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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은 줄이고 과징금은 높였다…불공정 거래 제재 방식 바뀐다
[이코노믹데일리] 하청업체에 대한 선급금 미지급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부과되는 과징금이 대폭 상향된다. 형사 처벌 중심이던 기존 규제 방식은 완화하는 대신, 위법 행위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차 경제 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9월 공개된 1차 대책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경제 관련 법령 전반에 걸쳐 징역형과 벌금형 위주의 제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당정은 경제활동 위축 우려를 줄이면서도 불공정 행위에 대한 책임성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제재 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처벌의 방향 전환이다. 중대하고 고의성이 높은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는 반면, 단순 행정 의무 위반이나 경미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형벌을 완화하거나 과태료로 전환한다. 형사 처벌의 범위를 줄이는 대신, 기업 차원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다. 납품업자의 타사 거래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현행법은 징역형 중심의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만 형사 처벌을 적용하고, 과징금 상한은 기존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하도급 거래에서도 제재 수위는 강화된다. 발주자로부터 받은 선급금을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지금까지 하도급 대금의 2배 이내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정액 과징금 체계로 전환해 20억원에서 최대 5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불공정 거래로 얻는 이익보다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커지도록 설계한 셈이다. 반면 기업 경영진 개인에게 직접 작용하던 형사적 부담은 전반적으로 완화된다. 고의성이 낮거나 행정적 성격이 강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벌금을 과태료로 전환하거나, 징역형을 부과하지 않는 방식이 검토된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미한 위반 사례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우선 적용하고, 불이행 시에만 형사 처벌을 하는 단계적 제재 방식이 도입된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 규제의 초점을 형벌 리스크에서 재무 리스크로 옮기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경영진 개인의 형사 처벌 가능성은 낮추는 대신, 기업 차원에서는 수십억원대 과징금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 위법 행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되, 불공정 거래에는 실질적인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당정은 이번 방안을 책임성과 시의성, 보충성, 형평성·정합성, 글로벌 스탠다드 등 다섯 가지 원칙에 따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처럼 형벌보다 행정·금전 제재를 중심으로 규율하는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정부와 민주당은 2차 방안의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는 한편,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3차 과제 발굴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경제 형벌 체계의 변화가 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면서도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제도 운용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025-12-30 10: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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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 "소비자 보호 최우선으로 GA 실질적 체질 개선 추진"
[이코노믹데일리]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김 회장은 내년 보험GA협회의 슬로건으로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통한 GA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 구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소비자 보호 강화와 판매 채널의 책임성 확대라는 정책 환경 변화를 기반으로 내년 5대 핵심 추진 사업을 발표했다. 주요 추진 사업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GA업계 공동 협업 체계 구축 △GA 교육 기능 강화를 통한 내부통제·전문성·윤리성 제고 △GA 전산 관리·보안 시스템 구축을 통한 자율 규제 역량 강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 및 GA 지속 성장 기반 확립 △정책 협력 및 대외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GA산업 위상 제고 등이다. 김 회장은 판매 수수료 개편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GA업권의 공동 핵심 가치로 삼고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GA업권의 미래를 더욱 견고히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GA업권이 소비자 중심의 영업 체계 마련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년사 전문]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에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붉게 떠오르는 일출의 기운이 깃들어 회원사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엔 보험판매산업에 있어 단순한 환경 변화의 해를 넘어, 구조적 전환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금융당국은 판매수수료 개편 마무리와 함께 준법·내부통제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중심으로 제도 정비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GA는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구조를 넘어,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의 전환이라는 