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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가격 경쟁 넘어 수익 다변화…여객·화물 모두 잡았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 전략을 펼치며 항공업계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와 화물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했던 가운데 지난해 LCC 이용객 수가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를 앞지르는 성과를 거뒀다. 2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LCC 이용객 수는 5173만763명으로 전체 국적 항공사 이용객의 56%를 차지하며 FSC(4398만9792명) 점유율 44%를 넘어섰다. 국제선에서 LCC의 시장점유율(51.5%)이 FSC(48.5%)를 앞선 가운데 중·단거리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국내선에서도 LCC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지난해 LCC 국내선 이용객은 2019만 명으로 FSC(1094만 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항공사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전체 LCC 이용객의 26%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진에어(21%)가 티웨이항공(20%)을 제치고 LCC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에어부산(16%)이 그 뒤를 이었다. 진에어는 운항편수를 전년 대비 29.6%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고 티웨이항공도 22.6% 증편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최근 국내 LCC 업계에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LCC가 수익을 늘리는 전통적인 방식은 두 가지였다. 중·단거리 노선을 확장하거나 파격적인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승객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한정된 승객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치킨 게임’으로 이어졌다. 적자를 오래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적자생존’은 LCC 업계의 필연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만 가져온 항공권 가격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처를 찾기 시작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FSC와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지속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멤버십 서비스로 하늘길 넓히다 LCC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는 ‘멤버십 상품’이다. 멤버십 상품은 구독료나 가입비를 지불하는 대가로 특정한 혜택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멤버십 상품은 소비자의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하고 기업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준다. 에어서울이 2018년 5월 도입한 ‘민트패스’가 대표적이다. 민트패스는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노선을 정해진 횟수만큼 또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형 항공권 상품이다. 에어서울의 민트패스는 2018년 5월 처음 도입된 이후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에어서울은 지난해 1월 국제선 '민트패스'를 5년 만에 재출시했다. 현재 ‘민트패스 J’와 ‘민트패스 S’ 두 가지 상품이 운영되고 있다. ‘민트패스 J’는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노선을, ‘민트패스 S’는 다낭, 나트랑, 보라카이 등 동남아 노선을 포함한다. 구매자는 왕복 3회권 또는 무제한 이용권 중 선택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2023년 1월 골프·스포츠 멤버십을 출시하며 취미 여행객을 공략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골프·스포츠 멤버십은 1년간 추가 수하물 요금 없이 각종 스포츠 장비를 운송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한번 끊으면 연간 횟수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골프 여행객들의 이용이 많은 동남아 노선 외에도 지난해 일본 노선에서의 골프 멤버십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제주항공은 설명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일본 노선의 골프 멤버십 이용 건수는 200회로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했다. 스포츠 멤버십의 경우 필리핀 노선이 전체 이용량의 87%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필리핀은 세계적인 스킨스쿠버 다이빙 명소로 유명하며 서핑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많은 스포츠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여행을 떠나는 ‘인터레스트립(Interest+Trip)’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제주항공의 골프·스포츠 멤버십 서비스가 경제적인 취미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2023년 2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티웨이플러스’를 제공하며 이전까지와는 다른 상품을 내놨다. 올해로 출시 2주년을 맞은 이 서비스는 기존의 마일리지 제도와 달리 구독 즉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티웨이플러스는 △사전 좌석 무료 지정 △여정 변경 수수료 면제 △비즈니스 업그레이드 기회 △티웨이-e카드 지급 등의 혜택을 포함한다. 멤버십은 LITE, BASIC, PRIME, PLATINUM 총 4가지 등급으로 구성되며 등급별로 제공되는 혜택과 구독료가 다르다. 또한 동반 1인 혜택이 포함돼 있어 함께 여행하는 동반인도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플러스 도입 이후 차별화된 멤버십 운영 방식과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노력을 인정받아 관련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취득했다. 항공업계에서 구독 경제 모델을 도입한 사례는 드문 만큼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추가적인 혜택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객 넘어 화물까지…사업 다각화 박차 LCC들이 화물사업을 확대하며 수익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모든 LCC들의 화물 운송량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5배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의 화물 운송량은 2023년 2518톤(t)에서 지난해 1만6826t으로 급증하며 무려 5.68배(467.9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신규 노선 확대와 화물 운송 역량 강화를 통해 이뤄진 성과로 분석된다. 