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0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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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後)경영'의 끝장: 이호진 일가, 이제는 책임으로 갚아라
[이코노믹데일리] 태광(태광산업)과 이호진 전 회장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오너의 일탈’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와 시민단체의 고발이 잇따르면서 오너 일가의 자금 흐름과 지배구조 운영 방식이 본격적으로 검증대 위에 올라왔다. 의혹의 내용은 하나같이 무겁다.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한 대규모 교환사채(EB) 추진, 계열사를 동원한 일방적 거래·강매 의혹 그리고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 이다. 이러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단순한 경영 실책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저버린 범죄적 회계·지배구조 관행이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재벌가 2·3세’에게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해 왔다. 기업의 이익을 넘어서 공적 책임을 지는 것이 현대적 기업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광의 최근 행보는 이 원칙을 무시하고 오히려 ‘사적 이익의 극대화’ 전략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표적 사례는 보유자사주 24% 이상을 묶어 3천억 원대 EB를 발행하려 했던 시도다. 표면적 명분은 인수·신사업 투자였지만 실제로는 오너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투자회사로 자금이 흘러들어가 지배력 강화나 승계구조 조정에 쓰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은 바 있다. 시장과 소액주주, 시민단체의 우려는 당연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계열사 동원’과 ‘내부 거래’ 의혹이다. 일부 보도와 고발장에 따르면 특정 계열사가 오너가 운영하는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도록 압박하는 식의 거래가 있었고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도 회사에 불이익을 준 정황이 제기됐다. 이러한 행위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승계 준비’가 아니라 주주와 구성원, 나아가 소비자·시장의 권리를 침해한 사익편취다. 이는 법·제도적 규제의 필요성을 넘어 기업 윤리 차원에서 즉각적 책임 추궁을 요한다. 국세청의 전격적 세무조사는 우발적 해프닝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비정기 세무조사는 자금흐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었을 때 이뤄진다. 이번 조사로 드러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신고 누락이나 착오를 넘어 오너 일가의 자금 이동과 편법적 지배구조 운영 실체일 가능성이 높다. 그 파장은 태광산업뿐 아니라 유사한 방식으로 승계를 시도해온 다른 재벌군에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이제 국민과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첫째, 투명한 수사와 철저한 책임 규명이다.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면 형사적·민사적 책임을 가릴 것은 물론 그에 상응하는 경영·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둘째, 오너 일가의 즉각적 경영 책임 회피 중단과 공개적 해명이다. 회계·자금 사용 내역, 관련 거래의 정당성, 가족·계열사 간 거래의 구체적 근거를 공개하라. 셋째, 기업의 거버넌스 혁신이다. 독립적 사외이사 강화, 내부·외부 감사 기능의 실질적 권한 확보, 자사주 활용에 대한 엄격한 보호 장치 등으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호진 일가에게 던지는 말은 단순하다. “과거의 영광으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기회다. 형사적·행정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경영 복귀’와 ‘승계 완성’을 논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다. 과거 칭송받던 공헌이 있다면 그 공헌은 법과 윤리를 통해 다시 입증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태광이라는 이름 역시 ‘특권의 대명사’로 역사에 기록될 뿐이다. 권력과 재물을 물려받은 자는 권리만큼 더 무거운 책임을 진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재벌 2·3세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지금 당장 투명성과 책임으로 응답하라. 그렇지 않다면 법과 시장 그리고 역사 앞에서 그 대가는 냉혹할 것이다.
2025-11-18 09: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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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5' 20만 명 모였다…엔씨·넷마블이 채운 현장, 위기론은 여전
[이코노믹데일리] 올해로 21돌을 맞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가 나흘간 약 20만2000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으며 BTC와 BTB를 합쳐 총 3269부스가 마련됐다. 게임업계는 이번 지스타에서 IP 확장과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K게임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넥슨·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가 불참하면서 개막 전부터 제기된 ‘위기론’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BTC관에서는 메인 스폰서로 나선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크래프톤, 그라비티, 웹젠 등 주요 게임사가 참여해 신작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19일 출시 예정인 ‘아이온2’,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신더시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스’와 함께 지스타 개막 무대에서 신작 MMORPG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깜짝 공개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인기 IP ‘호라이즌’을 활용한 게임으로, PC·모바일 기반 크로스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BTC 제1전시장에 300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둘러보니 엔씨소프트가 불참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였다”며 “지스타에서 형성된 긍정적 분위기를 신작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온2’는 평균 대기 시간이 4시간을 넘길 정도로 관람객 호응이 높았고 게임사 대표 중 유일하게 김택진 대표가 개막 연설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활용한 ‘칠대죄 오리진’을 비롯해 △몬길: 스타 다이브 △나혼렙 카르마 △이블베인 등 4종의 신작을 선보였다. 기존 ‘모바일 중심’이라는 평가를 의식해 △PC·콘솔·모바일(칠대죄 오리진, 몬길) △PC·모바일(나혼렙 카르마) △PC·콘솔(이블베인) 등 플랫폼 다변화를 강조했다. 