합으로 단기 성과가 아닌 AI 기술 완성도를 보고 결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컨소시엄의 신뢰는 NC AI의 대표 모델인 ‘바르코(VARCO)’에서 나온다. 특히 최근 공개된 경량 멀티모달 모델 ‘바르코 비전 2.0’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하며 스마트폰에서도 실시간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 환경까지 지원, 기술적 리더십을 명확히 보여줬다. NC AI 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 AI 전환을 위한 확장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최고 성능의 2000억 파라미터급 독자 언어 모델 개발 △산업 확산을 위한 ‘도메인옵스’ 플랫폼 구축 △제조·유통·로봇 등 산업 특화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또한 NHN과 국산 AI 반도체(NPU) 최적화를, NPU 스타트업 모빌린트와는 엣지 디바이스 실증을 추진하며 기술의 실효성을 현장에서 직접 검증할 계획이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이번 성과는 결코 NC AI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해준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NC AI는 앞으로도 기술 독립과 산업 실증, 글로벌 공헌을 동시에 실현하는 대한민국 AI 전문 기업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8-04 1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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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AI' 5곳 오늘 발표…2000억 지원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이코노믹데일리] 독자 인공지능(AI) 모델 확보를 위한 '국가대표 AI' 기업 5곳의 윤곽이 4일 드러난다. 최종 선발팀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등 총 2000억원규모의 파격적인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이 사업은 오픈AI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 최신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갖춘 한국형 모델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두의 AI'의 일환이자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핵심 국정 과제다.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후보 명단에는 10개 팀이 올랐다. 지난달 21일 마감된 공모에는 총 15곳이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장을 냈고 서면 평가를 거쳐 후보군이 압축됐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곳은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다. 이들은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최근 경쟁적으로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열기를 더했다. 카카오가 경량 언어모델 6종을 공개했고 SK텔레콤은 '에이닷 엑스'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였다. KT 역시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학습한 '믿음 2.0'을 공개하며 차별점을 부각했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산·학·연 역량을 총결집했다는 점이다. NC AI는 고려대, 서울대, KAIST 등 학계와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등 산업계 주요 기업을 포함한 14개 기관과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목받았다. 각 팀은 발표평가에서 기술력과 함께 모델 개발에 필요한 GPU, 데이터, 인재 확보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선정된 5개 팀은 앞으로 혹독한 서바이벌 평가에 돌입한다. 과기정통부는 반기마다 평가를 통해 한 팀씩 탈락시켜 2027년 상반기까지 단 두 팀만 남길 계획이다. 생존 조건은 6개월 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 AI 모델과 비교해 95% 이상의 성능을 증명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1500억원규모의 GPU와 628억원규모의 데이터, 250억원의 인재 영입 비용을 지원해 AI 패권 경쟁의 첨병으로 키운다. 특히 GPU는 초기 민간 자원을 임차해 지원하고 이후 정부가 구매한 1만 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AI 기술 생태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5-08-04 08: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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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ESG 퇴조 속…깨어난 소비자·투자자가 ESG 이끌어
[이코노믹데일리] 연일 섭씨 40도 가까운 폭염에 시달리며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지구 온난화 위협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시기인데 하필이면 올해 1월 미국에서 기후 악동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해 여러 나라에서 노골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이 퇴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간 ESG에 앞장섰던 유럽연합(EU) 내에서까지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고 하니 뜨거워진 지구는 누가 지키는 걸까요? 걱정이 마구마구 앞서는데 다행스런 소식이 들리네요, 기후 위기에 눈 뜬 가치 중심 소비자·투자자 행동이 ESG 실효성 강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ESG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후퇴 분위기 로이터, 레딧, 디 에셋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ESG 관련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해 2025 회계연도 기준 평균 지지율은 16%로 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네요. 이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치세력의 반발, 기업의 ESG 개선 노력 감소, 그리고 ISS·Glass Lewis(글래스 루이스) 등 중개기관 조율 변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ISS와 Glass Lewis는 글로벌한 의결권 자문기관(proxy advisory firms)으로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어떤 안건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때 이들 자문기관의 리서치와 권고를 참고하는데 이들 기관이 ESG 관련 주주제안에 대해 과거보다 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로 인해 ESG 제안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지요. 