이외의 다른 LCC들도 화물 운송량이 평균 15~20%가량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화물 운송량 11만3823t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화물을 운송했다. 이는 전년(9만7216t) 대비 17.09% 증가한 수치다. 이어 진에어는 8만4751t의 화물을 운송하며 전년(6만3892t)보다 32.63% 증가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23.89%, 22.8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화물 운송 확대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에어서울(18.77%), 에어프레미아(23.84%) 등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화물 운송량 증가는 운항편수가 늘면서 밸리카고로 실어 옮기는 화물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중국발 이커머스로 화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LCC들이 화물 운송 사업으로 수익성 다각화에 나선 영향이 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기존 여객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화물 운송 역량을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며 “중국발 이커머스로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사용하기도 했다. 향후 화물기 운영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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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보조배터리, 기내 충전금지...선반 보관도 안 돼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우리나라 국적의 항공기 안에서는 보조배터리를 직접 충전하면 안 되고,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를 기내 선반에 보관하는 것도 금지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리튬이온 보조배터리(이하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의 기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표준안을 마련해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사고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현재 일부 항공사에서 개별적으로 적용 중인 매뉴얼을 통일해 정리한 것이다. 표준안은 우선 국내에서 출발하는 국적기부터 적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 등이 해당한다. 국내 출발 외국 항공사는 추후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의 수하물 위탁은 여전히 금지되며, 기내 반입만 허용된다. 또 기내에 갖고 타는 보조배터리도 용량과 수량 확인 및 보관절차가 강화된다. 현행 규정상 100Wh(와트시)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최대 5개까지 신고나 승인절차 없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항공사 체크인카운터에서 따로 승인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승인된 추가 배터리에는 보안 검색 때 빠른 확인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스티커를 붙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등에 사용하는 보조배터리는 100Wh 이하에 해당한다. 이를 넘는 대용량 배터리(100Wh~160Wh)는 항공사의 승인을 받아 2개까지만 허용되며, 캠핑용 등 160Wh를 초과하는 배터리는 아예 반입이 금지된다. 보조배터리를 기내에 갖고 타는 경우에는 단자가 금속과 닿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보호형 파우치 또는 지퍼백 같은 비닐봉지 등에 넣어서 보관해야 한다. 이를 선반에 넣어서는 안 되며, 승객이 직접 소지하거나 좌석 앞 주머니에 넣어둬야 한다. 배터리에서 연기가 나거나 부풀어 오르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할 때 즉각 발견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다. 또 기내 전원이나 다른 배터리를 이용해 보조배터리를 직접 충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전자담배 역시 선반 보관이 제한되며, 직접 소지하거나 좌석 주머니에 넣어둬야 한다. 전자담배로 인한 기내 화재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내의 전자담배 연기발생 사례가 미국에서만 90건 있었다. 우리나라는 1건이다. 국토부는 또 에어부산 화재의 원인이 보조배터리로 판명될 경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의 논의를 통해 기내 반입 수량 제한 등 추가적인 규제강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2025-02-13 16: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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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800, 잇따른 사고… 랜딩기어 결함 우려 확산
[이코노믹데일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 ‘보잉 727-800’이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같은 이날 같은 기종의 여객기에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은 이 항공편에 탑승한 161명 승객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회항했다. 이후 오전 7시 25분에 다시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를 교체한 뒤 다시 운항할 예정이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 준다. 이번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돼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39대를 해당 기종으로 운항하고 있다. 보잉 737-800은 국내 항공사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종이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한 B737-800은 총 101대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등 5곳이 있다. 