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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전기본 최종안과 애타는 청정수소 시장
[이코노믹데일리]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청정수소 시장)을 개설한 '수소발전 종주국'이다. 그러나 전력기본수급계획(전기본) 확정이 지연되며, 청정수소 시장 형성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청정수소 시장을 개설하고 오는 9월부터 발전 사업자 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정수소 시장에 참여하는 발전 사업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과정에서 수소를 20% 이상 섞어 혼합 연소(혼소)해야 한다. 시장 참여를 위한 입찰 참여 등록은 다음 달부터 시작하며, 등록을 마친 발전 사업자는 수소 도입 규모와 발전 단가를 산정해 오는 11월까지 한국전력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11월 말에 우선 협상 대상자가 발표되면 12월 중 시장에 참여하는 발전 사업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3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적인 수소 혼소 발전에 들어간다. 이때 발전에 쓰이는 수소는 1㎏당 탄소 배출량이 4㎏ 이내여야 하며,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하거나 화석 연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포집한 청정수소여야 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수소 혼소 발전의 단가가 기존 LNG 발전 단가보다 비싸 정부의 수매가 필수라는 점이다. 국내 LNG 도입 가격은 지난 29일 기준 t당 602달러(80만3700원)였다. 같은 날 수소 가격은 t당 993만4000원이었다. 수소 혼소 비율이 20%라도 해도 발전 단가는 2~3배가량 높아진다. 발전 사업자가 수익성을 산정하려면 정부의 구체적인 구매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전기본 확정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기본은 확정 시점부터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 수급 방항성을 담아낸 계획안이다. 2년 주기로 신규 계획을 발간하며 지난 5월 공개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은 올해부터 2038년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전기본 실무안이 확정되기 위해선 관계 부처 간 협의와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를 거쳐야 하는데, 환경부와 산업부 간 협의 과정에서 처리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1차 전기본은 청정수소 시장 입찰 등록 시점보다 늦은 올해 말에 확정될 걸로 보인다. 이에 수소 전문가는 시장 참여자가 적어 입찰이 미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엔 아직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는 분석이다. 황지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청정수소 시장 자체가 세계 최초로 개설되는 상황이라 기업들의 불안감이 높은데, 여기에 전기본까지 늦어지며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적어 입찰이 미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4-09-01 07:00:00
커지는 해상풍력 기대감···中 추격에 산업 생태계 지켜야
[이코노믹데일리] 해상풍력이 차세대 재생에너지 발전원으로 주목받으며 산업 생태계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중국의 추격으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14.3기가와트(GW)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5메가와트(㎿)급 발전기 2860여대 규모다. 한국전력공사는 해상풍력 발전기 1기당 설치 비용을 86억원으로 추정했다. 단순 계산으로 2030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선 총 설치 비용에만 24조5960억원을 써야 한다. 부대 비용까지 포함하면 필요한 액수는 이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부에서 해상풍력 발전에 힘을 주는 이유는 태양광보다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발전기의 이용률은 약 40~50% 수준이다. 24시간 중 12시간은 발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 태양광은 17%, 육상 풍력은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경우 이미 해상풍력을 차세대 주력 에너지원으로 낙점하고 내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5.6GW로 늘릴 계획이다.올해는 2.1GW를 확보한 상태다.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60%까지 끌어 올리는 데 상당수를 해상풍력이 차지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발전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올해 초 해저케이블 설비 증설에 각각 약 1조원을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GS엔텍은 지난 9일 주력 사업을 하부구조물 제조업으로 변경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알렸다. 다만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중국의 추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설치한 해상풍력 누적 설비 용량은 31.8GW로 이미 2030년 국내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또 중국산 해상풍력 발전기의 가격은 국산 대비 30%가량 저렴한 걸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엔 중국 업체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남 낙월해상풍력 발전 단지 사업에 참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중국산 공세에 맞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의 경우 이미 국내 시장이 중국산에 잠식당하며 국내 업체들이 철수하는 상황"이라며 "해상풍력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 참여 요건을 강화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07-11 07:16:38
청사진 밖에 없는 ESS 확대 전략···전기본 목표 달성에 제동 걸리나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청사진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관련 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혜택 등 ESS 증설 유인책(인센티브)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ESS 확보가 늦어질 경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따른 재생에너지 관련 전략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ESS 사업 발전전략'엔 2036년까지 전 세계 ESS 시장 점유율 35%를 달성해 세계 3대 ESS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 같은 전략을 발표하고 한 달 뒤 열린 '제1차 ESS 산업발전 협의회'에선 ESS 발전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략이 공개되고 9개월 가까이 흐른 현재 ESS 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정책 등 구체적 인센티브 방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ESS 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을 저장·판매하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설치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아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ESS 인센티브에 대한 법적 근거는 지난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분산 편익'이라는 개념으로 명시돼 있다. 분산 편익이란 전력 수요처와 생산지를 가까이 두면서 생기는 경제적 효과를 말한다. 주택이나 공장 근처에 ESS를 설치하면 송·배전망 설치 필요성이 줄어 건설비가 절감되는 등 편익이 생긴다는 논리다. ESS 업계에서는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분산 편익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관련 법령이 시행 중이지만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며 "산업부의 정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한시라도 빨리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SS 시장에 민간 자본 유입이 늦어지면 재생에너지 확대도 어려워질 수 있다. 