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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광주銀 부진 속 BNK·JB금융 '딜레마'…성장동력 재편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지방금융의 대표주자인 BNK금융그룹과 J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그룹 실적으로는 양호한 성과를 냈지만, 핵심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수익성이 역성장하며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지역 경기 둔화와 디지털 경쟁력 격차로 비대면 영업에서 밀리고, 수도권 중심의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에 이중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비이자이익 호조에 힘입어 그룹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지배지업 지분 기준)이 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7051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반면 경남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둔화와 예대마진 축소로 2495억원을 거두면서 14.2% 순익이 감소했다. JB금융도 그룹 차원에서는 3분기 누적 순익 5787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5631억원) 대비 2.8%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광주은행의 실적은 지역 경기 둔화와 가계대출 부진 여파로 같은 기간 2511억원에서 7% 줄어든 2336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성장세가 둔화된 배경에는 지역 의존적 영업구조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부족이 자리한다. 수도권 은행들이 전국 단위의 비대면 영업망을 확대하고, 인터넷은행이 외국인·청년층·소상공인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지방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BNK·JB금융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은행과의 공동대출 협업을 확대하고, 외국인 근로자 대상 특화 서비스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광주은행이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토스뱅크와 내놓은 '함께대출'이 있다. 토스뱅크는 경남은행과도 공동대출 협업을 추진 중이다. 전북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의 공동대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단기적 보완책에 그칠 우려가 있어 근본적인 성장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별 대출 심사와 관리 과정이 달라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아직 은행 전체 대출 규모에 비해 공동대출 존재감이 미약하다고 평가되면서다. 전문가들은 지방금융의 경쟁력이 단순한 점포 확장이 아닌 데이터·기술 중심의 영업 체질 전환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과 병행해 지방은행이 자생력을 높이지 못한다면, 향후 지방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금융 생태계 구축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방은행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영업망 한계 극복을 위한 신산업·디지털 스타트업 등 미래 분야 투자 확대와,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지원으로 지역경제와 상생해야 한다"며 "모바일·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투자 분야는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 기반 리스크 관리 시스템 확충"이라며 "이를 통해 부실 위험을 조기에 탐지·대응하고, 비대면 금융 서비스 품질을 높여 고객 편의성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11-21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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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외환 영업 경쟁 '점입가경'…원조 '하나' 위협할 차세대 은행은?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중 하나로 '외환(FX)' 영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인 딜링룸 중심 운영 체계에 더해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춘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과 함께 최근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결제 수요 확대 등 외환시장의 성장 여지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외환 부문에서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지켜온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하나은행은 외국환 거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은행권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 2020년에 비대면으로 실시간 거래와 환율 조회 등이 가능한 '하나 FX 트레이딩 시스템'을 내놨던 하나은행은 올해 3월 영국에서 글로벌 버전의 외환거래 플랫폼도 출시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거래량을 더 늘리고 유럽연합과 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한 해외 현지 서비스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프라인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24시간 운영하는 딜링룸을 연 데 이어 딜링룸 오픈 반년 만인 10월엔 트레이딩 기능의 집중화와 신속한 거래를 위해 기존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도 했으며, 영국과 싱가포르에서도 글로벌 자금 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타 시중은행들도 외환거래 플랫폼 고도화뿐 아니라, 글로벌 트레이딩 환경 최적화를 위한 협업 확대 등 속속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서울 중구 회현 본점에 위치한 딜링룸에 글로벌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대형 금융 전광판과 티커보드를 설치하고 근무 공간 재배치 및 직원 휴게 라운지 신설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 또한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외환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환율로 외환 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출입기업의 환리스크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영국 런던에 FX Desk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엔 '런던트레이딩센터'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4시간 글로벌 외환 거래 체계와 현지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NH농협은행도 이달 초 농협은행의 기존 '인터넷FX딜링HTS'에 비해 상품·서비스 기능이 제고된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을 내놨다. 다수의 중개사를 활용해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공하고 환전과 현물환 외의 선물환, FX스왑 등 외환부문 파생상품 거래도 지원한다. 