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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두 얼굴: 친환경인가, 반환경인가
[이코노믹데일리] 요즘 카카오 ‘프사(프로필 사진)’들을 보면 지브리화풍으로 그린 에니메이션 프사로 대체하는 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인공지능(AI)이 만든 결과물들이죠. 현재 가장 너리 사용되는 AI 챗GPT에 우리 집 고양이 사진들을 넣고 “지브리풍으로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니 마치 일본의 에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에서 제작한 에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것뿐인가요. “이들 고양이가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까?”하는 명령어를 넣으니 딱 사람도 그려주네요. 그런데 이를 어째. 둘 다 하얀 고양이(작은 녀석은 터키시 앙고라, 큰 녀석은 페르시안 혼혈 터키시앙고라)이데다 두 눈의 색상이 다른 오드아이들이다 보니 은발에 오드아이를 가진 얄쌍하면서도 나이는 살짝 있어 보이는 백인 청년과 턱수염 무성한 은발의 ‘떡대남’을 그려주네요. 물론, 당연히 모델이 된 고양이들과는 그 인상이 기막히게 닮았습니다. 더구나 작은 고양이의 나이가 15세로 고양이치곤 고령이고 ‘떡대’는 9살이란 점까지 놀랍게 캐치한 겁니다. 21세기 기술 혁신의 상징으로 급부상하는 존재가 AI요. 이렇게 생활 속에 파고 들며 점차 ‘필수 존재’가 되어가니 궁금증이 생깁니다. 과연 AI가 친환경적일까요 반(反) 환경적일까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최근 AI의 사용 영역이 늘어나며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답니다. AI는 산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환경 모니터링과 예측 기술을 발전시키며, 재생에너지 보급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데 대표적 사례가 에너지 관리입니다. 구글은 2016년부터 자사 데이터센터에 딥마인드(DeepMind) AI를 도입해 냉각 시스템을 자동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냉각 장비의 작동 패턴을 최적화함으로써 데이터센터의 냉각 에너지를 40% 이상 절감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15%를 줄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유사한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애저(Azure) 데이터센터에서 AI 기반의 에너지 최적화를 적용해 탄소 배출을 낮추고 있습니다. AI는 기후 예측과 자연재해 대응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엔은 위성 이미지와 AI를 결합해 산림 벌채와 빙하 융해, 사막화 진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기후 감시 프로젝트인 ‘클라이메이트 트레이스(Climate TRACE)’는 MS의 AI 기술을 활용해 위성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탄소 배출 지도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의 기후 정책 수립에 사용되고 있답니다. 지난 2023년에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불법 벌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을 조기에 식별해 벌목 면적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는 성과도 보고됐다네요. 농업 분야에서는 AI 기반 정밀 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 자원 절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스마트농업 스타트업인 ‘팜봇(Farmbot)’은 드론과 AI를 결합해 토양 상태, 작물 생장 상황, 병해충 패턴을 분석하고 농약과 물 사용량을 최소화합니다. 이를 통해 30% 이상의 물 사용 절감과 20% 이상의 수확량 증가를 동시에 달성했다네요. 이는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AI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 기술이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형 언어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네요. 예를 들어 오픈AI가 개발한 챗 GPT-3 모델은 약 45테라와트시(TWh)에 달하는 전력을 소모하며 학습됐으며 이로 인해 284t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60대가 1년 동안 도로를 주행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량과 비슷합니다. 여기에 수백만 사용자가 매일 AI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전력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AI 활용 기반인 데이터센터도 반환경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수는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고성능 GPU를 수천대 이상 탑재한 AI 서버를 운영 중입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415TWh로 추정되며 이 중 약 20%는 AI 관련 작업에 사용됩니다. 전문가들은 이 비중이 2025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 스타트업인 코어위브(CoreWeave)는 2025년까지 32개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5만개의 고성능 GPU를 운영할 계획인데 이는 단일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이 일부 중소국가 전체 소비량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 하나의 환경 부담은 AI 칩 생산에 필요한 희귀 자원의 채굴입니다. AI는 고성능 반도체인 GPU나 TPU 없이 작동하지 않으며 이들 칩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리튬, 코발트, 희토류 금속 등이 대량으로 사용되는데 이들 자원은 대부분 아프리카, 남미 등 취약 지역에서 채굴되며 그 과정에서 심각한 생태계 파괴, 물 부족, 토양 오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인 대만은 AI 칩 제조 과정에서 사용하는 대량의 물 소비로 인해 지역 내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결국 AI는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닙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중립적인 도구라 봐야겠지요. 친환경적 AI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합니다. 실제로 구글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를 100% 무탄소 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아마존은 2025년까지 전체 전력 사용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 즉 ‘경량화 모델’이나 ‘저전력 추론 알고리즘’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되려면 기업과 정부, 기술 개발자 모두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전제 조건으로 삼고 탄소 배출량 공개, 지속가능성 기준 마련, 그리고 AI 기술을 기후 대응에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AI의 미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2025-05-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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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알짜 먹거리 '배터리'
[이코노믹데일리] 전기차(EV) 캐즘 등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배터리 시장이 미래에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탈탄소화에 이어 로봇, 드론, 자율주행, 전기차 등 다양한 미래 산업에서 배터리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다. 황경인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시스템산업실 부연구위원은 20일 "배터리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전망했을 때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탈탄소화, 디지털 전환, 전동화 등 미래 트렌드를 봤을 때 배터리 성장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산업은 현재 대부분의 수요가 전기차 부문에 집중돼 있어 전기차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인기를 끌자 삼원계(NCM) 배터리 생산에 열중하던 한국 배터리 기업의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은 급격히 하락했다. 하지만 미래에는 전기차 외에도 드론, 자율주행, 로봇, 차세대 발전소(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터리 필요성이 높아지며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먼저, 탈탄소화다. 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연기관차로의 회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과거 석유를 동력으로 삼던 내연기관차에서 벗어나 전기차로 변화하는 추세는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이 많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탄소배출 저감 정책을 시작하며 전기차로의 변환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자동차 업계가 목표로하는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배터리가 필요하다. 미래 모빌리티의 경우 전력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도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ESS를 통해 태양광, 풍력, 수력 등과 같이 불규칙적으로 생산되는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관리해 신재생 에너지의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SS는 거대 배터리팩으로 저장이 어렵고 사용 후 없어져버리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전환에도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사물배터리(BoT, Battery of Things)’ 시대가 도래하며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항공교통(UAM)이 대표적이다. 이어 UAM의 종류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기체 시스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는 전기로 이착륙을 해 강력한 배터리 출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고방전 기술을 비롯해 급속충전 기술, 배터리 발열 관리나 안전 관리 등의 복합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로봇도 마찬가지다. 향후 공개될 로봇은 무선화를 기반으로 하기에 고용량 배터리가 불가피하다. 박철완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은 "미래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향후 수요가 높아질 배터리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성장도 중요한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연구·개발비(R&D)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은 LFP 배터리보다 더 저렴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까지 시작해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황경인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리스크가 투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 혼자 감당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경쟁국에 앞서 차세대 전지 기술 확보를 위한 R&D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5-01-21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