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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트럼프에 벌벌 떠는 韓 증시…1기 행정부 어땠나 살펴보니
[이코노믹데일리] 내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기 행정부 당시 국내 코스피 흐름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권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 후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간 1.08% 떨어지며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지난 4일 2588.97까지 올랐지만 개표 결과가 공개된 후 8일 2531.66까지 내려가며 부진했다. 특히 당선이 유력해진 6일에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특정 주식 종목이 상승하는 현상)'에 따라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트럼프 수혜주라 불렸던 방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7.04%, LIG넥스원 △6.35%)는 상승했지만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의 수혜주로 꼽히던 이차전지 종목(LG에너지솔루션 ▽7.02%, POSCO홀딩스 ▽5.01%)은 급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유사한 모습이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2016년 11월 9일(한국시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25% 감소한 1958.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날 3.92% 떨어진 599.74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우려와 다르게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는 우상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2017년 1월 20일~2021년 1월 20일) 코스피 지수를 분석해 보면 2065.61에서 3114.55까지 50.78% 올랐다. 특히 임기가 마무리됐던 2021년 1월 8일에는 고점을 찍으며 3152.18까지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했던 지난 2020년 3월에는 1457.64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직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내건 관세 부과 강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생산을 장려한다는 이유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 이상 △그 외 국가 수입품에 관세 10~20%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1기 행정부 당시 불거졌던 미·중 무역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기간 배터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추가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지원법(칩스)도 "나쁜 거래"라고 비난하며 폐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걱정스러운 시각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큰 변동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6년 사례를 보면 트럼프 당선 당일 현재와 같은 흐름이었지만 단기간 선반영된 후 정상화됐다"며 "트럼프의 정책과 공약이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 그리고 정책 강도는 어떨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누가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친환경, 대중국 제재)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당선 후 한국·중국·유럽 증시는 약세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는 트럼프 당선이 좋을 것은 없다"며 "관세 부과의 직접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부과 자체가 글로벌 무역을 둔화시켜 경기를 하강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코스피 약세를 예측했다. 트럼프 재정 정책 중 감세와 국채 발행 시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되면서 원화 약세를 자극해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수는 부진해도 인프라, 방산, 제약·바이오, 조선, 금융 등에서 강세가 전망된다"며 "반면 IRA, 칩스 등이 폐지되면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등에서 투자 매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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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논란 '코리아 밸류업 지수'…ROE·PBR 기준 충분했나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포함한 임원 6명이 참석했다. 앞선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직후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임원진들이 총 출동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종목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 본부장은 당시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과 선정 기준 발표 이틀만의 일이었다. 요란스럽게 시작한 밸류업 지수는 현재까지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실이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이코노믹데일리가 분석했다. 자료는 지수 편입 대상인 시가총액 400위 기업의 평가 결과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은 ‘5단계 스크리닝 방식’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먼저 4단계까지 통과한 종목수는 164개였다. 이 중 95개가 최종 선정됐고 특례에 따라 잔류한 SK하이닉스와 편입 종목인 미래에셋증권,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현대자동차 등을 포함해 총 100개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으로 최종 발표됐다. 선정 결과를 두고 증권가와 경제 전문가들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정량 평가에만 집중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면 밸류업 요건이 충분한 종목은 포함시키지 못하는 동시에 밸류업 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을 대거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개별 기업의 상황을 고려한 정성 평가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5단계 스크리닝의 진실 거래소가 밝힌 5단계 스크리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기업을 선정하면 다음 단계에선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인 기업을 걸러낸다. 3단계에선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있는지를 판단해 다음 단계로 통과시킨다. 4단계로 넘어가면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산업군별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어간 종목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PBR이 1배를 넘지 못하면 회사가 보유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사업을 접었을 때보다 지금의 주가가 싸다는 걸 의미한다. PBR이 1배 이상이면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실제 가치에 비해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최종 단계인 5단계에서는 앞선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기업순으로 100개 종목을 추린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표시해 준다. ROE가 10%면 10억원의 자본을 투자했을 때 1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1~4단계까지는 충 족·미충족 여부만 적용하고 최종 5단계에서는 ROE 비율을 서열화해 상위 종목을 선별했다”며 “4단계를 통과한 종목은 산업군 내의 위치에 따라 순서를 세우고 95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64개 종목 중 69개는 ROE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5단계 벽을 넘지 못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거라 전망된 KB금융, LG전자, 네이버 등이 대거 포함됐다.