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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커졌는데…은행들 '가계대출 조이기' 지속
[이코노믹데일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하면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이와 함께 주요 금융그룹들은 호실적을 낸 반면 고객들에겐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은행들은 연말까지 비대면 판매 제한·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규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 햇살론15, 안전망 대출Ⅱ,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제외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734%p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0.57%p) 대비 0.164%p 늘어난 수치다. 지난 8월에 이어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개월 연속 확대됐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수신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린 영향이 크다.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4.128%로 전월(3.938%)보다 0.19%p 상승했지만,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368%에서 3.394%로 0.026%p 오른 것에 그쳤다.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전월보다 커졌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지난달 초 연 3.68~6.08%에서 이달 초 3.71~6.11%로 상하단이 모두 0.03%p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금리도 4.56~6.67%에서 4.59~6.69%로 상승했다. 반면 시장금리는 상황이 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인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초 3.330%에서 이달 초 3.159%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도 지난달 19일 공시 기준 전월 대비 0.06%p 하락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와는 반대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는 올 3분기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통상 금리 인하기가 되면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축소돼 이자이익이 감소하므로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에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컸던 서민들에게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돌아가지 못하고, 은행만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조치를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주담대 최대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 운용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신용대출 12종에 대한 비대면 채널 판매를 중단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높인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갑자기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할 수 있어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4-11-01 16:14:19
삼성전자, DS부문 3분기 실적 예상치 하회···HBM 성장세엔 '기대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실적이 예상치보다 크게 밑돈 걸로 나타났다. 암담한 실적에도 삼성전자는 그간 기대에 못 미쳤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가 성장세를 보일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31일 경영실적설명회를 통해 DS부문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거뒀다고 전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보다 3조1700억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에 앞서 시장에선 DS부문의 영업이익을 약 4조~5조원이 될 거라 추정했다. 실제 공개된 수치와 1조원가량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부진이 시장 전망보다 심각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부진에 대해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보였고 중국 내 시장에서 레거시 제품 증가로 수급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이전 세대 메모리 제품을 값싸게 공급해 시장 가격이 내려갔다는 얘기다. 다만 HBM의 실적과 성장세에 대해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올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든 인공지능(AI) 전용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통상 엔비디아나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며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을 이끈 주력 제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부정적 수치들이 나왔음에도 삼성전자는 HBM의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70% 넘게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번 3분기엔 HBM3E(5세대)의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4분기엔 50%까지 성장할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아울러 여러 고객사와 협의해 각 고객사에 최적화된 '커스텀 HBM'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신감의 배경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넘길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삼성전자의 HBM3E는 엔비디아의 품질 검사를 거치고 있는데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의 퀄(품질 검사) 지연이 있었지만, 과정상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 (HBM3E의)판매 확대가 가능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4-10-31 17:22:28
철강업계, 일제히 2분기 실적 악화…하반기도 '감산' 행보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2분기 철강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업황 개선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불황에 대비해 철강사들은 감산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원배 현대제철 부사장은 지난 25일 ‘2024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이 부동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철강 수요는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미중 갈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존재해서 전반적인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4651억원)보다 78.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6.5%에서 0.9%로 급감했다. 현대제철은 건설 시황 둔화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시장 유입으로 제품 판매량이 떨어진 걸 이유로 꼽았다. 제품 판매량은 올 2분기 439만4000t으로 전년 동기(489만7000t)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현대제철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포스콜홀딩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7520억원)이 지난해(1조3260억원) 대비 43% 줄어든 가운데 철강 부문을 담당하는 포스코 역시 영업이익 41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8410억원) 동기보다 50.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2%에서 4.5%로 줄었다. 포스코홀딩스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 사업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도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동국제강도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639억원) 대비 75.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2.9%에서 4.3%로 줄었다. 건설 경기 악화에도 계절적 요인으로 1분기 대비 2분기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조선업 호황에도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영향으로 후판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업계 실적 악화는 철강 생산량 감소로 드러났다. 한국철강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조강생산량 2638만7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축소됐다. 특히 지난 4·5월 조강생산량이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기로 조강생산량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가운데 지난 4·5월 각각 18.7%, 21.9%로 대폭 감소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천문학적 비용 문제로 불이 꺼지면 안 되는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휴·가동이 비교적 자유롭다”며 “전기로 운영 회사의 경우 철강 시황 침체기에 비교적 유동적으로 운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현재 진행 중인 철근 생산량 감산 정책 기조를 하반기에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동안 철근 유통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한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며 “국내 제강사들이 도저히 제품 생산 및 판매를 할 수 없는 가격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2024-07-29 16: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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