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흡수합병 계획이 발표하면서 '랄라블라'의 경쟁력 제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랄라블라가 기록한 영업손실은 95억원. 앞서 GS리테일은 왓슨스홀딩스와 출자해 설립한 왓슨스코리아를 지난 2017년 흡수합병, H&B 사업 경쟁력을 강화에 나선 바 있다. 117억원을 들여 왓슨스코리아 지분을 사들였고, 2018년 2월엔 브랜드명도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바꾸며 새출발에 나섰다. 그러나 랄라블라는 2018년(-254억원), 2019년(-160억원)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H&B 시장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독보적 1위 CJ올리브영에 밀려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랄라블라(GS리테일)와 롭스(롯데쇼핑) 등 H&B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이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액 1조9600억원, 영업이익 879억원 등을 올리며 홀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에도 올리브영은 매출액 9357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뿐만 아니라 시장 지배력 차이도 큰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랄라블라가 업계 2위이긴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5%를 웃도는 수준에 그쳐 올리브영(50.9%)과의 경쟁에서 저만치 밀려나있다. 초기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하면서 소비자와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발휘할만한 브랜드 파워가 구축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GS리테일과 GS홈쇼핑 간 합병은 랄라블라가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브랜드파워를 끌어올릴 기회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계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대되면서 홈쇼핑 수요가 늘었지만 CJ·GS 모두 같은 그룹사 내에서도 법인이 다르다보니 H&B 업체와 홈쇼핑 업체가 협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한 법인 내에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플랫폼 간 통합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세부적인 전략이 미비하다"며 "아직까지 국내에 이종 유통 플랫폼 간 통합을 통해 이상적인 시너지를 내는 뚜렷한 예시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B 스토어는 주요 고객층이 30대 이하 여성인 반면, 홈쇼핑은 30~50대가 주력"이라면서 "각기 다른 고객층을 두고 있는 채널이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제 막 합병 의사결정을 마친 상태라 구체적인 사업방안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