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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共·SK '사돈 간 유착' 의혹…태평양증권 인수 자금 출처 내막
[이코노믹데일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로 과거 SK가 사세를 확장한 배경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6공화국인 노태우정부 때 조성한 비자금이 노 전 대통령 사돈 기업인 SK그룹(당시 선경그룹)에 흘러 들어갔는지, 정권의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가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소송의 관건으로 떠올라서다. 섬유 제품 위주로 생산하며 중견기업에 머무르던 선경그룹(선경)은 몇 차례 대규모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재계 10위권 재벌로 뛰어올랐다. 1980, 90년대 차례로 이뤄진 유공(SK이노베이션), 태평양증권(SK증권),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인수다. 이른바 '6공 비자금' 의혹이 나오기 시작한 건 1991년 말 태평양증권 인수 때부터다. 최종현 당시 선경 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태평양증권 주식을 취득했는데 그 돈의 출처가 어디냐는 것이다. 1991년 당시 언론보도는 선경이 1991년 12월 태평양화학이 보유한 태평양증권 지분 19.27%(보통주 기준)를 확보했는데, 최종현 회장 개인 명의로 571억원에 해당 지분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종현 회장이 개인 돈으로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선경 측은 의혹이 제기되자 한국투자증권·신영증권·경기은행 주식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최종현 회장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분 매입은 최종현 회장 명의로 하되 선경이 대금을 결제하는 일종의 외상 거래로 해석되기도 했다. 선경은 제2 이동통신 사업 포기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코노믹데일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12일 태평양증권 인수 전후 국회 본회의와 국정감사 속기록 등을 분석했다. 국회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건 1995년부터다. 시간이 흐르면서 잦아들던 태평양증권 인수 의혹을 김영삼정부가 5·6공 비리 문제를 대대적으로 들춰내며 재점화된 시점이다. 이 시기 서석재 전 총무처 장관이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언급한 '전직 대통령 4000억원 비자금' 설이 의혹을 키웠고 일부 의원이 국회에서 선경의 인수 자금 출처를 문제 삼았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에서 태평양증권 인수 금액 뿐 아니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금액이 너무 낮게 책정돼 선경이 제2 이동통신 사업을 포기한 사실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해 10월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김원길 새정치국민회의 의원이 "최 회장은 1990년, 1991년 세후 소득이 17억원에 불과했지만 개인 자금으로 태평양증권을 거액에 인수했다"며 "(해당 자금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이 아니라면 법인 자금을 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재 민주당 의원도 같은 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6공의 비자금 이동은 정권 말기인 1992년 이뤄졌는데 최종현 회장이 태평양증권을 인수한 자금 627억원(637억원의 잘못) 중 근거가 분명한 최 회장 소유 자금은 17억뿐"이라며 의혹에 힘을 실었다. 선경 측은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이 현금 68억원, 채권 매각 317억원, 주식 매각 16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매각 236억원 등으로 이뤄졌다고 재차 해명했지만 앞서 '한국투자증권·신영증권·경기은행 주식 매각'이라는 설명과 차이를 보여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최태원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점에 주목하며 1조3800억원 재산 분할 판결의 근거 중 하나로 삼았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판결 요지를 통해 "최종현 개인 자금만으론 태평양증권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을 쌍방이 인정하고 있다. 노태우 측으로부터 원고(최태원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 상당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단했다"며 "노태우가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했다"고 봤다.
2024-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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