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본격화에 따른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국가 통신망의 대동맥인 ‘백본망’ 용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대폭 확충한다. 이는 AI 기술 국산화와 함께 통신망 혁신을 통해 고가의 컴퓨팅 자원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초당 2.4테라비트(Tbps) 수준인 국가 백본망 용량을 2030년 10Tbps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정부는 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2033년 통신량이 2023년 대비 최대 9배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는 거대언어모델(LLM) 활용이 중심이지만 향후 로봇,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도입과 산업 전반의 AI 전환(AX)이 가속화되면 트래픽 급증은 불가피하다.
국가 백본망은 전국 정보통신망의 척추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로 통신 분야의 ‘경부고속도로’에 비유된다. 10Tbps는 1초에 고화질 영화 32편을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과기정통부는 백본망 증설과 기술 혁신 방안을 담은 ‘네트워크 고도화 전략’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은 단순한 용량 확대를 넘어 통신망 혁신을 통해 AI 연산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가 컴퓨팅 자원 수요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GPU 자원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해외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힐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내부와 데이터센터 간 연결 네트워크 기술의 국산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AI가 스스로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AI 자율 네트워크’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온 전략적 포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상과 업무에서 AI 활용 증가 등 데이터 트래픽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