업체별로는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보잉 B737-800의 랜딩기어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견되면서 해당 기종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러 차례 사고가 난 기종이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대표적으로 당시 사고로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에는 미국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B737-800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여객기가 포틀랜드공항으로 돌아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사고 원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항공기 유지·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무안공항에서 추락한 제주항공기가 보잉 737-800으로 전 세계적으로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널리 사용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보잉 737-800 항공기의 연령은 약 5~27년인데 잘 정비된 여객기는 20~30년 그 이상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문제의 비행기는 매우 안전하고 좋은 안전 기록을 갖고 있다”며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랜딩기어가)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24-12-30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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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들 국제선 운항 확대…아시아 하늘길 '활짝'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규 노선 취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홍콩, 동남아 등 아시아로 향하는 노선을 새로 늘리고 있다. 해외 여행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신규 노선에 취항으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인천∼대만 타이중 노선 취항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향후 인천∼타이중 노선에 189석 규모의 B737 항공기를 투입해 주 7회 운항한다. 인천 항공편은 오전 7시 55분에, 타이중 귀국 항공편은 오전 10시 45분에 출발한다. 진에어는 이번 타이중 노선을 포함해 올해 총 11개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인천발 일본 미야코지마와 다카마쓰, 필리핀 보홀, 무안발 일본 오사카·도쿄(나리타) 등이다. 이스타항공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늘리고 있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 구마모토·오키나와, 태국 치앙마이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취항으로 부산발 노선이 운항하는 노선은 모두 6개까지 확대됐다.이스타항공은 현재 부산~김포, 부산-타이베이, 부산~중국 옌지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부산~구마모토 노선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처음 생긴 정기 노선이다. 당시 이스타항공의 신규 취항으로 부산, 경남권 지역민들의 여행 선택지가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열린 기념 행사에서 조중석 대표는 “기존의 인기 노선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부산에서 접근성이 낮았던 다양한 새로운 도시로 연결함으로써 인근 지역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제고하고 여행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1월 23일부터 인천~홍콩 노선에 주 4회(월∙수∙금∙일요일) 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홍콩노선의 취항이 확정되며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 태국 방콕, 일본 나리타, 베트남 다낭에 이어 총 7개의 정기편을 운항하게 된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미주 중심이었던 취항지에 중단거리 노선들을 새롭게 운항하며 하늘길을 다양화하게 됐다”며 “내년까지 신규 항공기 도입이 꾸준히 예정되어 있는 만큼 새로운 노선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1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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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후쿠오카 노선 20% 반납 추정…"국내 LCC들에 기회"
[이코노믹데일리]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완료되면서 지난 5년간 이어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심사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사의 중복되는 다수의 운수권과 슬롯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배분되면 국내 항공업계 판도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원회의를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관련 시정조치 내용을 변경·구체화했다고 밝히면서 ‘구조적 조치’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들은 향후 10년간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 운항 권리)과 슬롯(항공사에 배정되는 항공기 이착륙 가능 시간)을 반납해야 한다. 이코노믹데일리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지난 10~11월 ‘노선별 운송 현황’을 분석해 대한항공(진에어 포함), 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에서 반납돼 시장에 나올 노선별 운수권·슬롯 비율을 추산했다. 공정위가 구조적 조치를 부과한 국내외 노선은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로 총 40개다. 유럽연합(EU) 주요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은 EU 경쟁당국(EC)의 조치로 티웨이항공이 운수권·슬롯을 양도받았다. 미국 5개 노선(로스앤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호놀룰루)의 경우 에어프레미아가 슬롯을 넘겨받는다. 국제선 중 일본 7개 노선은 일본 LCC 피치항공과 국내 LCC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경쟁을 통해 받게 될 예정이다. 부산~후쿠오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이 각각 점유율 25%, 50%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의 배분 방식대로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슬롯 25%를 다른 항공사에 넘겨야 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 점유율을 기준으로 반납해야 할 일본 노선의 슬롯 숫자를 정했다. 먼저 하나의 노선에서 한 회사의 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점유율이 낮은 다른 회사 측의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각각 60%, 30%라면 이 중 30%는 다른 항공사에 양도해야 한다. 