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대우건설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앞서 지난 4월 말 사업비 2400억원 규모인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권도 확보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는 8087억원 규모다. 한 달 사이 1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린 것이다.
이번 성과는 5년이 지나도 여전한 반포권 내 삼성물산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삼성물산은 2015년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를 수주한 뒤 정비사업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포에는 이미 래미안 원베일리와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펜타스 등 삼성물산 시공 단지가 몰려 있다. 이번 수주까지 더해지며 반포는 명실상부 '래미안 브랜드타운'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이전부터 래미안 브랜드로 반포권에서 연이은 수주를 해왔다"며 "이번 성과는 5년 공백에도 래미안이 반포 주인이라는 인식을 업계에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반포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성공을 거둔 삼성물산 다음 행보는 서울 흑석뉴타운이 될 것이란 업계 전망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9구역조합은 최근 기존 시공사였던 롯데건설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 4400억원 규모인 이 구역은 오는 7월 시공사 재선정에 돌입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흑석9구역은 중앙대 일대 약 9만4000㎡(2만8435평)를 재개발해 새 아파트 153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미 지난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 뒤 이주와 철거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로 5분여 거리에 반포가 있는 알짜 입지로도 평가받는다. 반포권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삼성물산이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는 지역이다.
현대건설이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개발 최대어 '한남 3구역' 수주전에 참여 중인 것도 호재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흑석9구역 수주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전력을 다한 여력이 있다. 현대건설보다 높은 브랜드 파워와 신용등급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할 제안서를 낼 수 있다. 업계는 삼성물산이 흑석9구역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흑석뉴타운은 반포와 가깝고 한강변이라는 잇점이 있어 삼성물산이 충분히 욕심낼 만한 사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