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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 3사, AI 수익화 격돌…B2B 시장 정조준
[이코노믹데일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기점으로 인공지능(AI) 수익화 전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MWC25에서 공개된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그간 축적해온 통신 인프라와 AI 기술을 융합, 기업 시장(B2B)을 정조준하며 ‘돈 되는 AI’ 모델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이는 정체된 통신 시장의 성장률을 극복하고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통신사들의 절박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 SK텔레콤, AI 데이터센터로 클라우드 시장 ‘판’ 흔든다 SK텔레콤은 MWC25에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DC)를 전면에 내세워 클라우드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핵심은 에너지 효율과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 AIDC 솔루션을 통해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 장치) 수요 폭증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 SKT는 액체 냉각 기술 등 자체 개발한 에너지 절감 기술을 AIDC에 집약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비용을 30% 절감하고 AI 기지국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동한 엣지 컴퓨팅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특히 글로벌 통신사 연합체인 GTAA, 도이치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T의 수익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기술을 클라우드 기업에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둘째, AI 기반 보안 솔루션 ‘AIDC 시큐어에지’를 금융, 의료 등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 공급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셋째, 2026년까지 AI 관련 매출 5조원을 달성, 2023년 대비 150% 성장을 목표로 제시하며 AI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SKT의 AIDC는 AI 훈련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협력 성공 여부가 SKT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KT, ‘K-컬처’와 AI 에이전트 결합…B2B 시장 ‘승부수’ 던진다 KT는 MWC25에서 ‘K-컬처’와 AI 에이전트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무기로 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업용 AI 에이전트 4종(시장 분석, 탄소 관리, 고객 상담 지원, 콘텐츠 제작)을 상용화하고 여기에 K팝,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제작에 AI 음성, 영상 합성 기술을 접목하여 콘텐츠 수출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 AI를 통해 문화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KT의 비전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6G, 양자암호 기술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통신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KT의 AI 에이전트 사업은 중소기업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한다. 월 9만9000원 요금제를 출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DX) 수요를 흡수하여 2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또한 AI 번역 기술을 기반으로 한 ‘K-STREET’ 플랫폼을 통해 해외 문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양자암호 솔루션을 공공기관, 군사 분야에 납품하여 보안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KT는 이미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현지 언어로 K드라마 자막을 생성하는 AI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며 2025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 자막 생성 서비스는 기존 번역 비용의 1/10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 LG유플러스, ‘신뢰’ 기반 AI 보안 시장 ‘정조준’…프라이버시 수호 나선다 LG유플러스는 MWC25에서 ‘신뢰성 있는 AI’를 전면에 내세워 프라이버시 보호를 중시하는 시장 트렌드를 정조준한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통해 개인 정보를 단말기 내에 저장, 처리하여 데이터 유출 위험을 최소화하고 딥페이크 방지 기술 ‘안티 딥보이스’, 양자암호 기반 화상회의 시스템 ‘익시 비전’ 등 보안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며 AI 보안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조되는 보안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한 AI’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LG유플러스의 차별화 전략이 돋보인다. LG유플러스는 개인용 AI 보안 앱을 월 7900원에 유료화하여 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스미싱 탐지 솔루션 공공 조달 시장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26년까지 AI 보안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 AI 보안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한국AI협회가 2025년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응답자의 72%가 “AI 보안 유료 서비스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주요 타깃 고객층과 정확히 일치하며 LG유플러스의 AI 보안 전략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 B2B·엔터프라이즈 AI 시장, 통신사 ‘새로운 격전지’…과제 산적 통신 3사의 MWC25 전략은 공통적으로 AI 기술의 산업 현장 적용, 즉 B2B 및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집중되어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7년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규모가 약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 중 45%가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통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B2B 및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지만 통신 3사 앞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화웨이,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이미 클라우드 AI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EU AI법 등 글로벌 규제 강화 추세는 AI 기술 상용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막대한 AI 인프라 구축 비용 대비 수익 회수 시점(ROI)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통신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 2025년은 통신사 AI 전쟁 ‘원년’…미래 생존 전략은 ‘차별화’ MWC25를 기점으로 통신 3사는 더 이상 단순한 ‘데이터 파이프’ 역할에 머물지 않고 AI를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 판매’, KT는 AI 에이전트 중심 ‘플랫폼 수익’, LG유플러스는 AI 보안 서비스 기반 ‘신뢰’라는 각기 다른 색깔로 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기업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글로벌 표준 기술을 선점하며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달려 있다. 한편 삼성 갤럭시 S25, 애플 아이폰 16 등 차세대 스마트폰과의 AI 생태계 협력 또한 통신사 AI 전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MWC25는 통신 3사의 AI 전략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25-03-03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