반대로 양사의 노선 점유율이 모두 50%보다 적을 경우 합산 점유율을 50% 이하로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대한항공 점유율이 40%고 아시아나항공 점유율이 30%로 각각 점유율이 50% 미만이면 합산이 70%이므로 이 중 최소 20%를 반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측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구조적 조치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LCC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점유율까지 고려해서 구조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오사카 노선의 경우 인천과 김포발 2가지 노선을 합친 수치로 따졌다. 해당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점유율 합은 33.1%로 50%가 안 된다. 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이 보유한 서울~오사카 노선의 슬롯 비중은 33.1%다. 이에 따라 양사는 16.8%를 반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삿포로 노선은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각각 50%씩 양분해 운항하고 있다. 한쪽 항공사 점유율이 50% 이상일 경우 점유율이 낮은 회사가 슬롯을 반납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한쪽의 50%를 반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부산~오사카, 서울~삿포로, 서울~후쿠오카, 서울~나고야 등 4개 노선은 양사 각각의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았다. 부산~오사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각각 33.3%, 22.2%로 양사의 점유율을 합친 값에서 50%를 제외한 5.56%의 노선의 슬롯을 다른 항공사로 이전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따졌을 때 서울~삿포로 4.6%, 서울~후쿠오카 16.6%, 서울~나고야 4.6%를 다른 항공사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운수권과 슬롯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항공업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티웨이항공만 해도 유럽 4개 노선을 이전받으면서 국내 LCC 최초로 중단거리를 넘어선 장거리 운항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던 노선을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배분받게 되면 LCC 판도가 달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뿐 아니라 중국 노선에서의 운수권과 슬롯 반납으로 국내 LCC들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국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던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항공업계가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을 합친 통합 LCC가 운수권·슬롯 배분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전문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할 때 대형 항공사로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회사인 LCC 위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에어부산에서 기업결합을 앞두고 분리매각을 주장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2024-1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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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큰산' 넘었다... 숙제도 남았다
[이코노믹데일리] 4년간 이어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합병을 최종 승인하면서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복잡하고도 길었던 합병 과정만큼 최종 통합까지 남은 숙제도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두 대형 항공사의 합병은 대한항공이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2021년부터 튀르키예에 이어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한국, 호주, 중국, 영국 등의 순으로 허가를 받으며 합병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EC가 지난 2월 독점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문 분리 매각, 여객 부문에서 유럽 내 중복 4개 노선에 신규 항공사 진입을 합병 선행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은 여객 노선과 아시아나 화물부문을 각각 티웨이항공, 에어인천에 양도하면서 지적된 부분을 해소했다. 이제 EC의 승인으로 미국 법무부(DOJ) 결정만 남겨두게 됐다. 항공업계에선 미 법무부가 다른 나라와 달리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DOJ가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한 것으로 간주하는 만큼 두 대형 항공사의 합병 절차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 DOJ 승인까지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 지위로 2년간 독립 운영 기간을 거친 뒤 대한항공에 흡수 통합된다. 합병절차는 끝나도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벽히 흡수되기까지 과제는 남아 있다. 먼저 '저비용 항공사(LCC) 통합 작업'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대형 항공사의 합병으로 이들 자회사가 다 모이면 국내 최대 규모의 LCC 연합체가 탄생하게 된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3사의 지난해 매출을 합하면 2조4785억원으로 국내 1등 LCC인 제주항공(1조7240억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소비자의 관심이 모인 건 '마일리지'다. 합병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항공사는 명확한 마일리지 통합비율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마일리지 통합도 2년 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흡수한 때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마일리지가 각각 유지·관리된다. '고용 유지'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항공은 노동조합의 큰 우려를 샀던 직원 고용 유지 문제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없이 이뤄질 것이라 전했다. 향후 통합 항공사의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에 인력 통합 운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후 6개월 내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며 "합병의 마지막 단계인 행정적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아시아나항공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고 이에 정해진 사안도 없다"고 말했다.
2024-12-03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