분명한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2026년을「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통한 GA 지속가능한 경영환경 구축」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촉진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 영업체계 확립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5대 핵심 추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GA업계 공동 협업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소비자 보호의 본질은 보험금을 제때 공정하게 지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험업계의‘숨은 보험금 찾아주기’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판매 이후까지 책임지는 문화를 안착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비교·설명 제도 준수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 보장, 불완전판매 예방, 고위험계약 관리 등을 GA 업계의 공동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GA 교육기능 강화를 통해 전문성·윤리성·내부통제를 체계적으로 고도화하겠습니다. 임직원과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계층별 교육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전산·보안 시스템 구축을 통해 GA 자율규제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26~27년에 시행되는 비교·설명제도 내실화, 수수료 4년 분급화,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등을 업권 전체로 전산시스템 기반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전사적으로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여 보안역량을 갖춰 갈 것입니다. 넷째,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통해 GA 지속성장 기반을 확립하겠습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는 GA업권이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전문 판매채널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으로, 협회는 정책 연구와 제도적 기반 마련을 통해 입법화를 위한 노력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정책 협력과 대외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GA산업의 위상과 신뢰를 높이겠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공동의 핵심 가치로 삼아 금융당국과의 정책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언론·학계·소비자단체와의 소통을 확대하여 GA 업권의 공공적 역할과 책임성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겠습니다.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책임있는 변화만이 GA의 미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협회는 회원사 여러분이 변화된 제도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새해의 출발선 앞에 서 있습니다. 붉은 말의 해, 회원사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보험의 소중한 가치를 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5-12-29 14: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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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넘는 인사, 진보의 후퇴가 아니라 성숙이다
진보 정권에서 보수 출신 인사를 등용할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왜 굳이 그 사람인가.” “개혁을 위해 우리 편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질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국 현대 정치에서 진보 진영은 늘 ‘개혁의 주체’였고, 동시에 ‘기득권과의 싸움’을 숙명처럼 떠안아 왔기 때문이다. 인사는 곧 권력의 배분이며, 개혁 동력의 원천이라는 인식도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지난 정부 인사 일부를 유임한 데 이어, 신규 예산 관련 핵심 직책 후보로 이혜훈 전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등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을 지명 또는 임명한데 대해 “개혁의 색이 옅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인사 흐름을 단순히 ‘타협’이나 ‘후퇴’로 해석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놓칠 위험이 있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는 진보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진보의 목표는 특정 진영의 장기 집권이 아니라, 사회를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바꾸는 데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역시 시대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 한국 진보 정치의 지난 성취는 분명하다. 권위주의 체제를 넘어 민주주의를 제도화했고, 복지와 노동, 공정이라는 의제를 공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분명했다. 정권 교체가 곧 ‘전면 부정’으로 이어지면서 정책의 연속성이 약화됐고, 공직 사회는 늘 정치적 충성도에 흔들렸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국정 운영의 안정성은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대통령의 최근 인사는 이러한 진보 정치의 딜레마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볼 수 있다. 즉, 개혁의 방향은 유지하되, 집행의 방식은 넓히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다. 국가 운영은 선거 캠프의 연장이 아니라, 수천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의 영역이다. 특히 재정과 예산 정책은 이념적 순수성보다 전문성과 균형 감각이 중요한 분야다. 재정은 복지 확대의 수단이자, 동시에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진보 정부가 재정을 무기로 삼으려면, 그만큼 재정 운용의 신뢰도 역시 확보해야 한다. 보수 진영에서 정책 경험을 쌓아온 인사를 기용하는 선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보수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진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진보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이것일 것이다. “보수 인사를 쓰다 보면 개혁이 희석되지 않을까.” 