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가 8일 성명을 통해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에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당국 전체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키코(KIKO) 등에 이은 DLF 가입자 피해를 지목하면서 복합판매의 피해 사례가 10년 이상 재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러한 재발에도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사기와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위험한 파생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은행이 탐욕을 위해 금융소비자들을 제물로 삼는 것을 제어해야 할 금융위원회의 정책실패가 이번 DLF 사태를 만들었으며, 이를 감시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감독 실패가 이번 사태를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작 5개 질문으로 투자자 성향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현 투자자 성향 평가방식은 금감원이 면피성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은행에 면죄부를 주고 감독 사각지대를 넓혀 금융시장을 아수라판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금감원이 금융사들의 위험상품 판매행위를 점검하기 위한 '미스테리 쇼핑'을 실시한 바 있다"며 "사전에 이 같은 상황을 알았으면 현장을 검사해서 내부통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중단시켰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주범을 은행으로 꼽으면서도 금융위·금감원 또한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금융산업 업권별 격벽을 유지하는 전업주의를 무시하고 복합화·겸업화를 추진해온 그간의 금융정책 때문에 이번 DLF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금융산업 정책 기조를 은행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겸업주의가 아니라 전업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태를 몰고 온 겸업주의 정책과 은행의 사기적 판매행태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는지 4만 조합원과 함께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무금융노조는 증권, 카드사 등이 가입된 노조로 은행들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 속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