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기업들이 국내 펫푸드 시장에 손을 뻗으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증가한 '펫팸족'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사 강점을 살린 펫푸드를 선보여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약점으로 꼽혔던 제품 다양성도 보완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수는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양육 인구수는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대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펫푸드는 시장 핵심 부문으로 전체 반려동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외국 브랜드가 70% 이상을 차지해 장벽이 높은 시장이기도 했다. ANF·로얄캐닌·시저·나우 등 외국 브랜드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 초기 진입해 꾸준한 수요를 이어 왔다. 국내 브랜드보다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를 끌어당겼다.
몇몇 대기업은 외국 브랜드 장벽에 부딪혀 국내 펫시장에 진출한 이후 철수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 펫푸드 브랜드 'CJ 오 프레시'와 '오 네이처'를 선보였지만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철수했다. 빙그레도 2018년 년 펫푸드 브랜드 '에버그로'를 통해 펫밀크 등을 출시했다가 지난해 상반기 사업을 정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식품업계도 다양한 프리미엄 펫푸드를 선보이면서 국내 '펫팸족'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각 업체 특징을 살려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내면서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에는 이미 풀무원이 진출해 있다. 2013년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선보인 풀무원은 합성첨가물 없는 유기농급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림펫푸드도 2017년부터 프리미엄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하림이 가진 식품과 사료 기술력을 활용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휴먼그레이드' 원칙을 내건 식품에 집중하고 있다. 첫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미엄 사료 '더리얼', 가격경쟁력을 높여 지난해 출시한 '밥이보약' 등이 대표적이다.
KGC인삼공사 정관장도 지난 2015년 사내벤처 공모에서 선정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런칭했다. 지니펫은 홍삼 성분을 함유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로, 일반 사료부터 피부·관절·장건강 기능 향상을 위한 영양제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참치캔을 제조하는 동원F&B와 사조도 참치를 활용한 반려동물 식품으로 나란히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사조동아원은 사조가 직접 잡은 참치를 기본으로 한 고양이 전용 통조림과 유기농 펫푸드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습식캔을 수출하기도 했고, 베트남과 대만 펫푸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1991년부터 펫푸드를 제조해 온 동원F&B도 2018년 자사의 강점인 참치 원료 경쟁력을 활용한 건사료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애견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뉴트리플랜'은 반려묘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서 28년간 5억캔 이상을 수출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외 48개 펫 브랜드가 입점한 펫전문몰 '츄츄닷컴'을 개설했다. 기존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동원몰에서 펫푸드를 판매해왔지만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문 온라인몰을 개설했다. 펫 용품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츄츄 정기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업계는 향후 많은 식품기업이 펫푸드를 미래사업으로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은 전체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5~10%로 매우 높다"면서 "국내 식품기업을 비롯한 여러 분야가 미래사업으로 주목하고 있어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