그러나 인사의 출신과 정책의 방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하느냐’다. 개혁 정부의 기준은 인사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성과와 책임성에 있어야 한다. 고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통찰을 찾을 수 있다. 맹자는 군주의 덕목으로 “백성에게 이로운가 아닌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어느 편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 역시 직함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진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 맞는 사람을 쓰는 것이다. 서양 정치사에서도 진보적 개혁은 종종 통합적 인사를 통해 완성됐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이라는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재정과 금융 분야에서는 보수적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개혁은 이념 논쟁을 넘어 제도로 정착될 수 있었다. 링컨의 ‘라이벌 팀’ 역시 마찬가지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그는 반대파를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는 지금 심각한 정치적 피로 상태에 놓여 있다. 진영 간 대립은 일상화됐고,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정부가 또다시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구도를 반복한다면, 개혁의 정당성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 통합적 인사는 진보가 스스로의 도덕적 우위를 증명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바로 이 점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등용은 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기보다, 진보 정부가 더 이상 진영 정치에 갇히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는 진보의 후퇴가 아니라, 자신감의 표현이다. 자기 철학이 분명할수록, 타인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물론 조건은 분명하다. 통합 인사는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보수 출신 인사라 할지라도 개혁 방향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과감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진보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받는 구조도 사라져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질 때, 여야를 넘는 인사는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진보 정치가 지향해 온 공정의 가치 역시 여기에 있다. 공정이란 출신과 배경이 아니라, 역할과 성과로 평가받는 구조다. 인사에서조차 진영 논리가 작동한다면, 공정을 말할 자격은 약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는 공정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공직 사회에 주는 신호다. “정권이 바뀌어도 능력이 있으면 일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행정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인다. 이는 결국 진보 정책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효과로 돌아온다. 정권 초반의 속도전보다, 중장기적 성과가 중요한 이유다. 이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여야 통합 인사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시작 단계이며, 평가 역시 유보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흐름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가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진보 정부가 오래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다. 『서경』에는 “사람을 얻으면 나라가 안정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같은 편이 아니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정책을 놓고 여권은 당장 감정적 불편함보다, 장기적 국정 성과와 사회 통합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평가할 때다. 여야를 넘는 인사는 진보의 포기가 아니라, 진보의 진화다. 개혁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을 쓰되, 분명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 그것이 성숙한 리더십이며, 지금 이 대통령이 보여주려는 정치의 모습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다. 그 결과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오늘의 인사는 내일의 성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진보 정부가 통합을 말할 수 있을 때, 그 개혁은 비로소 사회 전체의 자산이 된다. 지금의 인사 흐름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5-12-28 18: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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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로 전환…조직도 개편