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총 88개 종목은 4단계에서 탈락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산업분석팀이 최근 발표한 ‘밸류업 지수, 우리가 만든다면’ 리포트는 “현재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들은 높은 PBR과 ROE가 지수 편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기업 개별 지배구조 및 중장기 전략 고려는 부재했다”고 문제점을 짚어냈다. 그러면서 리포트는 밸류업 지수 100종목 중 55개 종목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진행한 결과 한미약품, 동국제약, BGF리테일 등 24개 종목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종목들이 “PBR·ROE 요건만으로 기술적으로 편입됐다.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구체적인 비전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내렸다. 개별 기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수 편입이 맞지 않은 종목도 있었다. 현대엘리베이는 2대주주와의 경영권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주주환원을 고려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봤고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등 빅딜 완수가 중요한 사안이라 주주가치 제고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신 신영증권은 5단계 ROE 평가에서 떨어진 LS일렉트릭, 네이버, 유한양행 등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밸류업 우수 기업 10선을 추천했다. 4단계 PBR에서 통과하지 못한 KCC와 KT도 같은 이유로 추천 종목에 포함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밸류업 활동이 그렇게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수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며 “현재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밸류업 활동에 대한 측정이 뚜렷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밸류업'과 맞지 않는 밸류업 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평가 지표가 밸류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밸류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주식의 낮은 평가를 개선하고 기업의 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촉진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는 “데이터만 갖고 정성적 판단 없이 기준대로 그대로 뽑았다”며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주식을 리스트업한 것 같은데 현재 리스트는 상당히 모범적으로 잘해온 기업 위주로 선정됐다. PBR도 상당히 높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준이 불명확하다든지 선정에 오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PBR이 높은 기업들 위주로 밸류업 지수를 구성했는데, 이는 체면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 특성상 밸류업 지수에 들지 못한 기업들이 밸류업에 참여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한국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 마찬가지로 PBR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구성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방법론에 따라 나온 만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산출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측은 “지수 개발 과정에서 지수 컨셉, 구성 종목수, 종목 선정방식, 세부 선정 기준 등에 대한 다양한 초안을 여러 형태로 조합해 검토 및 시뮬레이션 작업을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각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는 높지 않다. 지난달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밸류업 지수가 제공하는 가운데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기대와 달리 편입 종목의 절반 가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지수는 21일 종가 기준 1008에 마감했다. 지수 발표 시점(1030.73) 대비 22.73(약 2.2%) 감소한 수치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이나 하나금융지주 등의 주가는 1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종목은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2024-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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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하반기 신입 채용 '활발'…취준생 '활짝'
[이코노믹데일리]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하반기 공개채용을 실시하면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통계청 '2024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실업자는 5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16만2000명, 청년층 실업률은 4.1%로 나타났다. 특히 최종 학교를 졸업했지만 3년 이상 취업을 하지 않는 청년은 지난 5월 기준 23만 8000명이었다.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하반기 신입 공개채용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10월 7일(오후 1시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공개채용은 서류 심사, 인공지능(AI) 역량 검사,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 채용 검진 단계로 실시한다. 모집 분야는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법인영업(Wholesale) △지점영업(PB)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 △전사지원·관리 △내부통제 등 8개 부문이다. 4년제 대학교 이상 졸업자이거나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면 지원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30일 서울 여의도 본사 41층 신한WAY홀에서 채용 설명회를 연다. 회사 소개, 국내외 시장·경제 전망, 하반기 공개 채용 전형 소개로 구성됐다. 사전 신청할 경우 현직자 직무 상담도 제공한다.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신한투자증권 인재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0월 1일까지 신입사원 5급 일반 공채를 모집한다. 자격은 기졸업자나 내년 2월 졸업예정자다. 전형은 △서류 전형 △직무역량평가 △1차 면접 △2차 면접 △채용검진 △최종면접 순서로 구성됐다. 모집분야는 △지점영업(프라이빗뱅커) △본사영업(기업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운용·국내외법인 홀세일·퇴직연금) △리서치 △본사관리(전략/기획·상품전략·글로벌사업·리스크관리) △정보기술/디지털(Front-end·Bck-end·인프라·정보보호·데이터)다. 특히 올해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직접 대학교에 방문해 4차례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LS증권(옛 이베스트증권)은 오는 6일까지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선다. 