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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우리은행장發 '쇄신인사'…동양·ABL생명 품고 증권사까지 넘본다
[이코노믹데일리]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준법감시인을 교체하는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발생한 금융사고 방지 실패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묻는 차원이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판단이었다. 더 나아가 올해 비(非)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도 금융당국에 쇄신 의지를 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 업무를 책임지는 준법감시인을 전격 교체했다. 지난달 벌어진 김해금융센터 횡령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박구진 준법감시인이 사임했다. 이 자리는 전재화 우리금융지주 준법감시인이 대신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180억원 규모에 달하는 횡령 사건이 발생해 그간 해온 내부통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기존 100억원 정도로 알려졌던 횡령액은 검찰 수사 결과 177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해당 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 소관 영업본부장과 내부통제지점장까지 후선배치하는 등 강력한 인사상 책임을 물었다. 지주사 준법감시인에는 정규황 우리금융지주 감사부문장이, 감사부문장에는 정찬호 부사장이 선임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내부통제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과 함께 시스템 전반을 밑바닥부터 다시 점검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조 행장은 인사발표 후 직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가짐과 책임감"이라며 "은행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 신뢰와 영업력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인사를 통한 분위기 전환은 조 행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모두 포부를 밝혔던 '기업금융 명가(名家)' 위상을 되찾는 일에도 필요한 조처다. 올해를 포트폴리오 확충의 원년으로 삼고 계열사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금융에 금융당국의 승인이 절대적인 시점으로, 강한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때부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그룹의 핵심 목표로 삼고 증권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증권업 진출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때부터 이어진 숙원 사업이다. 임 회장은 임기 동안 전임자였던 손태승 회장이 이루지 못한 과업인 증권사 인수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는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올해 3분기 내로 합병 증권사를 출범시켜 영업을 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증권업 진출을 자본비율 소모 없이 마치면서 보험사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 앞서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했지만 매각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손보 매각을 포기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에 주력한다. 지난달 26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지분 인수 등 내용이 담긴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의 자산은 17조4707억원으로 양사의 자산 합계는 총 49조9109억원 규모다. 이는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에 이어 6번째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 규모 6위의 생보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에 힘을 싣는 데는 높은 은행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실제 우리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8245억원) 중 은행 순이익만 7897억원으로 집계돼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비은행 사업 확대를 통해 금융당국 정책 기조에 맞춰 이자이익 비중을 줄이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4-07-11 10: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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