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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전자' 반도체 경쟁력 하락… 외국인 투자자 "'지배구조 리스크'가 키웠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1일 장중 8만8800원, 시총 530조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넉 달 뒤인 지난 14일 시총 230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로 삼성전자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점인 0.87배까지 떨어졌다. 다음날 주가가 5만원대를 회복하고 삼성전자가 자사주 10조원어치를 매입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바닥을 모르는 삼성전자의 추락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질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트리서치는 '삼성 주가 하락의 이유'를 묻는 이코노믹데일리 질문에 18일 “(삼성의 주가 추이는) 주목할 만한 동향”이라고 답한 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스트레이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펼치며 미국 시장에서 경기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며 "관세 인상 등 당선인이 공약을 이행할 경우 달러 강세는 불가피해질 게 뻔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 전문가들은 또 다른 분석을 내놨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유독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인 기저에는 삼성전자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명 ‘지배구조 리스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일시적인 경쟁력 훼손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훼손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수뇌부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심이다. 지배구조에 획기적인 전환이 있지 않은 이상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삼성전자 경영진의 능력을 두고 의심은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 그 의구심이 현실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반도체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인 TSMC에 밀려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냈다. 이에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 사내 게시판에 "지난 몇 년 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지난달 8일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고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첨단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지 못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까지 SK하이닉스에 내준 게 주요 원인이었다. 2019년 HBM 연구개발팀 해체가 패착의 이유가 됐다는 주장과 함께 지배구조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반도체 경쟁력 약화는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전략적 선택 등 기업 경영에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을 때마다 이 회장이 이를 미루거나 하지 않은 점”이라며 "수 년 째 인수합병을 한다면서 실행하지 못했고 그 사이 염두에 두던 회사들 시총은 2~3배 올랐는데, 만약 선전국 기업들이었다면 이사회에서 그 경영자를 해고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이 미등기임원인 점도 문제로 꼽힌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지 않아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되지 않는 미등기임원은 회사의 법적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어도 실질적으로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해 논란이 돼 왔다. 등기임원에 비해 법적 책임이 가벼워 권한과 책임이 불일치한다는 비판도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3 연간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찬희 위원장은 “삼성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면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거버넌스에 획기적 전환이 없는 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은 계속 이어질 거라는 조언도 나왔다. 거버넌스포럼이 17일 발표한 논평에선 “최근 미국, 영국 등 초대형 자산운용사 중역과 핵심 펀드 매니저들의 한국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주요 목적은 삼성전자 고위층을 만난 후 운용사별로 수조원씩 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지 아니면 매각할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24-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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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2.0' 시대, 한국기업은 득일까 실일까
[이코노믹데일리]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당선을 확정하면서 '트럼프노믹스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계획을 추진해 온 한국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트럼프행정부 1기 때 보여준 트럼프노믹스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재편될 경우 우리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해온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우리 기업의 기여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견제 정책 강화 등을 통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노믹스 2.0으로 따져보는 득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곧바로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통상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고율 관세 부과와 상호관세 부분을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모든 국가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들이 미국에 수출할 경우 추가 관세 부담이 발생할 거라는 얘기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때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함께 한국을 주요 무역적자국으로 꼽아 온 전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 등 한국의 수출 품목을 상대로 무역적자 축소를 요구하는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재편 가능성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 협정인 USMCA는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트럼프 1기 때 인 2018년 체결됐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USMCA를 강화하게 될 경우 멕시코에 생산 기반을 둔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강화된 규정 준수를 위해 공급망을 조정하거나 생산비용 증가를 감수할 수도 있다. 