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을 찾기도 어렵다.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나 업황도 계속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 앞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데일리동방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상반기 성적표를 살펴보고, 하반기를 진단했다.
삼성증권이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순이익 순위로는 두 계단 내려갔다. 상반기 증시 부진 속에서도 국내 증권사들은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삼성증권은 웃지 못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선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삼성증권만 순익이 줄었다. 믿는 구석인 IB부문에서도 하반기에는 우발채무 등의 증가로 고전이 예상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1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72억원에 비해 11%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5위로 밀렸다.
삼성증권의 실적부진은 순수탁수수료와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증권의 순수탁수수료는 133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336억원)에 비해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금융상품 판매수익도 984억원으로 36% 줄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올 2분기 순수탁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수익 등 순영업수익은 전분기에 비해 1%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51% 증가했다.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WM)와 IB의 균형 성장을 전략으로 삼아 총자본이익률(ROE) 9%를 기록했다”면서 “적극적인 자본활용으로 IB 및 운용 부문 성장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건전성 저하 부담으로 IB부문 성장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IB영업 확대에 따른 우발부채와 대출채권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삼성증권의 올 3월 말 기준 우발채무는 2조1704억원으로 IB영업을 확대한 지난해 2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1실장은 “삼성증권이 IB부문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대출채권과 우발채무 규모가 증가했다”며 “향후 IB부문의 성장세는 지난해에 비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기존 여신의 건전성이 우수하고 우발채무 규모가 아직까지 자기자본의 50% 미만에 그치고 있어 당면한 건전성 저하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의 또 다른 금융투자업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준수한 성과를 냈다.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8억원보다 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4%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및 특별자산 부문이 성장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