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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혐오 문제 해결이 우선"…국민 토론회 개최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는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인 염태영 한준호 김기표 박용갑 손명수 안태준 이연희 의원실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선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배터리 제조업체 ASET의 박석정 대표는 발제자로 나서 '배터리 화재 원천 예방을 위한 고체 전해질 적용 방안'을 주제로 전기차 배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가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실제 130℃ 고온에 전고체 배터리를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압과 외관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참석자들이 포비아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전기차 사용자 입장에서 공포심 해소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전고체 배터리 같이 미래 얘기만 할 게 아니라 당장의 전기차 혐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전기차 사용자가 66만명이나 되는데 혐오와 차별에 대해선 대책도, 실효성 있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혁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서기관은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화재 대응 종합 대책'을 설명하며 "전기차에 대한 혐오라든지 포비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신차 안전도 평가에 적용되는 스타레이팅(별점 점수제)'을 배터리 화재 예방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배터리와 관련된 화재는 제조사가 연식 타입별로 (별점 평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공공기관과 함께 원인을 분석하면 좋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제조업체의 입장도 나왔다. 홍기철 현대자동차 상무는 “일단 (배터리) 불량이 나오지 않아야 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화재로 이어지기 전에 빠르게 이 사실을 알려서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두 방법이 미래형 배터리가 나오기 전까지 저희가 가져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09-20 17:39:52
소프트웨어 문제로 사고 가능성 증가…제조사·정부 대책 마련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차량 리콜 증가와 함께 급발진 의심 사고가 증가하면서 사고 책임을 더 이상 운전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신이 커진 사고기록장치(EDR)의 신뢰도 확보, 페달 블랙박스 설치 등 다양한 요구가 나오면서 정부와 제조사가 나서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제조사 입증 책임 강화…EDR 공개 항목 늘려야 정부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소비자 권익 보호에 나선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시행령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는 다음달 14일부터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일어나면 정부에 반드시 결함 조사용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는 자동차 특정 장치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명 피해가 없으면 자료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결함을 추정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장치가 운전자 의도와 달리 작동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 발생과 상관없이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결함으로 추정하게 되면서 제조사의 입증 책임과 부담이 강화됐다. 결함이 있다고 추정되면 정부는 제조사에 강제 리콜 명령도 내릴 수 있게 된다. 리콜 조치가 취해지면 피해자는 민사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 동안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자 등이 제조사 과실을 입증해야 한 상황이 개선된 셈이다. EDR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 EDR이 제조사 과실을 입증하는 최종 증거로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EDR 분석 결과 급발진으로 결론 난 사고는 '0건'이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자동차의 전체적인 데이터를 기록하게 만들고 미심쩍은 부분을 없애는 방향으로 EDR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사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소비자의 불신을 풀어주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DR 개선을 위해 국회도 나섰다.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EDR의 사고 직전 기록 시간 확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염 의원은 “미국의 EDR 규정은 사고 전 20초부터 자동차 운행 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기록은 5초에 불과해 충돌 원인을 조사하기 부족한 만큼 EDR 관련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국회 요청에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도 “기록 항목과 조건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전했다. ◆스스로 지켜야 하는 소비자…”페달 블랙박스 의무화” 지난 1일 일어난 ‘시청역 사고’로 주목받은 건 페달 블랙박스다. 자동차에 탑재된 EDR이 명확한 사고 원인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소비자에게 페달 블랙박스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됐다. 한문철 변호사는 “법원은 EDR에 대해 차 안에 내장된 컴퓨터 기록일 뿐, 사고 당시 운전자가 어디를 밟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보지 않는다. 의미 있는 (증거로) 오디오가 담겨 있는 블랙박스를 본다”며 “페달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으면 운전자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조사들의 태도다. 국토부가 지난해 10월 완성차 제조사들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했지만 제조사들은 기술 개발에만 5년이 걸린다는 이유를 대며 사실상 거부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의 입증 책임이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있는 상황에서 최근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 여론이 거세지면서 국토부가 현대차 등 제조사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또 다시 권고했지만 제조사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현대차를 비롯한 제조업체들은 EDR로 사고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근본적 해결책 ‘안전 강화’…정부·제조사 나서야 페달 블랙박스와 EDR은 사고 상황을 규명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점에서 사고 방지가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전자화' 시대에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차량 문제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안전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 명장은 “제조사들이 전자 장치만은 샘플링 검사에 그치지 않고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동차 안전을 높이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앞으로 다가올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에 대비해 정부의 강력한 안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프트웨어 오류로 급발진 의심 사고 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사고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SDV는 차량의 여러 기능과 시스템을 소프트웨어로 제어·관리하는 차량을 말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반 전자 제품의 칩이나 보드에 적용하는 것보다 자동차용 부품에 적용되는 신뢰성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며 “향후 SDV로 갔을 때 기존 (기계식) 자동차 수준을 유지해도 될 것이냐에 대한 걱정은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의 신뢰성에 대한 평가 기준이나 승인 기준 자체를 높여야 한다. 최신 기술이라고 무작정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4-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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