무역협회는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당 조치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바이든행정부의 업적 축소를 도모할 수도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함께 관세와 규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게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인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녹색 사기'로 전락할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바이든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꾸준히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선 지난 8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액 공제와 세제 혜택은 일반적으로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부각된 건 IRA 폐기 가능성이다. IRA는 친환경적 투자나 전기차 등에 대해 보조금을 제공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는 법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녹색 사기'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IRA 폐지 가능성은 높다. 법안 폐지를 위해선 연방의회 상·하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와 함께 상·하원까지 싹쓸이하며 2016년 이후 8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다. 일단 전기차 시장과 연관성이 높은 배터리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IRA를 염두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3사의 올해 시설 투자금 합계는 25조원에 이르는데, 이중 상당수가 미국 내 투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냥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다소 축소될 순 있지만, 중국 전기차나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우리나라 기업들 입장에선 역으로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IRA 수혜를 받고 있는 태양광 업계 역시 트럼프 당선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동안 에너지 정책으로 태양광의 대책점에 있는 화석연료를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 왔다. 지난 22일 펜실베니아주 유세에서도 "취임 첫날 (석유를) 시추할 것"이라며 에너지 산업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재생에너지에 호의적이진 않기 때문에 미국 내 태양광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라며 "화두가 된 IRA의 경우에도 당장 없애긴 어렵겠지만, 재생에너지에 인센티브를 주는 투자세액공제(ITC)가 줄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순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에 우호적일 것 같은 정유업계에서도 장단점을 따져보고 있다. 단기적으론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정제마진이 낮아져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도입 가격을 뺀 차익을 말한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석유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유가 하락 요인이 생길 것 같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 입장에선 설비 운전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조 실장은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트럼프 후보가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할 걸로 보이고 이에 따라 세계 무역량이 줄기 때문에, 결국 세계 경기나 석유 수요 측면에선 악영향이 될 수 있다"며 "석유 수요와 정제마진이 함께 개선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면 정유업계 입장에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을 확장하는 자동차 업계도 계산이 복잡해 졌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 생산을 시작했다. 또 미국 남부지역 앨리배마 공장에서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HMGMA를 통해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만드는 EV9은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혜택 여부는 불확실해졌다. 이미 현대차는 대안 마련에도 나선 상황이다. 기존 전기차 생산 공장이던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 계획을 밝힌 점이 대표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 이에 맞춰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는 전략은 아주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번에 모든 정책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면서 조금씩 혜택을 줄여나갈 수 있지만 지지층·노동자의 반발을 생각하면 정책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한국 완성차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진다면 오히려 동등하게 해외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위치를 얻게 된다"며 "현재 현대차 등 기업들이 현지에 짓고 있는 공장도 트럼프가 관세 장벽을 세울 경우 현지 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책전략실 윤자영 책임연구원도 "실질적으로 IRA 수혜를 입는 지역들이 트럼프 지지세가 우세한 지역들이 많다"며 "법률인 IRA를 폐지하려면 상하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획기적으로 바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IRA의 세부적인 조항들은 대통령 권한으로 바꿀 수 있어 미국에 이미 투자를 결정한 기업에겐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같은 간접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철강 산업 견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하겠다며 철강 232조로 불리는 무역확장법을 통해 일부 국가의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철강이 타깃이었지만, 한국도 관세 부과 대신 물량할당제도(절대쿼터제) 적용을 받게 됐다.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수혜를 볼 기업도 있다. 정책 공약집 '어젠다47'에서 미국 전역에 10개 자유 도시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윤자영 책임연구원은 "공약의 하나로 신규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전력망 프로젝트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미국에 있는 전선·발전 분야들의 제품 교체 주기가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라질 수 없는 칩스 반도체업계는 고관세와 '칩스법' 개정 가능성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479억 달러(약 66조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은 69억 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온라인 방송)에서 칩스법을 두고 "수십, 수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줄 필요 없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외국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기형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고관세에 대해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상황에서 관세를 올리면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겠지만, 지금은 미국이 우리나라 반도체를 사야만 하는 입장이라 관세를 올려서 얻게 되는 이익은 사실상 없다"며 "관세를 올려 수입 가격이 올라가면 결국 자국 기업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런 손해 보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기존 제조기반이 구축돼 있어도, 속도적인 측면에서 반도체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강화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변화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고 확대하는 것이 미국에 고용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미국이 