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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이 더 위험한 나라… 대우건설 통계가 던지는 질문
[이코노믹데일리] 중대산업재해 자료가 처음으로 원청과 하청의 실명을 담아 공개되면서, 지난 3년간 산업현장의 반복된 위험이 어디에 집중돼 있었는지가 드러났다. 가장 많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은 대우건설이었다. 11건의 사고로 12명이 숨났다. 기록만 보면 단순한 숫자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장의 상태와 구조를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는 늘 ‘사망자 수’다. 더 눈에 띄는 사실은 사망자의 63.8퍼센트가 하청 노동자라는 점이다. 전체 사고의 62퍼센트 또한 하청에서 발생했다. 이는 대우건설을 포함한 대형 건설 현장의 위험이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현장에서 가장 먼저 다치는 사람은 원청 직원이 아니라 하청 노동자다. 작업의 대부분을 맡지만 관리와 통제는 원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한국의 대형 건설사는 수십 개 하도급 업체와 다시 수백 명의 하청 노동자를 통해 공정을 진행한다. 현장의 위험을 세분화해 관리해야 할 실질적인 주체는 원청이다. 그러나 안전 예산과 교육, 장비 배치가 공정마다 고르게 투입되지 않는다면 위험은 자연스럽게 가장 아래층으로 몰리게 된다. 이번 통계는 바로 그 분배의 결과다. 논어에는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이라는 말이 있다. 근본이 바로 서야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산업현장의 근본은 안전이고, 안전의 근본은 사람이 다치지 않고 돌아오는 일이다. 이 근본을 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점검되어야 할 곳은 원청이 아니라 현장의 가장 아래층, 즉 하청 구조다. 그곳이 견고해야 전체가 바로 선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하청에서 사고가 나도 원청이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 경우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이번 자료만으로 법적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왜 대우건설에서 가장 많은 사망 사고가 반복됐는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법이 정하는 책임 이전에, 기업이 스스로 점검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 사회가 산업재해의 구조적 원인을 논의할 때마다 원청-하청의 관계는 항상 중심에 놓였지만, 실명 자료 없이 숫자만으로는 문제의 실체를 정확히 짚기 어려웠다. 이번 공개는 그 구조적 위험이 단순한 추측이나 인식이 아니라 수치로 확인되는 현실임을 보여줬다. 정보의 투명성은 출발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원청의 관리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하청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 변화다. 대우건설이 중대재해 통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법적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 스스로가 답해야 할 과제를 분명히 남긴다. 한국이 더는 “하청이 더 위험한 나라”라는 이름을 갖지 않기 위해서는, 원청의 책임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근본을 세우는 일이고, 근본이 선 이후에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말의 의미가 산업현장에서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2025-11-19 15: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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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건설현장 중대재해 실형 구형 방침…업계 긴장
[이코노믹데일리] 검찰이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사건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원청 책임 강화와 기업의 안전관리 의무 투자가 불가피해진 만큼, 산업 현장의 안전문화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단기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대검찰청은 “관계부처 합동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연계해 중대산업재해 사건에 대한 신속·엄정 처리 방안을 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배경에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며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 있다. 대통령실 역시 입찰 자격 영구 박탈, 금융 제재, 과징금제도 도입, 원청 책임 강화 등 대책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번 대책의 일환으로 부장검사 책임수사제를 도입하고 고용노동부와 정례 협의 체계를 마련했으며, 전담검사가 주요 사건 발생 시 현장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특히 울산, 인천, 수원, 서울중앙, 대구 등 산재 다발 지역의 검찰청에서 시범 운영을 거쳐 전국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재해가 반복되거나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한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징역 2년 이상의 실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불법 파견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 사례는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에는 경제적 이익을 초과하는 벌금을 구형하는 등 강경한 처벌 원칙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추가 비용 부담과 절차 지연으로 사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전관리 체계가 강화되고 기업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와 소비자 신뢰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산업이 재편될 수 있다”며 “이제는 안전 투자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18 16:4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