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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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로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월4일부터 7일까지 경제인 200여 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소식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랜 시간 냉각돼 있던 한중 관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양국 관계는 말 그대로 ‘필요하지만 불편한 관계’였다. 정치적 신뢰는 약해졌고 경제 협력은 관성에 의존했으며, 민간 교류는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강이 완전히 녹았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볼 수 있는 ‘회빙기(回氷期)’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외교는 늘 타이밍의 예술이다. 지금의 중국 방문 계획은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한국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수출과 수입, 투자와 공급망, 관광과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양국 경제는 깊게 얽혀 있다. 정치적 기류가 아무리 냉랭해져도 경제의 현실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얽혀는 있으나 대화하지 않는 관계’에 가까웠다. 비자 면제 조치는 이 정체된 흐름을 민간 차원에서 먼저 흔들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늘었고 전시회·상담회·학술 교류가 서서히 살아났다. 외교가 먼저 길을 열기보다 민간 교류가 틈을 만들어낸 셈이다. 시진핑 주석의 APEC 방한은 이 틈을 제도적·외교적 공간으로 넓힌 계기였다. 이 대통령의 방중에 경제인 200여 명이 동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언 위주의 외교가 아니라 현장에서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콘텐츠, 친환경 산업 등은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분야다. 이 영역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도 무작정 끌어안을 수도 없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실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방문에서 경제 협력뿐 아니라 국방·안보 협력 논의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사절단 방문을 넘어 한중 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냉정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회빙기는 얼음이 녹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발을 잘못 디디면 빠져들기 쉽다. 중국의 태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분명 우호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략의 변화라기보다는 전술적 조정에 가깝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은 한국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을 전적으로 신뢰하거나 핵심 이익을 양보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경제 협력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선택적으로 문을 열고 선택적으로 닫는다. 필요한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조하지만 기술 주권이나 안보와 직결된 영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장벽을 유지한다. 국방 협력 논의 역시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우리는 한중 관계를 지나치게 정치적 낙관에 맡겼다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은 ‘중국과의 관계는 좋아질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번 방중 역시 성과를 기대하되 과도한 의미 부여는 피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필요하다. 그리고 늦지 않았다. 단절보다는 관리가 낫고 오해보다는 대화가 낫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협력 공간을 무작정 좁히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의 성공 여부는 화려한 성명이나 숫자로 드러나는 계약 규모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방식이다. 감정이 아닌 이해관계, 선언이 아닌 실행, 단기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회빙기는 지나간다. 강은 다시 흐르거나 다시 얼어붙는다. 어느 쪽이 될지는 우리의 선택과 태도에 달려 있다. 중국을 다시 찾는 지금, 한국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기대는 절제하고, 경계는 유지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두는 것. 그것이 지금 한중 관계에 요구되는 상식이며 국가 외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균형이다.
2025-12-30 17: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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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식 중견련 회장 "2026년, 위기 넘어 '진짜 성장' 원년 삼아야"
[이코노믹데일리]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29일 '2026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대전환의 첫 장인 병오년, 성장잠재력을 되살려 안정적인 발전 전망을 확보하는 한편 코스피 활황과 수출 회복의 낭보를 지속가능한 산업 펀더멘털의 강화로 연결해 강고한 경제 재도약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계엄을 넘어 통상·안보 위기를 보란 듯이 돌파한 에너지가 흘러넘치도록 해야 한다"며 "민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극대화할 법·제도·정책 패러다임 혁신을 위한 합의를 형성하고 노사 상생의 발전적 경로를 확대하고 풍요로운 민생의 근간을 다독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진짜 성장'을 앞당길 유기적 성장 방편으로 산업 전반의 '그레이트 리어레인지먼트(대규모 재배치)'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분야별, 업종별 대표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대기업은 대기업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또한 그 역량과 경제·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나름의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규모가 커졌다고 시장에서 몰아내거나 혁신 없는 독점적 지위를 무한정 유지하는 방식 모두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소비자 편익을 잠식하는 패착"이라며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구성하되 AX(AI 전환)를 통한 효율적인 사업 재편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두 