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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 정년연장…기업은 '못사니즘'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업계에 영향력이 큰 주 4일제, 정년연장 등을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언급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 저해를 우려하고 있다. 11일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 4일제, 정년연장 등은 산업 경제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준다"며 "산업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이를 무시한 획일적 규제는 성장을 저해한다. 틀안에 규제를 가두는 것이 아닌 선택적 규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된 45분간의 연설에서 이 대표는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복지와 분배까지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어떤 정책도 수용하겠다.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산업계 성장 저해를 우려했다. 일관성 없는 규제와 산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라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명시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 이를 뒤집으며 정책 추진도 전에 일관성을 잃었다.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재계 관계자는 "주5일제, 주4일제, 주52시간 연장근로 제한 등은 산업혁명 시절 제조업 공장 생산직의 근로 형태에 맞춰진 근로시간 제도"라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발달하고 첨단 기술이 나날이 발달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직업군을 커버하기 위해 보다 유연화된 근로시간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뜨겁게 논의된 정년연장에 대해 경제계는 당시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기업인식 조사'를 보면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67.8%는 정년연장이 경영에 부담된다고 답했다. 이들 기업이 부담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건 연공서열·호봉급 체계로 인한 인건비 부담 가중(26.0%)이었다. 조직 내 인사적체 심화(23.2%), 청년 신규채용에 부정적 영향(19.3%),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감소(16.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직적인 노동시장, 생산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임금체계 등으로 기업들의 고령 인력 활용 부담이 과중하다"며 "일률적인 정년연장은 지양하고 고령자 고용기업 혜택 확대, 직무가치‧생산성 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령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 일수와 시간이 줄어드는 주 4일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는 대만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은 성공의 비결로 '축적의 시간'을 강조했다. 유연한 근로제도로 연구개발(R&D)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만은 노동 유연성을 막는 경직적인 근무제도가 없다. 대만은 주 40시간제를 채택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를 8시간에서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SMC의 R&D팀이 하루 24시간, 주 7일간 가동될 수 있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첨단산업 분야는 집중적인 R&D 개발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인만큼 첨단산업 분야에서 만큼이라도 고소득 전문 연구 개발직에 대해 근로시간 제한을 완화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25-02-11 11: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