[이코노믹데일리] 금융감독원이 금융상품 설계부터 판매 이후까지 전(全) 주기에 걸쳐 단계별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 또한 이번 로드맵에 맞춰 내부 조직도 개편된다. 22일 금융감독원은 내년을 실질적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을 공개했다. 우선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 체계를 사후구제에서 사전예방으로 전환한다.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위험포착→감독·검사→시정·환류'로 이어지는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구축한다. 금융상품도 설계·제조단계부터 판매·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단계별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 투자상품의 원금손실 위험, 보험상품의 보장되지 않는 보험사고 등을 핵심위험으로 정의해 금융사가 이에 대한 자체 점검을 강화하도록 상품 설계 단계부터 유도한다. 제조사는 상품구조 위험 정보를 판매사에 명확히 제공하고, 판매사는 제조사의 운용역량과 상품 위험성을 검증하는 등 제조사·판매사 간 교차검증 및 책임성 강화도 추진한다. 판매 후 사후단계에서도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지속 제공되도록 한다. 그 일환으로 원금손실 조건 충족 이전에 경보문자를 발송하는 '고난도 주가연계증권(ELS) 조기경보 알림제' 등이 도입된다. 또 금감원은 민생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현장대응력 강화에 집중한다. 불법사금융 현장기동점검반을 운영해 사행업소나 전통시장 등 취약지역의 집중단속을 하고, 민생범죄 원스톱 대응을 위한 조직·인력도 보강할 예정이다. 민생금융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금융위원회·법무부 등 유관기관 협의체도 추진한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보험사기·불법금융투자·가상자산 투자사기 등 범죄별로 전담 수사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은행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저신용자 대상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금융후생의 재분배 기능도 키우기로 했다. 금감원은 소비자의 금융정보 접근권·선택권·편의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깜깜이' 대출금리 변경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보공개를 확대해 금융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계약체결부터 해지까지 소비자가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스스로 선택할 환경을 만들어 선택권을 강화한다. 치매환자가 가족 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외국인 실시간 번역서비스 및 장애인 수어 아바타 제작 등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서비스 제공 등으로 금융거래 편의성도 높인다. 이밖에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해 소비자의 불합리한 비용 부담을 막고 카드 고객에 대한 유료 부가상품 가입 내역 안내 등 불공정 금융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중심의 감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시행한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감독 업무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각 업권별 조직이 상품 심사부터 분쟁조정, 검사까지 전 과정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담당하도록 체계를 개편한다. 분쟁조정 기능은 각 권역별 감독국으로 이관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운영은 전담 조직을 통해 공공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향후 편면적 구속력 도입에 대비해 분조위 운영 역량도 확충할 계획이다. 민생금융범죄 척결을 위한 특사경 도입도 추진하는 한편, 최신 범죄 수법 및 동향을 분석하고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유하는 '민생금융범죄정보분석팀'을 신설한다. 우선 특사경 도입을 위해 민생침해대응총괄국 내 민생특사경추진반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 아울러 조직 보강 차원에서 금융회사의 디지털 보안 리스크에 대한 사전적 감독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디지털금융총괄국 내 '디지털리스크분석팀'을 신설한다. 보험회사 지급 능력과 연계된 계리가정에 대한 감리 강화 등을 위한 '보험계리감리팀'도 구성한다. 보험사별 계리가정 운용에 대한 집중감리를 통해 적정성을 검증하고 위규사항 발견시 검사로 전환하는 등 사후조치까지 통합 수행한다. 국정과제의 원활한 이행 차원에서 은행의 생산적 자금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은행리스크감독국'을 구성하고, 자산운용감독국에 '특별심사팀'을 신설해 현행 펀드심사 조직을 2개팀(공모펀드 및 사모·외국계펀드)에서 3개팀으로 확대한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금감원 자체 감시 기능도 강화한다. 시장감시 조직을 현행 1개팀(조사1국 시장정보분석팀)에서 1팀·2반 체제로 확대 개편해 시장감시 제보 처리를 고도화하는 식이다. 금감원은 로드맵에 담긴 과제를 내년 업무계획에 반영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금융위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2025-12-22 11: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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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 의장은 자본이 보내는 신호를 심각하게 생각하라
김범석 쿠팡 의장은 국회의 경고 앞에서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여야가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고 제도적 제재 방안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데도 그의 태도는 무심하다. 침묵은 전략일 수 있으나 반복될수록 오만으로 읽힌다. 민주 사회에서 국회는 협상의 상대가 아니라 국민을 대신한 질문자다. 그 질문을 무시하는 순간 기업은 스스로를 법과 상식 위에 놓게 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한국 사회의 소비자와 노동, 공공 인프라 위에서 성장한 기업의 실질적 최고 책임자가 민주적 통제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의장은 ‘글로벌 기업가’라는 말로 국회 출석 요구를 비켜가고, 외국인 대표를 전면에 세웠다. 형식적으로는 법을 어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형식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책임의 얼굴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적 상식이다. 고전은 이 문제를 이미 꿰뚫고 있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명(正名)이 바로 서지 않으면 말이 어그러지고 말이 어그러지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실질적 권한을 가진 사람이 책임의 이름을 피하는 사회에서 공정한 질서가 설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김 의장의 태도는 바로 이 정명을 무너뜨리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왜 국회의 압박은 김 의장에게 크게 먹히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이유는 분명하다. 법과 제도는 시간이 걸리고 여론의 파고는 기업이 관리 가능한 변수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자본의 신뢰다. 시장은 정치적 발언보다 자금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다. 