로이터는 지난 6월 무렵 텍사스 등 여러 주에서 ESG는 물론 DEI(다양성·형평성·포용) 관련 위임장(proxy) 자문에 제한을 두는 법을 제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위임장 자문은 거대 연기금·자산운용사들이 어떻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쳐 특히 기업 지배구조, ESG 이슈, 경영진 보상,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습니다. 텍사스와 같은 보수 성향 주(州)들에서는 ESG나 DEI 기준에 따른 의결권 자문 제공을 ‘정치적 개입’으로 보고, 이를 법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는 거랍니다. ◆‘환경 이슈’ 선도 주자였던 EU는 내부 혼란 EU는 ESG 분야에서 선도적 입장을 취해왔지만 내부적으론 최근 몇 년간 ESG 규제 완화 요구 움직임이 있었는데 최근 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네요. 이러한 변화를 ‘그린래시(Geenlash)’란 용어로 설명하는데 말 그대로 ‘환경+저항’을 뜻합니다. 최근 몇 년간 EU 내 ESG 및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기업·산업계, 일부 정치세력, 농민, 소비자 등 사이에서 과도한 규제, 비용 부담 증가, 정치적 이슈화에 대한 불만이 커짐으로써 이러한 불만이 정치적·사회적 움직임으로 나타난 것이 그린래시입니다. 무엇보다 EU의 ESG 규제는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은 ‘기업이 환경과 인권 문제에 대해 책임 있게 관리·보고해야 한다’는 EU의 법적 의무화 제도로서 기업에 대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환경 영향을 점검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네요. 정치적·사회적 반발도 나타나는 모양새입니다. 2024년 2월 유럽 전역에서 농민들이 EU의 환경 정책 완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대표적이죠. 이는 농업계의 불만이 환경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변화로 EU 내에도 보수세력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ESG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이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SG 완화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어요. 2025년 들어 그린본드 발행이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는 ESG 정책 완화로 인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게 된 것이지요. 이 때문에 지난 2월 200개 이상 투자 기관이 EU에 ESG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규제 완화가 투자자 신뢰와 시장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표했답니다. ◆한국의 ESG 공시 제도 도입 지연과 기업 반발 한국 금융위원회는 2026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 관련 위험 요소 및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금융위는 2024년 4월 22일 관련 기준 공개 초안을 발표했으며 기후 분야 정보를 우선적으로 의무화하고 기타 ESG 항목은 선택 공시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2028~2030년 이후 도입을 선호하며 공시 유예와 단계적 시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상장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약 12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해 6월 16일 발표한 기업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58.4%가 2028년 이후를 공시의 적절한 시기로 보고 있고 △Scope 3 배출량 반대 비율은 약 56.0%에 달했으며 △자회사 포함 공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비율이 33.6%, 유예 기간이 필요하단 의견이 59.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Scope 3 배출량’이란 기업이 직접 배출하지는 않지만 제품 생산 과정, 물류, 사용, 폐기 등 공급망 전반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기업 활동과 관련된 모든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공시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요. ◆ 소비자·투자자 행동이 ESG 실효성 강화 이처럼 각국의 정치적 압력 및 규제 변화, 기업 차원의 ESG 공시 준비 및 부담 속에 소비자·투자자들의 실질 실천 요구가 현재 글로벌 및 국내 ESG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를 중심으로 가치 기반 소비와 주주 행동주의가 강화되며 기업들이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전략을 잊지 않도록, 중시하도록 자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최근 미국의 온·오프라인 멀티 판매점 타겟(Target)과 테슬라(Tesla) 등의 경우 DEI 정책 철수 후 매출에 타격 사례가 발생한 것도 이들의 집단적인 행동 때문이었답니다. 포브스, 뉴욕포스트 등 미국의 언론 매체에 따르면 타겟은 올해 1월 REACH(인종 형평성 행동 변화 프로그램)를 종료한 뒤 이를 ‘공급업체와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DEI 목표도 축소했답니다. 그러자 같은 해 2월 28일 특정 기간 중 소비자들이 타겟 제품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중단하는 행동을 벌여 타겟의 웹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 감소했다네요. 첫 분기 실적에서 타겟은 동일점포 매출은 3.8% 하락, 전체 매출은 2.8% 하락한 238억 달러를 보고했으며 타겟의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반발이 주된 요인임을 시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타겟 주가가 약 12% 급락했고 DEI 정책 철회 후 발생한 재정·평판 리스크가 명백하게 드러나 사실상 큰 손실을 봤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경우 CEO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리더십 논란으로 인해 역풍을 맞았다네요. 로이터, 더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스크의 극우 정치 성향 지지가 노출된 이후 올해 초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가 최대 59% 또는 45% 급감하는 등 대규모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2분기 테슬라 차량 등록이 20% 이상 감소했으며 테슬라의 전기차(EV) 시장 점유율도 상당히 축소됐는데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감이 중요한 요인으로 해석된다네요. 이에 따라 2025년 1분기 전 세계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13% 하락, 매출은 12% 감소한 225억 달러, 영업이익은 42% 급감한 9억 달러 수준으로 악화됐습니다. 