이정호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그간 PC·콘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팰월드’ IP를 모바일로 확장한 ‘팰월드 모바일’을 공개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3’와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 등 대표 IP 기반 신작을, 웹젠과 위메이드커넥트는 각각 신규 IP ‘게이트 오브 게이츠’와 ‘노아’를 선보였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해외 게임사와 업계 관계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메인 콘퍼런스 ‘지콘(G-CON)’은 호리이 유지(드래곤 퀘스트), 카미야 히데키(베요네타), 요코 타로(니어 시리즈) 등 글로벌 스타 개발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러티브’를 주제로 한 총 16개 세션이 단일 트랙으로 진행됐으며,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한 공간에도 대부분의 좌석이 가득 찰 만큼 열기가 이어졌다. ‘P의 거짓’을 개발한 최지원 라운드8 디렉터의 강연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게임은 플레이어의 발자취 자체가 시나리오 요소가 된다”며 ‘P의 거짓’의 네러티브 구축 방식과 철학을 소개했다. 제2전시장에는 블리자드(오버워치2), 세가 아틀러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워호스 스튜디오 등 해외 유명 게임사가 참가해 글로벌 팬층 공략에 나섰다. 다만 블리자드·유니티 일부 부스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고 체험보다는 굿즈 제공이나 가벼운 이벤트 위주의 구성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러시아 게임사 배틀스테이트게임즈(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제1전시장 내 부스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인디 부문인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Galaxy’는 총 400부스 규모로 운영됐다. 독일·스페인·미국·중국·일본 등 20개국 80개 개발사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41곳이 해외팀으로 다국적 인디 생태계가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벡스코 제2전시장 3층에서 열린 BTB관은 13일부터 15일까지 오프라인·온라인 방식으로 운영됐다. 비즈니스 상담을 위해 현장을 찾은 유료 바이어는 2190명으로 집계됐다. 정치권 방문도 이어졌다. 14일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지스타를 찾아 주요 게임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정연욱·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도 개별 일정을 소화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5일 방문해 현직 총리로서는 첫 지스타 참관 사례를 남겼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문이 단순 체험이나 의전에 그쳤다는 ‘겉핥기식’ 비판이 뒤따랐다. 특히 정청래 대표는 간담회에서 ‘스타크래프트’ 승부 조작에 연루됐던 선수를 언급해 논란을 빚고 다음날 사과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게임 친화 행보로 주목받던 이재명 대통령과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불참했다.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는 다양한 서사와 이야기를 담은 전시 구성과 몰입형 콘텐츠 강화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체험 방식과 전시 형태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꾸준히 발전하는 지스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5-11-17 09: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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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대출 넘어 생활 속 금융으로…농협은행, '임베디드 금융' 확장 속도
※ '금은보화'는 '금융'과 '은행', 드물고 귀한 가치가 있는 '보화'의 머리말을 합성한 것으로, 한 주간 주요 금융·은행권의 따끈따끈한 이슈, 혹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신상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주말을 맞아 알뜰 생활 정보 챙겨 보세요!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NH농협은행이 비금융 플랫폼과 이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결제·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활·산업 전반에 금융 기능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기업디지털플랫폼부 산하에 '임베디드금융국'을 신설하고, 비금융사 등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상품·서비스 특화사업 발굴에 나섰다. 단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비금융 서비스 이용 과정에 자연스럽게 금융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임베디드 금융 강화 기조는 올해 취임한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혁신과 이어진다. 강 행장은 취임 당시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목표로 디지털 채널 중심의 고객 전략 재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은행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과 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한 경력을 살려 행장 취임 직후 곧바로 농협은행 대표 플랫폼인 올원뱅크 서비스 개편에 나서면서 계좌관리 확대와 그룹 계열사 간 종합 서비스는 물론,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생활 영역으로 연계 범위를 넓히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 5월 국내 IT(정보기술) 전문기업 다우기술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임베디드 금융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최근까지 이커머스 기업 컬리, 지역기반 커뮤니티 당근, 철강 온라인 거래 플랫폼 이스틸포유, 삼일회계법인,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연이어 손을 잡았다. 농협은행은 연내로 ERP(전사적 자원 관리) 기업 등 비금융 제휴사의 플랫폼에 API 기반 뱅킹서비스를 탑재해 기업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없이 자체 플랫폼에서 손쉽게 기업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NH임베디드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 수원, 부산, 대전 등에 오픈한 소상공인 전문 컨설팅 허브 'NH법인·소호 성장동행센터'에는 농협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에 삼일회계법인의 비대면 전문가 자문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또 다음 달 중으로 삼일회계법인과 핑거가 공동개발한 ERP 플랫폼에도 NH임베디드플랫폼을 연계해 계좌조회·이체 등 주요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의 이같은 전략은 수수료 수익 및 거래 기반 수익 등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은행업의 전통적 이자 중심 수익 구조를 벗어나 생활 전반의 다양한 접점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행과 제휴사가 각각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플랫폼사, ERP 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협력 대상을 넓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2025-11-15 0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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