특히 국민연금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국민의 노후 자산을 운용하는 공적 기금이자, 시장에 ‘사회적 기준’을 제시하는 상징적 투자자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은 단지 수익성만이 아니라 지배구조, 책임성, 사회적 신뢰를 함께 평가받는다. 이는 압박이 아니라 원칙이다. 해외 사례는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인권 침해, 환경 파괴,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글로벌 대기업들의 투자 비중을 축소하거나 철회해 왔다. 그 결정은 정치적 제재가 아니라 장기 리스크 관리라는 명분 아래 이뤄졌다. 그 결과 해당 기업들은 이미지 타격을 넘어 다른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도 동일한 질문을 받게 됐다. “이 기업은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연기금과 공적 펀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책임 회피, 의회 불응,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위험 요인’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자본은 도덕을 말하지 않지만 신뢰를 가격에 반영한다. 김 의장이 가장 두려워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투자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는 국면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이는 단일 기관의 판단을 넘어선 신호가 된다. “이 기업의 리스크는 관리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자본은 집단적으로 움직이며 불안은 전염된다. 맹자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다”고 했다. 공정한 규칙과 신뢰라는 ‘항산’이 무너지면 시장의 안정적 판단이라는 ‘항심’도 사라진다. 국민연금의 투자 회수 가능성은 처벌이 아니라 경고다. 신뢰의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보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반대다. 공적 자금은 공적 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에 대해 질문할 의무가 있다. 투자 철회는 최후의 수단이지만 그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직무 유기다. 이제 선택은 김범석 의장에게 있다.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며 국회와 사회를 관리 대상으로 여길 것인가, 아니면 공개된 자리에서 책임 있는 설명으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전자는 단기적으로는 편할 수 있으나 자본의 기억은 길다. 후자는 불편하지만 지속 가능한 길이다. 『사기』에서 사마천은 “큰 장사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에서 거대한 성장을 이룬 기업의 수장이 그 책임을 외면한다면 그 성장은 언젠가 비용으로 돌아온다. 국민연금의 선택은 그 비용을 미리 경고하는 장치일 뿐이다. 시장은 냉정하다. 신뢰를 잃은 기업에는 침묵보다 더 무서운 방식으로 답한다. 김범석 의장이 지금 귀 기울여야 할 것은 국회의 법안 문구가 아니라 자본이 보내는 이 조용한 신호다.
2025-12-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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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AI, 'WITS 2025'서 도메인옵스 기반 산업 특화 AI 전환 전략 공개
[이코노믹데일리] AI(인공지능) 전문 기업 NC AI(대표 이연수)는 자사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 성과로 국제 학술 무대에 오른다고 18일 밝혔다. NC AI는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개최정보시스템 분야 국제 학술 워크숍인 'WITS 2025'에서 자사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도메인옵스' 기반 산업별 AI 전환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대한민국 주권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WITS는 지난 1991년 설립 이후 경영정보학(IS) 분야에서 기술·시스템 연구를 선도해 온 대표적인 국제 학술 행사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 머신러닝 등 첨단 정보기술이 실제 산업과 비즈니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알고리즘 개발과 시스템 설계를 논의하는 기술경영 분야의 핵심 학술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NC AI가 발표한 논문 '도메인옵스 : 산업 특화 AI 전환을 위한 하이브리드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DomainOps: A Hybrid AI Governance Framework for Industry-Specific AI Transformation)'는 진행 중 연구(Research-in-Progress)로 해당 논문은 학계 심사를 거쳐 채택되며 연구 제안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도메인옵스는 데이터 스페이스의 주권 보호 원칙과 상용 AI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수익화 모델을 결합한 모듈형 비즈니스 프레임워크다. 제조·공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요구에 맞춰 거버넌스, 정산, 인센티브 구조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도메인옵스는 소버린 AI 전략과도 연계될 수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조직이 AI 데이터와 기술을 자율적으로 통제하고 외부 종속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개념으로 도메인옵스는 데이터 주권과 규제 준수, AI의 안전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주권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NC AI는 산업 특화 멀티모달 AI 모델 개발을 통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NC AI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함께 산업 특화 AI 허브 구축을 목표로 도메인옵스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도메인옵스 플랫폼은 AI 모델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로, 각 산업 분야 기업들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사 환경과 업무 특성에 맞게 보다 쉽게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NC AI를 중심으로 한 그랜드 컨소시엄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NC AI가 AI 기술과 모델을 제공하고, 참여 기업들이 산업 현장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각 기업은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 