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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사라지면 중고폰 타격? "글쎄"
[이코노믹데일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2014년 이후 '단통법 피난처' 역할을 톡톡히 한 중고 휴대전화(중고폰)가 법 폐지 이후에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중고폰 시장은 단통법이 폐지되더라도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말 발간한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거래량을 2021년 682만대, 2022년 708만대로 집계했다. 지난해에는 800만대에 가까운 중고폰이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 간 단말기 구매 지원금 경쟁이 활발해지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성장한 국내 중고폰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이 갈수록 비싸지면서 기기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고폰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출고가 기준 지난 7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6 1테라바이트(TB)는 270만원이 넘고 9월에 나온 애플 아이폰16 프로맥스 1TB는 250만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통상 중고폰 가격은 같은 모델 신품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지난해 1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3 울트라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의 중고 가격은 7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신품 가격은 약 160만원으로 2배가량 비싸다. 애플 아이폰 15 역시 갤럭시보다는 중고가가 높긴 하지만 새 제품보다 30~40%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중고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출시 1~2년이 지나더라도 신제품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를 못 느끼는 일이 많다. 고사양 게임을 자주 즐기거나 고화질 영상 작업을 하지 않는 한 중고폰으로도 동영상 감상이나 사진 촬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하는 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고폰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SK네트웍스는 중고폰 거래 플랫폼 '민팃'을 2021년 분사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민팃의 매출은 사업부 시절인 2020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795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도 중고폰 사업에 뛰어들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중고폰 시장 확대에 발맞춰 소비자 보호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단통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중고폰 유통 사업자를 안심 거래 사업자로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24-10-29 05:10:00
자급제·알뜰폰 조합 vs 통신사 다이렉트…'폰플레이션' 생존법은?
[이코노믹데일리] 휴대전화 단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폰플레이션(전화+인플레이션)'이 통신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기기 값과 통신요금을 합친 총 지출을 줄이는 방법에 관심이 모인다. 더구나 '전 국민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만들었다''는 혹평 일색인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어 통신비 절감 노하우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통신사에 구애받지 않는 자급제 기기를 구매한 뒤 2만~3만원대 알뜰폰 요금제를 쓰거나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다이렉트 요금제에 가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현재까지 단통법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가장 저렴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방법은 자급제 기기와 알뜰폰 요금제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100만원에서 많게는 250만원에 달하는 기기 값을 온전히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월 데이터 사용량이 비슷한 통신 3사 요금제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총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통신 3사 웹사이트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한 달 데이터 제공량이 50기가바이트(GB)인 5G 요금제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통신 3사와 알뜰폰 요금제 간 가격 차이는 월 최대 3만7000원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 요금제는 6만3000~6만4000원인 반면 비슷한 조건의 알뜰폰 요금제는 2만6400원부터 시작했다. 6개월이면 22만5600원, 1년이면 33만9000원, 2년이면 56만5800원을 아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알뜰폰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렴하지는 않았다. 앞선 알뜰폰 요금제는 처음 가입 후 6개월까지만 2만원대 요금이 적용되고 그 이후부터는 정상 요금(4만5100원)이 부과됐다. 이 요금제 말고도 알뜰폰 상당수가 초기 6개월~1년 기간 한정으로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통신 3사의 6만원대 요금제에서 선택약정할인(1년 또는 2년) 25%를 받아 4만7000원대에 쓰면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최근에는 통신 3사의 다이렉트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통신사 직영 온라인 몰에서 기기를 구입하고 기존보다 훨씬 낮은 가격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4만8000원에 월 110GB, KT는 4만9000원에 월 120GB, LG유플러스는 4만7500원에 월 95GB를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단, 기기 값을 통신요금에 합산 청구되는 방식의 할부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5.9% 붙기 때문에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나 일시불 결제로 구매하는 편이 유리하다. 또한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수 없다.
2024-10-15 05:10:00
스마트폰 '성지' 모르면 '호구'…단통법 폐지 눈앞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 국내 공식 출시일인 20일 오전 KT의 출시 행사가 열린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사전 예약 고객들이 단말기를 수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국회가 이른바 '단통법'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속도를 내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 중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주력 모델 가격이 150만~170만원에 달하는 등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이 심화된 탓이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면 가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단통법 폐지 법안은 이달 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다. 박충권 의원안은 단통법을 폐지하되 선택약정할인 등 통신비 절감과 관련한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2014년에 시행된 단통법은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단말기 가격 할인에 상한을 두면서 전 국민을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은어)'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상적인 경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껏해야 10만~20만 원밖에 할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출시된 애플 아이폰 16 프로 기준 공시 지원금을 최대(24만~45만 원)로 받기 위해서는 최소 13만 원에 달하는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단통법 10년, 음지화된 '성지'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기기 값을 공시 지원금보다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성지'를 찾으려 발품을 팔고 있다. 성지는 단통법에 정해진 지원금 상한보다 많은 금액을 깎아주는 판매점을 말하는데 모두 불법이다. 판매점이 재량에 따라 판매 수익 일부를 떼어 가격을 낮추는 식이다. 이 때문에 통신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단말기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이 바뀔 때마다 '지원금 대란'이 일어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역별 '시세표'라는 이름으로 '불법' 지원금을 반영한 가격표가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에 있는 판매점 시세표에는 출고가가 155만원인 아이폰16 프로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을 불과 79만원에 판매한다고 돼 있다. 해당 판매점과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공시 지원금을 한참 넘어 출고가의 절반 가격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성지는 점점 음지로 숨어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서울 테크노마트 같은 대형 전자상가에 있는 판매점에서 불법 영업이 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떴다방' 식의 영업이 횡행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역 인근 상가 공실을 단기 임대해 간판 없이 반짝 영업을 하고 스마트폰 출시 시즌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한 곳과 통신사에 등록된 영업점 정보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해당 판매점이 떴다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통신사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과 출혈 경쟁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판매점의 편법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당장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순 있겠지만 쓰지도 않는 요금제와 부가서비스에 비싸게 가입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엇갈리는 이해관계 어떻게 풀까 단통법 폐지에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지만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견해는 다소 엇갈린다. 제조사는 기기 판매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대형 통신 3사는 물론 이들로부터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MVNO·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업체들은 단통법 폐지 논의가 마냥 반갑지 않은 분위기다. 통신사 입장에선 단통법이 폐지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통신 사업 매출을 올리려면 다른 회사 가입자를 뺏어와야 하는데 판매 장려금 등 마케팅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 3사가 단말기 할인 폭을 늘리면 그만큼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이 갖는 이점이 줄어들어 가입자가 이탈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회선 수를 기준으로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이 16.5%까지 오르며 사실상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른 점도 이들 사업자의 걱정거리다. 각 업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지만 단통법 폐지는 기정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올해 안에 단통법 폐지가 실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때문에 통신사만 이득을 봤다는 의견에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정부나 국회에서 단통법을 폐지한다면 사업자로선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024-09-26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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