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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망 무임승차 논란 재점화… '공유지의 비극' 경고음 커지는데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통신망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 '망 이용료' 갈등이 인공지능(AI) 시대 개막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구글, 넷플릭스 등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무임승차'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용자 편익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망 이용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천문학적인 데이터 소비가 예상되는 AI 시대를 앞두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공정한 분담' 원칙 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시대 대형 플랫폼의 이용자 피해 유발과 국내 산업 무임승차, 위기와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지배력 확대 속에서 국내 인터넷망이 처한 현실과 대안 모색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변상규 호서대 문화영상학부 교수는 "과거 망 중립성 원칙이 지금도 유효한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 상생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 트래픽은 폭증, ISP 수익성은 악화… '망 중립성'의 딜레마 '망 중립성' 원칙은 인터넷상의 모든 콘텐츠나 트래픽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이념이다. 인터넷 초창기 혁신과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막대한 데이터를 소비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현재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약 42%를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메타 단 3개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 처리를 위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들은 국제 회선료, 전용선 증설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변 교수는 "CP(콘텐츠 제공사)들이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 '무임승차'는 CP에 트래픽 관리 책임을 부여하지 않아 공공재의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ISP들의 재정 상태는 악화되는 추세다. 변 교수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8년간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유통되는 통신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금 인상이 어려워 발생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역대 데이터 중 가장 트래픽이 많고 AI 시대가 되면 트래픽이 훨씬 증가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는데 ISP의 재정 상태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망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인터넷 품질 저하와 같은 이용자 피해로 귀결될 수 있다는 '공유지의 비극'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 '이용자 편익' 기반 새로운 해법 제시… "상호 기여도 따져 분담해야" 변 교수는 기존의 매출이나 비용 기반 산정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ISP와 CP가 서로에게 제공하는 '효용 편익', 즉 '상호 기여도'를 기준으로 망 이용료를 산정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용자는 인터넷 가입자인 동시에 유튜브와 같은 CP의 서비스 이용자이므로 양측이 서로에게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비용을 분담하자는 논리다. 변 교수가 유튜브와 유무선 인터넷 이용자 7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조사에 따르면 통신사는 유튜브 이용자 1명에게 월 평균 8073원의 편익을 제공하는 반면 유튜브는 이동통신 이용자에게 월 평균 2412원의 편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대상으로는 통신사 8398원, 유튜브 2291원의 편익 제공) 변 교수는 "소비자의 편익은 상품에 대한 지불 의사액의 최대값이므로 편익의 범위 내에서 대가 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각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실질적인 가치를 반영하여 보다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한 명의 정확한 서비스 이용 시간, 실제 이용자 수 등 객관적인 데이터 확보가 선결 과제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토론에서 "구글이 우리나라 망 사용의 전체 30%를 차지하지만 네이버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망 사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유튜브하고 넷플릭스는 현재 법인세조차 안 내고 있는데 어찌 보면 이 회사들이 (우리나라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국가 보조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한 플랫폼 문제를 국가 전략적 자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글로벌 추세를 언급하며 단순한 시장 논리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 ◆ 플랫폼 책임 강화 요구… 정부 역할론 부상… "법·제도 정비 통해 갈등 해결해야" 망 이용료 논란과 더불어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김명수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튜브의 프리미엄 요금 대폭 인상(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인상) 사례를 들며 "플랫폼들이 요금 책정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허위 정보 유통, 서비스 장애 발생 시 플랫폼 기업들이 책임감을 갖고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AI 시장은 막대한 데이터와 자본력이 요구돼 소수 대형 플랫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AI 환경에서도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 제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용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과 같이 대형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글로벌 규제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망 이용료 갈등 해결과 건전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변 교수는 "기업 간 갈등이 법적 소송이나 시장 지배력에 의해 해결되지 않도록 정부가 법 제도를 정비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이 2심에서 합의로 종결되면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다만 규제 도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플랫폼 규제 이슈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통상 조약에 어긋나거나 해외 사업자만 차별적으로 규제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침해 등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규범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해외 사업자의 이행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망 이용료 문제는 단순히 기업 간의 이해관계를 넘어 AI 시대를 맞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쟁력과 주권 그리고 이용자 후생과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다. '이용자 편익' 기반의 합리적인 비용 분담 원칙을 모색하는 동시에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섬세하고도 단호한 정책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25-04-10 1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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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8주년' 카카오뱅크…디지털 혁신 톺아보기
[이코노믹데일리] 출범 8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디지털 혁신금융으로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에도 앞장서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488만명으로 1년 새 204만명 가량이 신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규모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890만명,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1360만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금융권 최초로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를 도입시켜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해 왔다. 리눅스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한 컴퓨터 운영체제를 말하는데, 비용 절감 효과가 높아 서버 운영 규모가 큰 기업들이 선호한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에서 입출금 및 이체 거래를 수수료 없이 제공하고 있고, 그간 누적된 면제 금액만 3794억원에 달한다. 또 모든 대출의 중도상환해약금도 면제해 지금까지 1735억원의 고객 비용을 줄였다. 은행들은 상생 차원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중을 늘리고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인데, 지방은행보다도 주담대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상환일이 도래하기 전 고객이 대출을 상환할 경우 부과되는 비용으로, 은행 중에선 카카오뱅크만 면제해 주고 있어 대출 수요가 쏠리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가 금융사 중 처음으로 3700만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 실천을 뒷받침하는 중이다. 기존의 평가모형은 금융 정보 위주로만 산출해 많은 중·저신용 고객들이 대출을 받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도서구입 정보, 자동이체 정보 등 대안정보로 중·저신용 고객들을 추가 선별해 대출을 공급함으로써 금융 취약계층의 대출 접근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만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에게 내준 대출은 2조50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활용해 추가 공급한 대출 규모만 8100억원 규모다.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도 사업장 정보 등 여러 비금융 데이터를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음식업, 서비스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대상 '업종별 특화 모형'을 개발해 사업역량이 뛰어나도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신용정보가 부족하면 대출이 불가능했던 기존 평가모형의 단점을 보완했다. 민간 인증 서비스 부문도 시중은행을 추격하고 있다. 최근 비대면 거래 방식을 원하는 고객 증가에 따라 은행권은 전자서명과 본인확인 기능으로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하는 '자체 인증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편의성과 인증 보안 기술력으로 인증서 출시 1년 10개월 만에 가입자 1500만명을 확보했다. 올해도 카카오뱅크는 대화형 인공지능(AI) 금융계산기,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 모바일신분증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적인 서비스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범 이후 고객의 금융 편의성 제고를 위해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출시해 왔고, 고객 비용 부담 완화로까지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카카오뱅크가 선보일 혁신이 고객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4-02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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