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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고나면 사고 “펑”…민낯 드러난 사모펀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승현 기자
2020-03-09 16:05:33

라임 이어 KTB․디스커버리 디폴트 사태 속출

연간 순자산 감소 폭도 커…"신뢰 회복 우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라임사태에 이어 사모펀드 관련 투자 손실 사태가 이어지면서 금융투자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폭풍까지 더해져 금융투자업계의 불신이 팽배한 상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TB자산운용은 판매사에 100억원 규모 사모펀드 ‘TCA글로벌크레딧전문투자형KTB’의 만기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TCA글로벌크레딧전문투자형KTB는 미국 TCA자산운용의 기업대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으로 오는 12월 만기 상환만 가능한 폐쇄형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TCA 모(母)펀드의 회계부정 이슈를 조사하면서 투자금 상환이 중지됐다. 모펀드는 총 2000억원 규모다.

이번 사태는 현지 운용사의 내부 고발로 미국 SEC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촉발됐다. 펀드 담당 운용역이 SEC 회계 처리의 문제를 제기하며 조사를 의뢰했고, 이후 투자자들의 환매 신청이 이어지자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지급정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4월 디폴트 사태를 낸 디스커버리자산운용도 최근 디폴트를 선언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정·운용한 ‘US핀테크 부동산’ 사모펀드가 지난달 말로 예정된 펀드 만기상환을 연기한 것이다. 판매된 펀드 규모는 30억원 수준으로 이 중 60%는 현금으로 상환하고, 나머지 30%는 디폴트를 선언했다.

판매사는 유안타증권으로 개인고객에게 30억원 규모를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20억원은 현금으로 상환됐으며 10억원에 대해서는 디폴트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닛케이25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위너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옵션매도형 상품의 기준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장 종료 시점에 닛케이지수의 풋옵션 가격이 급등하면서 펀드 계좌에서 증거금 부족이 발생했다. 기준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이 사모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 수백억원 손실을 보는 일이 발생했으며, KB증권과 위너스자산운용 사이에서 책임소재를 떠미는 분쟁이 발생했다.

이처럼 사모펀드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중 연간 순자산 총액이 크게 감소한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조원 규모 펀드 판매 손실을 기록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순자산 총액이 1년 전보다 1조6168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DLF 사태를 겪은 신한금융투자도 1년 전보다 3130억원이나 줄었고 순자산 총액이 1000억원 이상 감소한 곳이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져 투자심리는 더 위축됐다. 결국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제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 돼 빠른 시일 안에 신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인 데다 사건·사고가 계속되면서 전체 사모펀드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업계의 신뢰회복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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