테슬라는 DEI 철회 결정 이후 소비자 보이콧, 웹사이트 트래픽 감소, 매출 및 주가 하락, 투자자 소송 등 가시적인 반응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또한 테슬라 매장 앞에는 마리아치 밴드, 종이 사이버트럭 등 퍼포먼스 시위가 펼쳐졌고, 일부 매장은 그래피티 낙서 등 파손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타겟과 테슬라 사례는 밀레니얼과 Z세대 중심의 소비자·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천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기업이 ESG, DEI 정책을 경시하거나 철회할 경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투자자 행동주의도 ESG 관련 경영 전략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답니다. ◆ESG 축소와 다양성 정책 후퇴에 각국 소비자 반발 타겟이나 테슬라 외에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ESG나 DEI 프로그램 축소로 의식 있는 소비자나 투자자들의 반발을 산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올해 초 월마트가 DEI 정책과 재단(Center for Racial Equity) 기금을 축소하자 30여명의 주주(총 2660억 달러 주식 보유)와 13명 이상의 민주당 주 법무장관이 공개적으로 항의하며 정책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또한 ESG 전략 전환에 대해 투자자 항의를 받았답니다. BP가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투자자 연합인 ‘클라이메이트 액션 100+(Climate Action 100+)’의 압박으로 2020년부터 석유·가스 생산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성과 부진으로 2024~25년 전략을 전환하자 2025년 연례총회에서 약 24%의 주주가 의장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답니다.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ESG 행동주의는 ‘투자자 행동주의’로 나타난 경우도 있습니다. 익슨모빌(ExxonMobil)에서는 Engine No. 1 펀드가 기후 책임자 선임을 요구하며 이사회를 공격해 다수 패시브 투자자의 동참을 이끌어냈습니다. 프랑스 식음료업체인 다논(Danone) CEO 교체, 독일의 제약·농화학업체 바이엘(Bayer), 스페인의 에너지·석유업체 렙솔(Repsol) 등 역시 환경·사회 이슈 대응 압박을 받은 대표적 사례들로 꼽힙니다.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노동권 이슈가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이랜드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대한 항의로 이랜드 노조가 전국 Homever(지금의 홈플러스) 매장 40곳에서 점거 농성과 시위를 전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불매를 호소했습니다. 이 과정은 언론과 시민 단체들의 지지를 받아 사회적 이슈가 됐고 결과적으로 이랜드는 삼성테스코와 합의하며 고용 안정과 보상 등을 양보했습니다. 나라마다 정책은 정권을 잡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우리 다음 다음 세대에도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 모여 지금 위기에 처한 ESG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2025-07-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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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에이닷엑스 3.1' 공개…크래프톤·리벨리온과 '소버린 AI' 연합군 결성
[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국내 산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초거대 연합군을 결성하며 '소버린 AI(AI 주권)'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자체 기술력과 압도적인 생태계 연합을 양 날개로 삼아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다. SKT는 24일 독자 구축한 340억(34B) 매개변수 규모의 LLM '에이닷엑스(A.X) 3.1'을 오픈소스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이 모델은 SKT가 데이터 학습부터 모든 단계를 직접 수행한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됐다. 특히 기존 버전이 한국어 대화 성능에 집중했다면 이번 모델은 코드 작성과 수학 문제 해결 등 고차원적인 추론 능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성능 효율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닷엑스 3.1은 상위 모델인 에이닷엑스 4.0보다 매개변수 규모가 절반 이하지만 한국어 능력 평가에서는 90%에 육박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SKT는 이로써 고성능 모델과 경량 모델을 포함한 총 4종의 LLM 라인업을 오픈소스로 제공, 개발자들이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생태계 저변을 넓혔다. 이러한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SKT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SKT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면면은 화려하다. 국내 최대 게임사 크래프톤, 모빌리티 데이터 강자 포티투닷, 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 AI 에이전트 기업 라이너 등 각 분야 선도 기업과 서울대, KAIST 연구진이 합류했다. 반도체부터 모델, 데이터,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AI' 연합체가 탄생한 것이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관계사는 물론 몰로코, 씨메스, 스캐터랩 등 'K-AI 얼라이언스' 핵심 파트너사들도 개발될 모델의 활용 의향서를 제출하며 힘을 보탰다. 이는 컨소시엄이 개발할 모델이 탄탄한 수요 기반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SKT 컨소시엄은 단순히 기존 모델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영상을 모두 이해하는 '옴니모달' 기술을 적용한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도전한다. 나아가 현재 AI 업계 표준인 '트랜스포머' 구조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차세대 아키텍처 연구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각 분야 선도기업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향후 소버린 AI 분야에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국내 AI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적인 인공지능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7-24 10:4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