국내 기업들에 제공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크게 삭감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당장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파악해 향후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고대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축하와 환영 그리고 우려 경제 단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제히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경제의 지속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길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긴밀한 통상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금까지 굳건하게 유지돼 온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한미 양국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투자로 경제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기업이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국의 고용창출과 산업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노력은 앞으로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협력 관계가 지속 발전돼 양국 간 더 큰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토대 아래 경제협력도 확대⋅발전 시키길 바란다"면서 "양국 경제 관계의 핵심 축인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와 교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투자 및 통상환경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경협은 미 상의와 함께 한미 양국 간 민간 경제협력 채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한경협은 "한국의 대표 대미 경제 창구로서 양국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시작으로 우리 경제계의 목소리를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무역협회는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에 자국 중심주의가 강화되는 통상환경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은 대중국 견제와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대해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달라진 의회 정치 지형을 고려해 통상입법 동향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분야별‧조치별 우리 무역과 투자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분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한국기업의 미국 투자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의 산업경쟁력과 한미 협력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향후 한국과 한국 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미국에 알리는데 협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4-11-07 0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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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땅값 19개월 연속 상승…서울 강남이 상승률 1위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3분기(7∼9월) 전국 땅값이 0.59% 올랐다. 땅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로, 3분기 땅값이 1.45% 뛰었다. 국토교통부가 24일 발표한 '3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지가는 0.59% 상승해 전분기(0.55%)보다 상승폭이 0.04%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0.30%)와 비교해서도 상승률이 0.29%포인트 높다. 월별로 따져보면 전국 지가는 지난해 3월 상승 전환한 이후 19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9월 상승률은 0.19%로 8월(0.20%)보다 소폭 축소됐다. 올해 3분기 지가 상승 폭은 수도권(0.70%→0.75%)과 지방(0.30%→0.31%)에서 모두 작년 3분기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분기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0.87%)이었다. 경기(0.66%), 인천(0.53%), 부산(0.49%)이 뒤를 이었다. 제주 땅값만 0.17% 떨어져,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에서는 서울 강남구 땅값 상승률이 1.45%로 가장 높았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성남 수정구 땅값 상승률이 1.40%,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신규 택지도 조성되는 경기 용인 처인구가 1.32%로 뒤를 이었다.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의 지가변동률은 0.248%로, 비대상지역 상승률(0.62%)보다 0.38%포인트 낮았다. 3분기 토지거래량은 약 48만4000필지(274.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건축물 부속 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약 15만필지(247.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5.0% 줄었다. 전 분기와 비교한 3분기 토지거래량은 대전(40.8%), 서울(18.8%) 등 5개 시도에서 증가하고 울산(-23.3%), 광주(-14.9%) 등 12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순수토지 거래량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2.6%)에서만 증가했으며 대구(-47.1%), 울산(-21.6%), 경남(-21.4%) 등 나머지 시도에서는 감소했다.
2024-10-24 15: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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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국가산단, 전 산업 분야 연결이 목표
[이코노믹데일리] 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전체 산단의 4%에 불과하지만 제조업 생산, 수출, 고용의 30%를 차지하는 중추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에는 산단 1316개가 있는데, 이 중 국가산단이 52개다. 국가산단의 생산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연간 689조원, 수출액은 2369억달러이며, 109만명이 근무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월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15곳을 발표했다. 기존 국가산단이 단순히 제조·생산시설을 집적하는 역할을 했다면, 신규 국가산단은 주변의 기존 산업단지, 앵커기업, 연구기관과 연계한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바이오 일반산단이 있는 경북 안동에서 바이오 신규 국가산단, 원전 산업이 집적한 경주에선 소형모듈원자로(SMR) 신규 국가산단을 추진하는 이유다. 과거 국가산단을 정부 주도로 입지를 선정한 뒤 개발했다면, 신규 산단은 지방자치단체 제안과 기업 수요를 고려해 후보지를 선정했다. 기존 특화 산업을 신규 산단이 뒷받침해 '기술개발→실증→제조·생산→유통'까지 산업 전 주기를 연결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 공장만 덜렁 두지 않고 근로자들이 정주할 수 있도록 문화, 주거, 상업시설을 갖추도록 한다. 기업 수요가 구체적으로 확보된 경기 용인 시스템반도체 산단, 전남 고흥 우주발사체 산단, 경북 울진 원자력수소 산단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해 조성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김민태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장은 "기업 투자 수요를 확보하고 추진한다는 것이 기존 국가산단과 신규 산단의 다른 점"이라며 "예타 신청도 기업 입주 수요와 입주 협약을 토대로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규 국가산단 15개를 한꺼번에 조성한다는 것은 도전적인 목표다. 