대졸과 특성화고 부문으로 나눠서 채용한다. 대졸 채용 부문은 △리테일(기획·지점 영업·온라인 영업) △홀세일(해외파생영업·해외주식영업·국제영업) △트레이딩(채권) △리서치 기업분석(RA), 특성화고 채용 부문은 △영업지원(지점업무·기업금융업무)을 모집한다. 전형절차는 서류전형, AI 역량검사, 실무·임원 면접, 채용검진, 인턴십, 최종면접 순이다. 채용 형태는 채용 전제형 인턴으로, 인턴십 후 합격자는 최종 면접을 진행한 후 정규직 입사가 결정된다. 인턴십은 오는 11월부터 6주간 실시한다. LS증권 채용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LS증권은 "사명 변경 후 첫 신입사원 공개 채용"이라며 "고객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경력직을 선호는 문화로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 채용이 많은 편"이라며 "점포 수가 줄면서 직원 수가 줄었지만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신입 인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는 꾸준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4-09-27 17: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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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퍼스트 무버' 외친 현대차…지배구조는 '후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6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을 담은 증권가 지라시가 돌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치솟았다. 지라시는 '현대차그룹이 정 명예회장 사망을 발표하기 전 현대모비스 주식을 대량 매입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정 명예회장 신변 관련 소문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요동친 이유는 오랜 시간 답보 상태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비롯됐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 후 4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을 앞세워 세계 3위 자동차 생산업체가 됐음에도 지배구조 만큼은 순환출자 체제를 유지하며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예측이 조심스럽게 회자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 구체화 등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ESG시대에 역행하는 '현대차' 2020년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기업 CEO에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이후 시장은 기술과 경영 실적 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26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시대'에 환경·사회에 대한 책임, 지배구조의 건전성이 수익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고 있다.한국에서 안 되는 게 지배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업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보증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다. 지주회사는 지분구조가 단순해 경영 감시가 쉽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사 현황을 발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5년 15곳이던 지주사 전환 공시대상집단(대기업 집단)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6월 발표한 '2024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곳 중 43곳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상위 5개 그룹 중에는 SK, LG,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은 지주사 체제 전환은 못했지만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끊어냈다. 순환출자는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 B기업이 C기업, C기업이 A기업에 출자해 계열사들이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확보에 활용돼 왔다. 현대차그룹만 상위 5개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으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분할한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계획이었는데 엘리엇은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개편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64%를 보유한 사실상의 지주회사지만,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0.3%에 불과하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0%다. ◆다시 나온 지배구조 개편··· 관건은 PBR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안 이야기가 또 다시 회자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SK E&S이나 두산밥캣·두산에너빌리티가 진행한 합병 방식이 2018년 현대차그룹 개편 때와 유사해서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받는 것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이 과거와 차별화된 개편 방향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과거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세 회사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구상을 다시 꺼내되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판은 깔린 상태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목적으로 기업 밸류업을 강조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다 국회도 ‘주주 보호 입법’ 도입에 나서면서 자본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재정비의 핵심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시장가치 비율로, 기업의 순자산과 비교해 1주가 몇 배에 거래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해당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이사는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PBR은 각각 0.7배, 1.5배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헐값에 넘기려고 해 주주들 반대에 부딪혔다”며 “현대차 PBR(현재 0.52배)과 현대모비스 PBR(현재 0.46배)을 1배 이상 올려놓고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해야 한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1% 정도 낮아져도 잡음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업이 오너 일가의 이해관계와 상충하는 정책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밸류업은 해외 자본 유입이 핵심이라 거버넌스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오너 경영 체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과연 밸류업 정책을 따를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2024-08-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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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최대 151억 과징금 맞은 카카오...최소 6만5천건 개인정보 유출