환경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축·운영할 수 있게 된다. NC AI는 산업 범용 AX 플랫폼을 조기에 구축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 개발과 확산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도메인별 요구사항과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플랫폼 완성도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제조·유통·문화 콘텐츠 분야를 시작으로 SI(시스템 통합)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전 산업으로 AX 확산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9일 NC AI 연구진은 구조적 거버넌스를 반영한 지능형 시스템을 다루는 '인텔리전스 시스템' 세션에서 논문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NC AI는 향후 도메인옵스를 산업 현장의 AI 준비도와 리스크를 진단하는 거버넌스 모델로 확장하고 국제적 표준 논의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이번 WITS 2025 발표는 학술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이 주권 AI 시대를 여는 전략적 로드맵을 국제 무대에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메인옵스는 국내최고 기업들이 글로벌 톱이 될 수 있는 제조, 유통, 국방 등 다양한 산업군들이 AI 혁신을 이루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18 09: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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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삼성 이재용 회장 아들이 던지는 메시지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익숙하다. 그러나 이 표현이 힘을 갖는 순간은 대체로 특정 인물이 사회적 책임의 중심에 놓일 때다. 특히 대기업 오너 일가와 그 후계 세대가 공적 관심의 장으로 호출될 때 이 용어는 다시 전면으로 소환된다. 삼성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인 만큼, 그 미래를 이을 세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 오너 일가의 다음 세대는 단지 한 가문의 사적 구성원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경제·사회적 영향력의 세대적 계승자’라는 위치에 있다. 이들이 어떤 가치관을 기반으로 성장하느냐는 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 구조와 미래 지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화두가 된다. 오늘날 세계적 기업들은 후계자의 윤리성과 공공적 태도를 기업의 경쟁력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본다. 경영권을 승계받는 것이 곧 사회적 자원과 공적 책임을 함께 물려받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화된 결과다. ESG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미 시대적 과제가 되었고, 대기업은 더 이상 ‘사적 소유물’이라는 인식 하에 머물기 어렵다. 사회와 공존해야 하는 거대 기업일수록 그 후계자는 공공적 지위를 가진 인물로 평가되며 그만큼 높은 기준이 적용된다. 삼성처럼 다수의 임직원과 협력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은 전략적 결정 하나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후계자가 어떤 태도와 철학을 갖추는가는 자연스레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 투명성과 윤리성, 공정성에 대한 의식이 기업 문화와 지배 구조에 어떤 방식으로 투영될지를 사회는 지켜보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 이지호 씨가 지난달 해군 통역장교로 정식 임관한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나아가 임관식 당시 공개된 그의 좌우명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 당시 전광판 화면이 올라 왔는데 전광판에는 이 씨의 사진과 함께 "고통 없이 인간은 진화하지 못한다, 그러니 즐겨라"라는 좌우명이 소개됐다. 해당 전광판 사진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은 "왜 입대를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 "좌우명이 심상치 않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핵심은 특권을 포기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특권의 기원을 성찰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능동적으로 감당하라는 요청이다. 재벌 3·4세에게 던져지는 사회의 질문은 단순하다. 과연 그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자원의 무게를 인식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무게만큼의 책무를 다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개인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기업의 지배 구조, 사회적 제도, 내부 문화 역시 함께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한 사회의 신뢰는 언제나 상징적 인물의 태도에서 크게 흔들리고, 종종 그들의 선택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삼성 후계 세대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는 한국 기업문화의 성숙도와 직결된 문제로도 읽힌다. 이미 한국 사회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보내던 시대를 지나왔다. 사회적 권한이 클수록 그만큼 더 높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다. 이는 위계적 부담이라기보다, 공적 관계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증명할 기회로 이해될 수도 있다. 상속이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대적 요구가 존재하며, 그 요구를 충족하는 태도가 곧 새로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일 것이다. 재벌 후계 세대가 이 흐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때, 우리는 대기업과 사회가 한층 성숙한 형태로 공존하는 길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이미 과거의 귀족적 의무를 넘어섰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기대하는 가장 현대적인 책임이자, 공동체의 품격을 결정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2025-12-10 0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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