토지 보상 등에 필요한 자금도 만만치 않다. 이전 정부에서는 보통 5∼7개의 신규 산단 조성을 추진했다. 김 과장은 "단순히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성장동력을 만드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지역 거점을 만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15개 국가산단 후보지 모두 현 정부 임기 내 국가산단 지정을 마치고 빠른 곳은 임기 내 착공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국가산단은 국토부가 후보지를 선정하면 사업시행자(공공인 경우)에 대한 공공기관 예타를 거친다. 이후 사업시행자가 산업단지 계획을 수립해 승인 신청을 하게 된다. 국토부가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해 국가산단으로 지정하면 보상, 착공, 준공을 걸쳐 조성돼 수요기업에 분양된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5개 신규 국가산단 중 광주 미래자동차 국가산단(광주도시공사 단독 시행)을 제외한 14곳에서 단독 또는 공동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산업단지 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국가산단을 조성한 경험이 있는 LH를 대부분 신규 산단의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2024-09-03 12: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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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 3대축 재편
[이코노믹데일리]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 분할한 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옮긴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그룹의 성장 동력을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반도체 등 3대 축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합병 및 주식 교환과 지배구조 개편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두산밥캣을 자진 상장폐지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두산은 그룹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했다. 우선 클린에너지는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이 주축이다. 원전 및 소형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해상풍력, 수소 및 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그룹이 추진하는 핵심사업 조정의 방점은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되는 스마트 머신 분야에 있다.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과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한 두산로보틱스가 사업적으로 결합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인적분할,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및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북미, 유럽 등에 걸쳐 보유한 강력한 네트워크 및 파이낸싱 역량, 경영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선진시장에서의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지배구조에서 그룹의 중간지주 역할을 해오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사업과 원자력,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집중한다.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 가량의 차입금 감축 효과도 발생했다.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의 핵심은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테스나다. 이를 중심으로 반도체, 휴대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 소재 생산 등을 하고 있는 그룹 내 첨단소재 사업이 자리 잡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업종 구분 없이 혼재돼 있는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서 클러스터화하는 게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이라며 "이번 재편의 대상이 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 모두 '윈-윈-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2024-07-12 11: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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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반도체, 고전 중인 삼성 파운드리 전략은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과 '세이프 포럼(SAFE) 2024'를 개최하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와 그에 따른 성과,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삼성 파운드리만의 공정기술, 제조 경쟁력, 에코시스템, 시스템반도체 설계 솔루션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고객들과 협력을 위해 선단공정(발전 가능성 을 보고 개발하는 신규 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효율을 높이는 BCD 공정, 엣지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을 융합하며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디자인 솔루션(DSP),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툴(EDA), 테스트∙패키징(OSAT) 분야 총 35개 파트너사가 부스를 마련해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들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온칩스와 日 기업 2나노 기반 AI가속기 수주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맞춘 통합 AI 솔루션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또 AI반도체에 적합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과 2.5차원 패키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단 공정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해 최첨단 공정 기반의 턴키 서비스를 수주한 성과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본 AI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을 성공한데 이어 안정된 성능과 수율을 기반으로 한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韓 팹리스 기업,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 성과 소개 삼성전자는 또 공정 로드맵과 서비스 현황 등을 발표하면서 파트너사 간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 혁신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파트너 업체인 텔레칩스, 어보브, 리벨리온 3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세션 발표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그리고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또 SAFE 포럼에서 삼성전자와 국내외 파트너들은 AI 반도체 설계 인프라를 집중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리콘밸리 미국 파운드리 포럼 행사에서 개최한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의 첫 워크숍 결과도 파트너사들과 공유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달에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과 유럽 지역에서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2024-07-09 16: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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