[이코노믹데일리] 4천5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최소 6만5천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의 보안 취약성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입장이지만,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무리한 제재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오픈채팅방 참여자의 임시 아이디(ID)를 암호화하지 않아 해커들이 이를 통해 회원일련번호를 쉽게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회원일련번호'는 카카오톡 내부에서만 관리를 목적으로 쓰이는 정보이지만, 주민등록번호나 사원증 번호처럼 개인에게 부여된 고유 번호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를 통해 해커들은 개인의 실명, 전화번호, 프로필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개인정보위 남석 조사조정국장은 "카카오톡은 2020년 8월부터 오픈채팅방 임시 아이디를 암호화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기존에 개설된 일부 오픈채팅방의 임시 아이디는 여전히 암호화가 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해커들은 임시 아이디의 뒷자리 정보를 통해 회원일련번호를 쉽게 추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들은 이렇게 추출한 회원일련번호와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을 이용해 일반 채팅방에서 알아낸 이용자 정보를 결합하여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했다. 이후 해커들은 이 개인정보 파일을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했다고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불법 해킹 프로그램도 이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위는 이러한 수법으로 약 6만5천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안 취약성 말고도 오픈채팅방이 해커들의 먹잇감이 된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의 특성에 있다. 남석 조사조정국장은 "오픈채팅방은 개인의 실명이나 전화번호는 들어 있지 않지만, 특정한 주제나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방이라는 특성이 있다"며 "이 특성이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유리했기 때문에 해커들이 이곳의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를 판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방, 부동산 투자 모임, 공부 모임, 유사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의 모임 등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각종 정보와 관련 사이트 주소 등이 오가기 때문에 정보의 밀집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개인정보위는 또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0조 제1항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유출·누락·오남용 등을 인지하거나 이를 의심할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이를 신고하고, 피해자에게 조치를 취한 내용을 지체 없이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이러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신고·통지하는 것만큼이나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피해 보상 및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정보위 남석 조사조정국장은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처리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신고·통지하고,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피해 보상 및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카카오, 거액 과징금 부과에 불복…“법적 대응 적극 검토” 카카오는 151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 측은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법적 조치 및 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회원일련번호와 임시 아이디는 숫자로 구성된 문자열일 뿐, 그 자체로는 어떠한 개인정보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사업자가 생성한 서비스 일련번호는 관련법상 암호화 대상이 아니기에 이를 암호화하지 않은 것은 법령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그 자체로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기에 개인정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카카오는 "해커가 결합해 사용한 정보는 카카오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다"며 "해커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체 수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개미들 눈물 연이어 터지고 있는 악재로 인해 카카오 주가가 또 다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카카오에 투자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눈물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오후 1시 5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4만56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카카오가 맞닥뜨린 악재는 이용자 정보에 대한 점검과 보호 조치 등을 소홀히 해 약 6만5000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국내업체 중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51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역대 최대 과징금이었던 골프존의 약 7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한편, 카카오는 이달 들어서만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세 번이나 ‘먹통’ 사태를 빚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카카오 역시 자신들을 향한 질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209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담당 인력도 61명에서 103명으로 늘렸다”면서 “올해 1분기부터는 기술적 조치와 재난 대응 설계를 기반으로 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에서 카카오를 향한 투심은 싸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종가(4만5800원) 기준으로도 카카오 주가는 5월 들어서만 5.76% 하락했다. 올해로 범위를 넓히면 하락률은 15.65%로 더 커진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6월 23일 종가(16만9500원)와 비교하면 72.98%나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주가의 반등 가능성이 낮아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만 3400억원 넘는 카카오 주식을 매도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 보유 비율인 24.5%의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카카오의 연이어 터지는 악재와 서비스 장애에 대한 우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번 과징금 부과는 카카오의 경영 체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는 서비스 안전성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투명한 경영과 책임 소재 명확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톡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폭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선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 주가는 4만5천원대에 머물러 있으며, 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지켜보고 있다.
2024-05-23 15: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