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비금융기업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긍정적 평가를 단 한곳도 내리지 않았다. 특히 정유, 화학, 철강, 자동차산업과 같이 경기 민감형 산업이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23일 국내 대표 기업 22곳 중 13곳에 ‘부정적’, 9곳에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긍정적’ 전망이 붙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면 향후 2년내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SK이노베이션, LG화학, 이마트 등 한국 10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같은 기간 신용등급이 오르거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된 곳은 단 1개 기업(매그나칩반도체)에 그쳤다.
아울러 무디스는 한국 비금융기업 26곳의 상반기 영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15곳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5곳은 신용도에 긍정적, 6곳은 중립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12개월간 부정적 등급조정이 긍정적 등급조정 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정유, 화학, 철강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무디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나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한국은 코로나를 관리하는 데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었다"면서도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한 건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지속적으로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