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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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號 농협은행, 디지털 기반 체질 개선 속도…건전성 지표 '파란불'
[이코노믹데일리] NH농협은행이 건전성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은행장으로 취임한 강태영 행장이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연체율과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증가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각각 0.13%p, 0.09%p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업계와 대비되는 흐름을 보인다. 이는 강 행장의 전문성과 집중적인 건전성 관리 노력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는 과거 농협은행 DT(디지털 전환) 부문장과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한 이력이 있어 업계에선 '디지털 전문가'로 불린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 행장은 지난 3월 금융권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신용감리시스템을 도입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조기경보 모형을 도입해 고위험 차주의 부실 위험을 조기에 탐지하는 시스템으로, 금융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것이다. 수익성 지표에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667억원) 대비 6.2% 줄어들며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펀드·신탁과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수수료 수익이 확대된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68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789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강 행장이 강조해온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의 성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4월부터 방카슈랑스 25%룰이 해제되면서 농협은행은 방카슈랑스 영업에도 힘을 싣는다. 방카슈랑스와 디지털금융 등 비이자부문 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특별 승급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그룹 내 계열사인 농협생명·손해보험과 연계해 보장성 상품 라인업도 확대한단 방침이다. 이와 관련 데이터 기반 성과 평가 강화를 위해 승진심사 항목에 계량 지표를 도입했다. 누구나 성과를 창출하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엔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축했다. 고객 중심의 투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비대면 거래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 펀드, 신탁, 퇴직연금 가입 프로세스 혁신과 함께 AI 기반 투자 서비스, 투자자 보호 체계 강화 등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강 행장은 자산관리(WM) 부문과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업 등록 허가를 받고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걸친 맞춤형 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16일엔 유언대용 신탁, 부동산 전문 상담, 문화 경험까지 제공하는 'NH로얄챔버'를 오픈했다. 글로벌 부문은 직접 홍콩지점을 방문해 현장경영에 나선데 이어, 영국 런던에도 지점을 개점하며 글로벌 기업금융(IB)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을 주요 수익 축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다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상반기 일부 영업점에서 시재금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농협은행이 공시한 금융사고 규모는 221억5072만원에 달한다. 건전성 관리와 디지털 혁신에서 성과를 낸 만큼,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강 행장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농협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 조직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인력 87명에서 연말까지 120여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에는 내부통제 관련 지식을 학습한 뒤 시험을 통해 자격 인증을 취득하는 '내부통제전문가 인증제도'도 도입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강태영 행장의 디지털 기반의 시스템 혁신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리더십이 조직 문화에도 확산돼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자점감사 모니터링 업무 도입과 상시감시 시스템 고도화 등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전략들을 마련해 내부통제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9-26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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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號 우리금융, 공격적 M&A에 '리스크 경고등'…내실 관리가 관건
[이코노믹데일리] 임종룡 회장 체제의 우리금융그룹이 매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확장 과정 속에 잡음이 이어지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023년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같은 해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해 벤처캐피털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 출범, 올해는 동양·ABL생명 인수로 보험사까지 품에 안으며 연이은 자회사 편입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 직원이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관련 업무 위탁 보고와 편입 신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 내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허점과 관리 소홀로 인한 제재는 그룹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다. 또한 동양생명이 고객 동의 없이 자회사 보험대리점(GA)에 개인 신용정보를 넘긴 사실이 적발되며, 금감원은 신용정보법 위반 혐의로 동양생명에 약 140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인수가액의 약 10% 이상 손실로 인해 우리금융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과징금 가능성을 포함해 인수가격에 반영했고, 금융위에서 과징금이 아닌 과태료 부과로 판단한다면 부담을 덜 수 있단 설명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건전성 지표 마저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NPL)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올해 2분기 NPL 비율은 0.71%로 전년 동기(0.56%)보다 0.15%p 증가했다. 반면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줄어들면서 NPL 커버리지 비율은 같은 기간 149.7%에서 126.9%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그룹의 손실에 대한 흡수 능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우리금융 수익 구조가 은행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그룹 전체 수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7%를 넘어, 주요 금융지주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은행 업황 부진 시 그룹 전체 수익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본 건전성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서도 경쟁사 대비 열위가 확인됐다. KB·신한·하나 등 다른 3대 금융지주는 모두 올해 2분기 CET1 13% 이상을 기록했지만, 우리금융은 12.76%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 대비 상승 폭은 가장 커 고무적이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경영 아래 최근 몇 년간 공격적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혔지만, 그 과정에서 절차적 관리 부실과 건전성 지표 악화라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하반기 금융 환경이 불확실성을 더해가는 상황에서, 임 회장의 리더십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는 2027년 말까지 CET1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자산 리밸런싱 등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고위험자산 감축, 규제강화영역 산출 프로세스 신설 및 고도화를 통한 리스크 개선으로 CET1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재무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9-18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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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실적 '희비'…신한 독주, 하나·우리 부진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상반기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신한은행은 압도적 선두를 이어간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환율 충격과 금융사고 여파로 순익이 뒷걸음쳤다. 업계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하반기엔 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4653억원으로 전년 동기(4236억원) 대비 9.8%(417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3152억원 △국민은행 727억원 △하나은행 449억원 △우리은행 325억원 순으로 많았다. 신한은행은 미국·유럽·중국 등 10개 해외법인에서 전년보다 약 6.4% 증가한 순익을 거두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2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아메리카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엔 105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을 비롯한 캄보디아·인도네시아·일본 등에서도 선전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2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56억원을 시현하며 610.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한캄보디아은행과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일본SBJ은행은 각각 31.6%, 24.2%, 19.6%씩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캐나다신한은행이 이번 상반기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신한은행과 신한베트남은행에선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8%, 9.4%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적자(-371억원)에서 올해 들어 흑자로 전환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입증했다. 인도네시아법인(PT Bank KB Bukopin Tbk.·KB Bank)을 지난해 상반기 1011억원의 적자에서 올해 538억원 손실로 줄인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캄보디아법인(KB PRASAC BANK PLC.)에서 1118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552억원) 대비 102.5% 증가했고, 중국법인인 Kookmin Bank (China) Ltd.에선 46.8% 증가하며 흑자를 견인했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환율 변동성 확대와 현지 금융사고 등의 여파로 해외법인 순익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에서 174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44억원)보다 295.4% 증가해 선전했지만, 러시아·캐나다·독일법인에서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러시아KEB하나은행은 이번 상반기 369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91억원 순익을 거둔 것에서 적자 전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러시아법인 외화자산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604억원의 적자를 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우리소다라은행에서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1078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사고로 인한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중국우리은행 역시 52억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11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내부 부진 등으로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한 데다, 대출 연체율까지 상승한 영향이란 설명이다. 이번 하반기엔 미국의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기업 수출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해외 부문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 실적이 악화한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신흥시장 진출로 영업 채널을 확장하고 현지화를 구체화하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엔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 보호무역 기조 등 변수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22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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