번째 임기의 첫해인 2025년에도 회원사를 비롯한 중견기업계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중견기업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질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 회장은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기획위원회에 '회복과 성장을 위한 중견기업계 정책 제언'을 전달하고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는 물론 산업통상부, 고용노동부 등 유관 부처와의 소통을 확대함으로써 중견기업 성장을 견인할 법·제도·정책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고용·수출·투자·ESG 경영·AX 등 전방위 분야 조사·분석을 통해 중견기업 정책 혁신의 논거를 강화하고, 중남미, 유라시아, 인도 등 많은 국가와 협력 채널을 구축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의 듀얼 폴라 시대를 넘어설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불안정, 고금리와 고환율, 기후·환경 위기, 저출생·고령화의 불안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며 "전통 제조업은 물론 K-반도체, 방산, 바이오, 뷰티, 푸드, 콘텐츠 등 성장동력을 착실히 다져온 중견기업이 마땅한 소명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중견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소통하고 기업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확산함으로써 평생의 노고를 자긍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중견기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교류·협력의 거점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 발전을 촉진할 실효적인 방안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29 14: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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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우리는 왜 중국을 이렇게까지 오해하는가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에서 중국은 늘 극단적으로 소비된다. 어느 날은 거대한 위협으로, 어느 날은 무시해도 되는 후진국처럼 묘사된다. 중국에 대한 담론은 사실보다 감정이 앞서고, 분석보다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우리 사회의 중국 인식은 “싫어한다”는 표현조차 사치일 만큼 피상적이다. 우리는 중국을 싫어하기 이전에 제대로 알지 못한다. 우리가 중국을 바라볼 때 가장 흔히 빠지는 오류는 ‘비슷한 나라’로 착각한다. 외모가 비슷하고, 한자를 쓰며, 유교 문화를 공유했고, 역사적으로 교류가 많았다는 이유로 중국을 한국의 확대판처럼 인식한다. 하지만 이 착각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중국 이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은 정치 체제, 역사 인식, 사회 구조, 사고방식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전혀 다른 나라다. 단순히 “다르다”가 아니라,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우리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형성된 근대 국민국가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비교적 명확한 국경을 갖고 국가 정체성을 발전시켜 왔다. 반면 중국은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중국은 스스로를 ‘국가’ 이전에 ‘문명’으로 인식해 온 집합체다.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민족과 지역, 언어를 흡수하고 통합하면서 유지돼 온 거대한 정치 문명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의 행동은 언제나 과잉 반응이나 비이성적 집착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중국을 오해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을 하나의 얼굴로만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중국을 “베이징의 중앙정부” 혹은 “공산당”으로 단순화한다. 그러나 중국은 지역마다 문화, 사고방식, 경제 구조가 전혀 다른 다층적 사회다. 상하이와 내륙 도시, 남방과 북방, 연해와 내륙의 중국은 사실상 서로 다른 나라에 가깝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거대한 차이를 무시한 채 중국을 단일한 의지와 감정으로 움직이는 존재처럼 바라본다. 이 단순화는 외교와 경제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낳는다. 중국의 정책을 한국 기준으로 해석하고,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한국식 합리성으로 재단하면서 수많은 판단 착오가 발생한다. 중국이 왜 어떤 사안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지, 왜 때로는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중국을 ‘예측 불가능한 나라’라고 규정해 버리지만,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상당히 일관된 논리로 움직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감정의 정치화다. 중국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쌓이면서, 중국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친중’으로 낙인찍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이해는 동의가 아니며, 분석은 복종이 아니다. 상대를 정확히 아는 것은 굴종이 아니라 전략의 출발점이다. 오히려 모른 채 분노하는 것이야말로 자존의 포기다. 중국을 제대로 알자는 말은 중국을 좋아하자는 제안이 아니다. 중국을 두둔하거나 미화하자는 것도 아니다. 싫어할 자유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판단은 감정 위에 세워질 수 없다. 감정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전략은 국가의 영역이다. 그리고 전략은 언제나 정확한 이해 위에서만 작동한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무역, 관광, 유학생, 산업 공급망, 외교·안보까지 중국과 무관한 영역을 찾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중국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위험이다.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앞에서 놀라고 분노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연재는 중국을 옹호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또한 중국을 비난하기 위한 글도 아니다. 이 연재의 목적은 단 하나다. 감정과 이념을 걷어내고, 사실과 구조로 중국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중국을 두려워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한국의 선택지는 훨씬 넓어진다. 중국을 아는 것은 굴욕이 아니다. 모른 채 외치는 자존이야말로 공허하다.
2025-12-29 07: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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