통상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전체 발전 용량의 20%를 넘어가면 과·저전류, 정전 등 전력 계통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 재생에너지 특성상 시간대나 기후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ESS는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 필요할 땐 방출하며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11차 전기본에선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32.9%로 확대하면서 동시에 ESS 21.5기가와트시(GWh)를 설치하기로 계획했다. 2022년 국내 ESS 신규 설치 용량은 0.2GWh에 불과했다. 인센티브를 통해 ESS 설치 용량을 늘리는 게 필요한 이유다. ESS 인센티브에 대한 세부 지침은 빨라야 올해 말 중 나올 걸로 보인다. 분산 편익에 대해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공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연구 용역을 시작해 오는 10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그후 산업부에서 용역 사안을 검토하는 시간도 있기 때문에 빨라도 올해 말 중 구체적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2024-07-09 18:50:14
재생에너지 5배 늘린다···ESS 설치도 덩달아 '들썩'
[이코노믹데일리]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2038년까지 5배 늘어날 거라는 정부 계획에 맞춰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수요도 큰 폭으로 오를 거란 전망이 나왔다. 배터리 업계에선 ESS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는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를 2022년 23기가와트(GW)에서 2038년 115GW로 5배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기본은 중·장기적 우리나라의 발전 계획을 담은 운영 지침이다.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재생 에너지를 늘린다는 게 핵심 전략이지만 실현 가능성을 두고 한계점도 드러냈다. 재생 에너지는 계절과 기상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전량이 일정치 않아 전력 관리가 어려운 데다 출력과 주파수의 변동폭도 커 전기의 품질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다. 이 같은 한계점 때문에 ESS가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게 배터리 설명이다. ESS는 물리적이나 화학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보관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어 재생 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봤다. 11차 전기본에선 2028년까지 21.5GW 규모의 ESS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피트 컨테이너 1개 크기의 3.2메가와트(㎿)급 ESS가 7000개 가까이 필요한 분량이다. 현재 국내 ESS 설치 규모는 2.3GWh로 추정되는 데 10배 가까이 늘어나야 할 걸로 보인다. 외국에선 이미 재생 에너지 발전 단지 옆에 ESS를 설치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선 미국 내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2020년 0.5GW에서 2022년 8.8GW로 커졌는데 동시에 ESS 설치 규모도 0.6기가와트시(GWh)에서 11GWh로 늘어났다.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와 ESS 설비 용량이 비례해 오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선 ESS가 둔화한 전기차 시장을 대신해 돌파구를 열어줄 걸로도 예상했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가 올해 235GW에서 2035년 618GW까지 성장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금액으로 따지면 400억 달러(약 55조원)에서 800억 달러(약 110조원)로 커지는 격이다. 다만 안전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ESS는 충·방전 시 고열이 발생하는 데 배터리의 특성상 화재 발생 위협이 높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ESS 화재 사고가 연이어 6건이 발생하며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2024-06-03 16:29:59
2038년까지 무탄소 발전으로 전체 전력 70% 채운다···원전 4기도 신설
[이코노믹데일리] 2038년까지 국내 발전 설비가 총 147.2기가와트(GW)로 늘어나고 전체 발전량의 70%는 무탄소 발전이 차지한다. 무탄소 발전을 위한 원자력 발전소 신설 계획도 추가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31일 서울 영등포 FKI타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했다. 전기본 총괄위원회엔 90여명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본계획 핵심 키워드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대규모 발전소 신설이다. 2038년 전력 수요 최대치는 128.9GW까지 증가할 걸로 계산됐다. 지난 2022년 10차 기본계획에서 예상했던 2036년 전력 수요 최대치 118GW보다 10GW가량 많다. 전기차 보급 확산과 인공지능(AI)에 따른 데이터 센터 증설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전력 설비 목표 용량은 전력 수요 최대치에 예비율 22%를 더해 결정한다. 무탄소 전력 설비는 신·재생 에너지가 가장 많이 늘어난다.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 설비 용량은 32.8GW였다. 이를 2038년까지 119.5GW로 키운다. 수력·바이오 발전 등을 제외한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만 115.5GW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무탄소 발전 확대를 위해 대형 원전 3기도 신규 건설할 예정이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2037년 이후 4.4GW가량 전력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데, 이를 원전으로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안으로 안건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부지 확보 절차가 시작된다. 차세대 원전으로 관심을 받았던 소형 모듈 원전(SMR) 1기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SMR 기술 실증을 위해서 2034년부터 운전에 들어가며 0.7GW가 할당된다. 원전이 제때 완공되기 어렵다는 시각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원전 건설에 13년 11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연말에 시작한다면 2037년까지 완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생 에너지 확대와 원전 건설 이전에 생기는 전력 공백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메운다. 2031년부터 2.5GW 발전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데 이를 효율성 높은 LNG 열병합 발전으로 해결한다. 발전소를 신설하진 않으며 'LNG 용량 시장'을 통해 민간 사업자 간 경쟁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전력망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진다. 최근 송전 선로의 부족으로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는 등 전력망 부실함이 지적받고 있다. 산업부에선 안건이 확정되면 5~6개월 이내에 신규 발전소에 대한 전력망 건설까지 포함해 개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0차 기본계획 이후에 발표된 전력망 개선 비용은 약 55조5000억원이었다. 제11차 전기본의 최종안은 실무안을 토대로 환경부의 전략환경·기후영향평가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정부안이 마련되면 공청회와 국회 보고를 거쳐 결정된다.
2024-05-31 1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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