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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통합기획 100번째 확정…서울 도심정비 '큰 그림' 탄력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의 도시정비 제도인 신속통합기획이 100번째 기획안 확정을 계기로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경직된 용도지역 규제와 낮은 사업성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지역들이 재정비의 기회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가 인허가 전 과정에 초기부터 개입함으로써 정비계획의 통합성과 사업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16일 “신속통합기획 제도를 통해 도입 3년 반 만에 100번째 기획안을 확정했으며, 총 18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이 공동으로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건축, 교통, 환경 등 관련 부문을 통합 심의하는 제도다.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제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도봉구 쌍문동 81 일대다. 아기공룡 둘리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이 지역은 노후주택 밀집과 협소한 도로 등으로 인해 개발에서 장기간 배제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이달 최고 39층, 총 1919가구 규모의 정비기획안이 마련되며 변화의 첫발을 뗐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 외곽의 낙후지역일수록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용도지역 조정과 고도 제한 완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사업성이 제고된 결과다. 예컨대 강북구 미아동 791의 2882 일대는 북한산 조망 보호를 이유로 최고 28m 고도 제한이 적용됐으나 시가 ‘신고도지구 구상’을 적용해 평균 45m까지 규제를 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은 향후 최고 25층, 약 25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시는 신림동 675 일대처럼 경사지에 자리 잡은 주거지에도 유연한 도시계획기준을 적용했고, 동작구 상도14·15구역 기획안에서는 진입도로 개선을 포함시켜 인근 사업들과의 연계를 고려한 계획 수립이 가능했다. 용산구 서계동 33 일대는 인근 청파동, 공덕동과 연계해 보행녹지축을 설정하는 등 정비구역을 넘어서는 공간계획이 가능해졌다. 구로구 가리봉동의 경우엔 G밸리 배후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반영해 일부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지정해 상업·업무·주거 복합단지 조성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수요는 높지만 주민 선호도가 낮아 사업 반영이 어려웠던 데이케어센터 등 필수 공공시설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여의도시범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도 이를 반영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172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중 100개 프로젝트에 대해 기획을 완료했다. 이 중 54곳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 23곳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18곳은 조합설립인가, 5곳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완료했다. 특히 금천구 시흥독산구역은 지난해 12월 기획안이 확정된 후 단 1개월 만에 정비구역 지정까지 완료된 사례다. 압구정과 여의도 등 핵심 재건축 사업지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빠르게 추진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공 주도의 개발이 아닌 만큼 사업 성공의 열쇠는 주민의 의지와 협상 능력에 달려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공공이 주도적으로 방향을 잡아주되, 실질적인 동력은 지역 주민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5-04-16 08: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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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권 공공재개발 본격화... 프리미엄 아파트 몰린다
[이코노믹데일리] 과거 낮은 공사비를 이유로 꺼리던 ‘공공재개발 사업’ 참여에 대형 건설사가 몰리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지보다 인허가 속도가 빠르고 사업자금 확보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이란 정부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도심 내 노후 지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신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과 달리 공공성 확보를 전제로 용적률과 층수 제한 등의 규제 특례를 받을 수 있어 민간 재개발로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지역에서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LH가 시행하는 서울 내 공공재개발 사업지 중 동대문구 전농9구역과 중랑구 중화5구역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두 사업지 모두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LH와 사업시행 약정을 맺은 전농9구역은 현대엔지니어링만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참여한 상태다. 현장설명회가 단독 참여로 두 차례 유찰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농9구역은 전농동 4만9061㎡ 부지에 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159가구와 근린공원, 공공청사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예정된 공사비는 3.3㎡당 780만원 수준이다. 전체 금액은 4000억원에 육박한다. 김삼근 전농9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LH가 사업시행자나 주민대표회의 의견을 거친 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회의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LH에 공문을 보내고 이달 21일에 주민 전체 회의(총회)를 진행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화5구역에선 GS건설이 시공을 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주민대표회의는 향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방안 등에 대해 LH와 논의할 계획이다. 중화동 일대 6만6013㎡에 지상 최고 35층, 161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 일대는 지하철7호선 중화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중흥초, 장안중, 중화고 등 학군도 양호하다. 2027년 착공, 2031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두 구역은 모두 민간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사업성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동안 사업이 중단된 곳이다. 그러나 LH와 사업시행약정을 체결하면서 인허가에 속도가 붙었고, 6개월여 만에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앞서 서울 강남권에서 최초로 공공재개발을 선택한 송파구 거여새마을은 8월 시공사로 삼성물산과 GS건설을 택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거여역 인근 대지 7만1922㎡에 지상 최고 35층, 12개 동, 167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펜트하우스와 스카이라운지, 프라이빗 시네마 등 강남권 고급 단지와 비슷한 수준의 고급화 설계를 제안했다. 공공재개발 시공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주민대표회의가 경쟁입찰방식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나서 토지 등 소유자의 투표를 거쳐 사업시행자인 LH나 SH에 시공사를 추천하면 LH·SH와 시공사가 공동사업시행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공공에서 제안하는 공사비가 현실과 동떨어져 건설사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최근 공사비를 인상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참여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내 공공재개발 사업지의 예정 공사비는 3.3㎡당 500만원 안팎이었다. 민간 재개발에 비해 낮게 책정된 공사비 때문에 건설사가 참여를 꺼렸다. 최근 3.3㎡당 800만원 수준까지 공사비가 오르면서 대형 건설사도 참여가 가능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은 인허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조달 금리도 민간 정비사업에 비해 낮다”며 “금융비 절감과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의 장점으로 사업성이 걱정되는 다른 정비사업에 비해 매력이 크다”고 했다. 주민들도 높아진 공사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대형 건설사 참여에 반색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단지는 저렴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고급화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편 서울 공공재개발 추진 지역 중에서 내년 상반기 사업참여자 선정을 준비 중인 곳은 은평구 증산4구역(3550가구), 영등포구 신길2구역, 도봉구 쌍문동 서측(1428가구) 등이 있다.
2024-12-10 1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