상품에 따라 주문 가능시간도 새벽 2시까지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2023년에 종합 외환매매 플랫폼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버전도 새롭게 내놓은 바 있다. 해당 플랫폼은 환전, 현물·선물환, 스왑 등 다양한 FX 상품을 제공하며 글로벌 연동도 가능하다. 아울러 지난 3월엔 해외 외국환 업무 취급기관(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RFI) 대행계약을 맺은 대만계 유안타은행의 첫 FX 거래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기업 고객 대상으로 운영 중인 외환 전자거래 플랫폼을 기존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에서 웹 기반으로도 개발 중이다. 고객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고, 거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번 외환 영업 경쟁은 단기적인 수익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은행들의 수익 구조 다변화 전략과도 직결된다. 금리 인하 기조 속 예대마진 축소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환·자산운용·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시장 다변화와 비대면 수요 확대에 따라 (은행들이) 플랫폼 경쟁력과 네트워크를 얼마나 빠르게 강화하느냐에 향후 시장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과 웹 기반 채널의 사용성이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8-14 0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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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단위'로 진화하는 PB 시장…銀, 종합 자산관리 채널로 키운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권의 프라이빗 뱅킹(PB) 시장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고액자산가 중심의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타깃을 기존의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대하며 '패밀리 오피스' 모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수수료 수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고액 자산가 대상 PB 서비스다. 은행권이 고액 자산가를 위한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건, 고객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자산규모가 큰 고액 자산가들은 자산관리 수수료나 투자 액수가 큰 만큼 비이자 확대 기여도가 매우 높다. 지난 1995년 하나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PB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자산가 고객 수와 관리 자산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은행 간 차별화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세무나 법률부터 상속·증여 등 단순 자산관리(WM) 수준에서 여행일정 예약 관리, 와인 클래스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다양화하며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기존의 1대1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 전체의 생애 자산 관리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중이다. 고객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 부모까지 포함한 '가문 단위'의 자산관리 컨설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PB 서비스의 전통적 타깃이었던 중장년층 고액 자산가 외에도, 최근에는 스타트업 창업자나 2030 투자자, 프리랜서 고소득층 등 젊은 자산가의 유입도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들을 위해 디지털 PB, 모바일 자산관리 상담 등 보다 접근성이 높은 채널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PB 센터인 'Club1(클럽원) 삼성', 'Club1 한남'에 이어 약 4년 만에 'Club1 도곡'을 열었다. 자체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인 'Club1' 운영을 통해 새로운 거점 지역에 브랜드 채널을 추가 설립하는 중이다. 하나은행 소속 세무·부동산·신탁·포트폴리오 전문가들이 가업승계나 금융투자, 부동산, 세무, 법률 등을 포함해 문화 예술행사와 프라이빗 세미나까지 전통적 자산가부터 영리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 PB 브랜드인 '투체어스(TWO CHAIRS)'를 통해 자산가 고객을 위한 전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 판매부터 고객 생애주기, 소득흐름, 가족구성, 세무, 부동산 상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엔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 부동산 자산관리에 대한 금융정보부터 미술관 도슨트의 강연,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공연 등 예술과 문화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등 전 계열사의 시너지를 합한 자산관리 브랜드 'KB GOLD&WISE(KB골드앤와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센터 'KB GOLD&WISE the FIRST(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도 선보였다. 'KB GOLD&WISE the FIRST'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복합점포 형태로, 지난 2022년 8월 압구정에 처음 오픈한데 이어 지난해 4월과 12월에 각각 반포 2호점과 도곡 3호점을 개점했다. 더불어 최고경영자(CEO)와 자산가 등 투자은행 서비스 수요를 가진 고객을 위한 IBC(Investment Bank Consultant)센터, 고객(가문)별 자산의 증식·보존 및 승계를 종합한 서비스를 위한 'KB 패밀리 오피스'도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 역시 그룹 자산관리 통합 브랜드 '신한 Premier(프리미어)'를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자산가 고객을 위한 1대1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Premier PWM' △개인, 가족, 가문의 자산증식과 승계 등의 자문서비스로 특화된 '신한 Premier Family Office' △기업가 고객을 위한 PB와 IB를 결합한 '신한 Premier PIB' △투자, 세무, 부동산, 상속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이 발휘되는 '신한 Premier Pathfinder' 등 다양한 채널을 갖춰 눈길을 끌었다. 고객 자산의 투자 설계, 펀드 운용, 세무 자문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며, PB 서비스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고객의 삶 전체를 설계해 주는 종합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은행 간 PB 서비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산가 고객의 세분화된 니즈와 차별화된 경험 제공에 주력하면서 PB 센터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2025-08-09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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